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험보는 당일에는 항상 2시간 이상 자본적이 없었다. 그렇다고 평소에 많은 양을 공
부하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남들보다 적었으면 적었지 많지는 않았을 것이다.
내가 이렇게 시험보는 당일에만 죽도록 공부하는 이유는 내가 '게으르기'때문이다.
남들은 평소에 열심히 하며 예습 복습 철저히 할때 나는 그냥 '어떻게든 되겠지.'하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시험보는 당일은 항상 머리가 '멍'하고 아파왔으며 눈은 충열되고 어지러웠다.
내가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말을 늘어놓는 이유는 지금 내 기분이 꼭 시험 당일 아침
에 일어났을때의 그 불쾌한 기분과 흡사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뭔지 모르겠지만 지금 내 주위엔 우주공간처럼 검게 펼쳐져 있었고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위아래 오른편 왼편 모든 곳이 칠흙같이 검었고, 나는 슬슬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하고 있는 중이다.
"어이~! 누구없어요~?"
기분상 메아리 같은게 울릴것도 같았지만 그런 현상은 없었다.
"분명 이 느낌은 꿈이 아닌데 …"
꿈이라고 자각한다면 그게 꿈인지 아닌지 구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분명
지금 내게 일어나고 있는 일은 꿈같은 일이었지만 내 감으로는 꿈이 아니었다.
그렇게 내 머리에 물음표를 가득 띄우며 고심하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앞에 모습을 드
러냈다.
"…"
이럴땐 어떤 인사를 건네야 하는거지? 지금 여기가 어딘지 그리고 내앞에 저 소녀가
누군지 조차 알지 못하는데 그걸 먼저 물어봐야하나?
내가 이렇게 쓸데없는 생각에 빠져있을때 그 소녀가 먼저 말을 걸어왔다.
"미안해요 갑작스럽게 불러서 …"
소녀의 목소리는 뭐랄까, 상당히 남자의 보호욕구를 불러 일으킬만한 목소리였고, 상
당히 듣기는 좋았다.
"아마 갑작스런 유체이탈로 기분이 좋지 못할 거예요. 정말 미안해요."
물어볼게 산더미처럼 쌓여있었지만 먼저 무엇을 물어볼지는 소녀가 내게 할 말을 듣고
난 뒤 물어봐야 겠다고 마음먹었다.하지만 소녀는 그런 나에게 질문할 수 밖에 없는
말을 해버렸다.
" 음… 아, 그 지,질문 같은건 없나요?"
목소리 뿐만 아니라 소녀 자체가 남자의 보호욕구를 자극하게 생겼다. 음, 일단 눈은
큰 눈이 약간 쳐졌는데 토끼가 나를 올려다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얼굴이나 코
입 등이 모두 자그마해서 그런지 지켜보면 '부비부비'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다.
입은 옷은 푸른계열의 원피스옷이었는데 그 에메랄드빛 머리와 잘 어울렸다.
뭐, 일단 질문부터 해야겠지?
"… 일단 여긴 어디지?"
"여긴 제 전용 아공간이에요."
"무슨말인지 모르겠지만 그건 넘어가고, 다음질문. 넌 누구지? "
" 아, 그 저,저는 에 … 그러니까"
"말해선 곤란한 질문인가?"
"아니요! 그, 여기 언어로 어떻게 설명할까 생각하다가 … 저는 아마 창조주일꺼에요."
뭔가 어마어마한것을 순식간에 들어버린 듯한 기분이었다. 나는 흘낏 소녀의 새하얀
얼굴이 장난스런 표정을 짓고있나 살폈지만, 그럴만한 성격이 아닌듯 보였다.
"…"
이거 존댓말로 바꿀까? 창조주면 창조주지 창조주 일꺼에요는 또 뭐야? 그리고 창조주
인 주제에 뭘 자꾸 얼굴을 붉히면서 몸을 비비꼬는거야? 꼭 짝사랑하는 선배에게 사랑
고백하는 후배같이
내가 잡생각 하고 있을 무렵 소녀는 아니 창조주(?)는 뭔가 생각 낫다는 듯 손벽을 치
며 나를 바라보았다.
