◀못다 핀 꽃 한 송이 *아는 형님 ◀나의 것 ◀희망가 *경남 방구석 으랏차차 콘서트 ◀총 맞은 것처럼 ◀When We Disco+마리아 *with 선미
◉봄에는 노란색 꽃이 많이 핍니다. 늦봄과 초여름에 걸쳐서는 흰색 꽃이 많습니다. 한여름이 되면 꽃의 모양과 색깔이 화려해지기 시작합니다. 향기도 더욱 짙어지고 꿀도 많아집니다. 여름이 ‘열음’의 계절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많은 열매가 열리도록 하는 계절이 여름입니다.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짝짓기를 잘해야 합니다. 짝짓기 경쟁에서 이기려면 곤충이 잘 찾아오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여름꽃이 화려한 무늬나 색으로 치장하고 향기를 퍼뜨리며 잔뜩 멋을 부리는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곤충 구애 작전이 잘 성공해서 열매를 잘 맺으면 여름꽃의 할 일은 순조롭게 마무리됩니다. 숲속의 생명들이 주어진 여건 속에서 매 순간 행복을 선택해 꽃을 피우고 열매 맺어 자손을 퍼뜨려 가는 상생의 메커니즘이 경이롭습니다.
◉사람이 피우려는 꽃의 노래로 시작합니다. 지난 1983년 김수철이 불러 널리 알려진 ‘못다 핀 꽃 한 송이’는 그동안 숱한 가수들이 커버했습니다. 이 노래는 ‘싱 어게인’에서 29호 가수가 들고나와 또 한 번 주목받았습니다.
◉29호 가수 정홍일의 무대는 최고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원곡자 이후 최고라는 평부터 내한공연 온 줄 알았다는 평에 이르기까지 환호 일색이었습니다. 실수로 한 마지막 퍼포먼스까지 오히려 빛을 발했습니다. 오랜 무명으로 피우지 못한 꽃이 그렇게 화려하게 피어났습니다. 정홍일이 이 노래를 예능프로그램 ‘아는 형님’에서 다시 부릅니다. 부르는 사람도 진지하고 깐죽거리는 것이 일상인 출연자들도 진지하게 듣습니다. https://youtu.be/4HsnrH0oS-g
◉정홍일이 못다 핀 꽃 한 송이를 활짝 피우게 된 힘은 이 노래 ‘나의 것’에 있습니다. ‘살면서 겪는 고통이나 힘든 일들은 결국 나의 것이다. 그래서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이 노래가 담고 있는 메시지입니다. 그런 마음가짐이 있었으니 20년 이상 재야에 묻혀 있던 음악 고수가 이제 세상으로 나와 절대 고수의 길을 갈 수 있게 됐을 것입니다. 꼭 두 달 전 ‘유명가수전’시작을 앞두고 부른 노래입니다. 막판 클라이맥스로 가면서 하이톤의 고음이 전율을 느끼게 하는 파워풀한 노래입니다. https://youtu.be/xumJeFHzooA
◉‘이 풍진(風塵) 세상’은 바람에 날리는 티끌 같은 세상을 말합니다. 세상의 어지러운 일이나 시련을 말하는 이 말은 1920년대에 등장한 노래 ‘희망가’의 가장 앞머리에 등장하는 가사입니다. 원래는 찬송가였던 노래에 기독교 신자 임학찬이 가사를 붙여 1920년대에 내놓았습니다. 제목은 ‘희망가’이지만 나라 잃은 민족의 설움이 드러나는 우울한 곡입니다. 원곡은 1850년대 미국 목사 제레미아 잉갈스가 작곡한 ‘The Lord into His Garden Comes’ (주님이 그의 정원으로 오시다)입니다.
◉세상에 나가 이름을 알리고 돌아온 정홍일이 ‘경남 방구석 콘서트 으랏차차’에서 이 ‘희망가’를 부릅니다. 코로나19로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함께 일어서자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따뜻한 진심을 담아 담담하고 담백하게 부르는 노래에 울림이 있습니다. https://youtu.be/MxUTCIty6Yg
◉정홍일이 동갑내기이지만 이미 유명 가수가 된 백지영의 대표곡 ‘총 맞은 것처럼’을 커버합니다. 방시혁이 작사 작곡한 이 노래는 2008년 초대박을 쳐서 백지영도, 방시혁도 속된 말로 벌떡 일어서게 만든 노래입니다. 충격적인 제목을 달았지만 단순한 가사를 담은 발라드입니다. 정홍일은 애절한 샤우팅을 살짝살짝 섞어가며 자기 색깔의 노래로 커버합니다. https://youtu.be/nK7NlQp4KEo
◉싱어게인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선미와 함께 펼치는 듀엣 무대를 마지막으로 만나봅니다. 지난해 8월 박진영이 선미의 피처링으로 내놓은 복고풍의 댄스곡입니다. 웃음이 넘치는 즐겁고 행복한 무대입니다. 여기에 싱 어게인 당시 정홍일이 불렀던 경연곡 ‘마리아’를 함께 듣습니다. https://youtu.be/V_Q1QRVpxeg
◉정홍일은 자신을 정통헤비메탈 가수라고 신고하고 나타났지만 벌써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통한 변신을 자연스럽게 시도하고 있습니다. 오랜 은둔 시간 동안 닦은 내공이 만만치 않아서 어디까지 변신할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