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랫말(가사)과 곡조에 대한 나의 생각
1. 섬 집 아기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노래에/팔 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다 못 찬 굴 바구니 머리에 이고/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나의 생각>
가사와 곡조에 한적한 갯바위 옆에 홀로 있는 다 주저앉은 초가집이 보인다.
찌들대로 찌든 가난이 보인다.
그리고 엄마의 태산보다 높고 바다보다도 넓은 사랑이 보인다.
저 아기 자라 부잣집 며느리가 되었다 해도 밥풀하나 새우젓 반 토막 버리지 않는 알뜰한 살림꾼이 되었을 것이고 시부모에게 극진한 효성을 하고 남편에게는 순종하는 현숙한 아낙이 되었을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에 저런 데가 단 한 군데라도 남아 있으려나?
암탉이 저런 섬 집에서 나고 자란 게 아니라, 단 하루만 저런 집에 머물며 저 가정을 보았다면 지금 저렇게 무모하고 독하지는 안 했으리라!
2. 임을 위한 행진곡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한 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한 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싸움은 용감했어도 깃발은 찢어져/세월은 흘러가도 구비치는 강물은 안다.
벗이여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라/갈대마저 일어나 소리치는 끝없는 함성/일어나라일어나라/소리치는 피맺힌 함성
앞서서 가나니/산 자여 따르라 산 자여 따르라.
<나의 생각>
콩 복 듯 하는 총소리가 들리고, 퍽퍽 쓰러지는 군중이 보이고, 총구멍 뚫린 가슴에서 뿜어져 나오는 핏줄기가 보이고, 쓰러진 시체더미를 향하여 지축을 흔들며 달려오는 탱크가 보이고, 탱크를 맨몸으로 막아서는 젊은이가 보인다.
저 노랫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군복 입은 놈을 향하여 전속력으로 달려가서 그 놈의 가슴팍을 내 머리통이 깨지도록 들이 받고 싶은 생각이 치솟는다.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뛰고 두 주먹이 불끈 쥐어진다.
3. 새마을 노래
더러운 가사는 생략한다.
<나의 생각>
군복입고 새까만 선그라스 끼고 서울시청 옆에서 도끼눈깔로 전 국민을 째려보고 있는 다까끼 마사오가 보인다.
그게 18년 소름끼치는 세월의 시작일 줄이야!?
그리고 고픈 배 허리띠를 졸라매고 저 노래를 입이 찢어져라 부르며 뭐가 뭔지도 모르고 부역에 나서는 우매한 군중들이 보인다.
백성들은 깜깜할 때까지 저 노래 부르며 일을 하라고 하고, 저는 그 시간 떡 방앗간에서 절구통에 공이를 쑤셔 박는 다까끼의 떡방아 찢는 소리가 들린다.
에이-18 퉤! 퉤! 퉤!
4. 한글날 노래(2절)
볼수록 아름다운 스물넉 자는/그 속에 모든 이치 갖추어 있고
누구나 쉬 배우며 쓰기 편하니/세계의 글자 중에 으뜸이도다
한글은 우리 자랑 민주의 근본/이 글로 이 나라의 힘을 기르자.
<나의 생각>
무슨 군더더기 설명이 더 필요한가?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노랫말이다.
한글을 저보다 더 완벽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
점 하나, 글자 하나, 한 획, 고치거나 빼거나 더할 게 없는 노랫말이다.
한글사랑에 일생을 바치신 최현배선생님이 작사한 노랫말이라 더욱 애착이 간다.
이런 한글을 갖고 있는 우리의 지금 꼬락서니가 무엇인가?
하늘에서 세종대왕의 영혼이 이 나라를 내려다보시며 한글 만드신 것을 후회하며 피눈물을 흘리고 계신다.
우리 어찌해야 되겠습니까?
하루 빨리 대왕께서 눈물을 거두시고 인자한 웃음을 웃으시도록 해드려야 되지 않겠습니까?
첫댓글 저 노랫가사에 저런 생각을 하셨다니
꺾은붓님의 생각은 한편의 시같습니다.
너무나 과분한 댓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