"맞다! 그, 지금은 그런게 중요한게 아니에요. 얼른 저랑 같이 떠나요."
"뭐?"
마치 집안에서 반대하는 결혼을 하려고 하는 여인과 같이 말을하는 자칭 창조주 소녀
에게 일단 반말을 쓴김에 계속 밀어 붙이기로 결심했다.
"지금 여기 차원 그러니가 지구가 붕괴되고 있어요. 원래는 수빈님이 생을 마감할때
까지 기다리려 했지만 …"
"그나저나 너 …음, 당신 나 알아? 뭔가 아는듯이 얘기하는데 …"
계속 반말하는게 마음에 찔리지만 뭔가 말이 빙빙 도는것 같아 답답해서 그런지 내입
에선 좋은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나저나 내 이름은 또 어떻게 알았데?
" 수빈님은 절 모르시겠지만 전 당신이 사는 17년간 당신을 지켜보았어요"
"왜?"
"그건 제가 수빈님의 영혼에 사랑을 느꼈기 때문이에요."
"…뭐?"
지금 무슨 황당한 얘기지? 자기입으로 창조주라고 말했잖아! 지금 나 놀리고 있는건가?
내가 의심스럽다는 듯 쳐다보자 창조주는 그 쿤눈을 글썽이며 말했다.
"아, 아니에요 놀리는게.. 제가 만든 신들은 영혼을 보고 서로 사랑을 느껴요. 그리고
저는 잘 몰랐지만 17년 전에 … 그러니까 …"
우물쭈물하다가 결국 고개를 푹 숙이고 마는 자칭 창조주 소녀. 내 생각을 읽은건가?
이거 생각조심해야겠군.
"알았어. 믿어줄테니까 빨리 그 지구가 붕괴된다는 거기에 대한걸 좀 말해봐."
" 그, 그러니까 … 어라? 어,어쩌죠? 시간이 다 되버렸어요!"
"뭐?"
자칭 창조주 소녀는 호들갑을 떨며 안절부절 못하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12월 12일 그날이 붕괴되는 시점이에요! 만약 이게 꿈이 아니라고 믿는다면
언제라도 좋으니까 저를, 저를 찾아주세요! 꼭이에요 !!"
마지막 말은 조금 흐렸다. 널 내가 어디서 찾니? 라는 잡생각을 하고있을 무렵 내 주
위가 점점 흐려지며 모든 공간이 흐려져가기 시작했다.
주위가 팽팽도는듯한 느낌이 들며 무언가 안에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고 내 의식은 그
것으로 끝났다.
" … 나 "
뭐지?
" …어나!"
뭐? 뭐라는거야. 잘안들려 크게좀 말하라고
" 일어나란말야!!"
" …우왔!!"
벌떡!
" 푸하하하핫!"
" 호호호호!"
애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내 달콤한 낮잠은 선생님의 불호령에 의해 깨어졌다는 걸
아는것은 그리 오래걸리지 않았다
" 이수빈! 너 맨날 밤에 뭐하길래 맨날 학교와서 잠만 자는거야?!"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꾸벅꾸벅 인사하며 내 머릿속은 조금전의 꿈을 생각하고 있었다.
정말 그게 꿈이었나?
하여간 내가 요즘 몸이 약해진것 같다. 나는 무의식 중에 시계속에 적힌 날짜를 바라
보았다.
<12월 10일 D-2>
-----------------------
아아.. 한참만에 돌아옵니다. 이번엔 몇화까지 갈지 ... 아무튼 재밋게 봐주세요~
카페 게시글
로맨스판타지소설
[퓨전판타지]
차원유희 -01-
다크엘프◎
추천 0
조회 52
07.12.16 18:16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