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에 가려진 6월, 국회의 진정한 역할이 필요하다
미래경영연구소
연구원 김지혜
3권 분립이 자유주의적인 정치원리로서 국가권력의 집중으로 인한 폐해를 막고자 실행되는 원칙이다. 그중 입법 기관으로서의 국회는 항상 논란의 대상이며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회가 매번 좋은 의미로서 주목을 받는다면 좋겠지만, 애석하게도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번에도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면 입법기관으로서의 모습보다는 총성 없는 전쟁터와 다름이 없다. 주먹다짐하고 서로 손가락질하며 욕하는 모습들이 국민들이 국회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이미지라고 한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싸움꾼(28.6%), 부정부패․비리(15.8%), 권력 남용(9%), 밥그릇 챙기기(6.5%) 등 이것이 국회의 현실이다. 국민에게 그 권한을 위임받은 국회가 어째서 국민들에게 이렇게나 멀어지고 만 것일까? 거기에는 국회에 소속된 국회의원들의 행태가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국회의원들이 자기 보신적인 행동에 집중하게 되면 민생을 위한 바른 목소리를 낼 수 없게 된다. 이번에 한 언론사가 국회의원이 협회장인 체육관련 주요 협회를 조사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대외적으로 당당하게 이름을 내밀 수 있는 자리에 국회의원들이 차지하려고 노력한 면모를 볼 수 있었다. 꽤 많은 단체에 국회의원이 협회장, 총재를 맡고 있었고, 그 밑에 이사들을 조사하면 더 많은 수가 관여되어 있을 것이다. 문제는 스포츠계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현안을 해결해 줄 국회의원을 모시고 오면 좋을 것이라 생각하고, 국회의원 입장에서는 이미지를 만들고 언론에 더 노출될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하는 지극히 서로 이해관계적인 행태이다. 이런 이해관계 내에서는 국회의원은 어떤 현안이 있을 때는 자신의 표밭을 신경 쓸 수밖에 없다. 협회 운영에 있어 전문적인 사람이 아니더라도 괜찮다는 생각은 결국 그 단체의 생명을 단축시킬 뿐이다.
이런 보신적인 행태는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정책 활동보다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활동으로 이어진다. 매번 선거 때에는 온갖 화려한 선심성 정책으로 국민들을 유혹해, 당선되면 싹 돌아서는 국회의원들을 우리는 매번 목도하고 있다. 이런 국회의원의 특권은 입이 쩍 벌어질 만큼 많은데, 임기 후에도 월 120만원씩 연금이 지원되는 등 보통 국민들이 이해하지 못할 특권들을 누리고 있다. 그렇다면 특권을 누린 만큼이라도 임기 중에 제대로 된 활동을 해야 되는데 실상이 그렇지 않으니 당황스럽다. 19대 국회의원들의 법안 제출율을 크게 올라갔지만, 문제는 이를 해결하는 과정인 처리비율은 18%이다. 실컷 법안을 만들어 놓고 일처리의 마무리는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것이다. 내용도 모른 채 법안 발의에 이름을 빌려주는 고질적인 행태도 여전하다.
6월 25일만 해도 국회임시회로서 처리해야할 안건들이 90개였다. 하지만 이마저도 폭풍처럼 커진 NLL 공개와 국정원 선거개입 이슈로 처리되지 못하였다. 국회 홈페이지로 접속해보면 6월달 본회의 일정이 25일, 위원회의 의사일정은 28일까지 정해졌다. 7월 2일에 회기는 끝이 난다. 금번 임시국회의 6월 회기가 끝나면 9월 정기회까지 제출된 법안들은 표류하게 된다. 이런 와중에 다른 논란들이 가득하여 국민생활에 필요한 안건들이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논란의 성격상 국회의 정식적인 활동이 마비될 수 있을 정도의 파급력이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좀 더 성숙한 국회라면, 그런 정치적인 이슈처럼 중요한 민생을 챙겨야 옳을 것이다. 6월 임시국회 시작 할 때만 해도 서로 민생 국회를 약속하며 「경제민주화 법안」과 일감몰아주기 규제법안 등 각종 현안을 다룰 것 같이 약속하였다. 하지만 또 그 약속은 지나간 과거가 되어버린 것이다.
사실 국회가 제대로 일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다만 국민들이 이제는 그 사실에 무뎌진 것인지, 의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될 만큼 고질적인 것뿐이다. 한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도 제대로 일하지 않으면 짤리든, 감봉이 되던지 그만큼 불이익을 받지만 국회의원은 그런 것이 없다. 그러니 자신들의 특권을 내려놓게다는 법안은 통과되는 일이 없고, 생색내기용 제출 된 법안도 제대로 공부도 하지 않고 결정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심지어 국정원, NLL의 소모적인 논쟁에 국회의원들은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아도 될 핑계가 생긴 것처럼 보인다. 6월에 처리해야 할 중요한 민생관련 법안이 얼마나 많은지 보아라.
가맹사업법: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에 24시간 영업을 강제하지 못하게 함.
금융정보분석원법(FIU법):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법
일감몰아주기 규제법안
대리점공정화법안: 일명 남양유업방지법
금산분리법안: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비은행권 확대
가습기살균제구제법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법안: 국회의원 겸직 금지 포함
노동현안 법안들: 근로시간 단축, 정리해고 요건강화, 통상임금 개편 등
영유아보육법안: 지방의 보육대란을 막기 위해 무상보육 예산지원을 늘림
송․변전설비 주변지역 보상지원법안: 밀양송전탑 건설 갈등과 관련된 내용
자본시장법 개정안: 코넥스 활성안
이제 이러한 법안들이 또 어느 시점으로 차일피일 미뤄질지 막막하기만 하다. 이미 6월을 다 지나가 버렸다. 여야 간의 다툼에 시급한 민생은 자꾸만 뒷 순서가 되고 있다. 번호표 뽑고 기다리고 있는 손님들에게 자꾸 새로운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라고 하면, 언제까지 손님들이 기다리고 있어줄지 의문이다. 버냉키 쇼크와 중국경제의 불안으로 국외적인 요소도 시급한 상황이다. 이럴수록 국회의 성숙한 태도와 꾸준하고 성실한 일처리가 필요하다. 민생정치는 위기일수록 빛이 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일을 해낼 때 국민들의 국회에 대한 이미지가 바뀌고, 더 나아가 참된 대의민주주의가 이루어 질 것이다.
첫댓글 황소장님 감기는 다 나으셨는지... 잘 나오지않는 목소리로 나라 걱정에 애쓰시는 모습이 안타까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