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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영주
춘천 금병초 영양교사 |
우리학교 뒷뜰에는 다른 학교에서는 쉽게 볼 수없는 장독대가 있다.
장독대는 그냥 장독대가 아니라 학생들과 함께 만든 결과물이자 추억이다. 특히 학생들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특히 나와 함께 장독대안 각종 장들을 만드는데 도움을 준 친환경 동아리 학생들의 노력은 잊을 수 없다.
처음 동아리 담당 교사로 학생들이 나를 찾아 왔을 당시 나는 매우 당혹스러웠다. 이 친구들과 어떤 활동을 해야하나 걱정만 앞섰다.
그러나 고민 끝에 아이들과 함께 장독대 안 장을 만드는 일에 나섰다.
장만들기 활동을 체계적으로 진행됐다. 장만드는 과정을 차근차근 아이들에게 설명해 주고 싶어 지역 전통 장 담그기 체험을 했고, 학교내에서는 퓨전 고추장 만들기 활동 등 연습을 했다. 이후 학교 텃밭에서 직접 키운 콩을 타작해 메주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메주를 갖고 간장, 된장, 고추장을 담갔다.
아이들은 짚에 불을 질러 항아리를 소독하는 과정부터 3년 동안 충분히 간수를 뺀 천일염이지만 직접 면보로 소금을 받치고, 달걀을 띄워 소금의 염도를 맞추는 과정까지 진지하게 임했다. 또 고춧가루, 메주가루, 찹쌀 죽을 한 데 넣고 젓는 방법까지 배우며, 물엿, 조청 하나 넣지 않고 엿기름과 찹쌀만으로 직접 전통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매일 아이들이 장독대를 들여다보며 관리했다.
특히 친환경부 동아리 아이들은 매일 장독대를 들여다보며 관리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아이들은 매일 항아리를 닦아주고 그 안에 일어나는 변화도 세심 관찰했다. 이런 아이들의 땀 방울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어느 장 보다도 맛이는 장맛을 만들어냈다.
아이들도 힘들고 귀찮은 일들을 나서서 하면서 스스로 즐거움을 찾는 친구들로 성장했다. 장독대에 장이 맛있어질 때쯤 아이들은 스스로 건강한 음식에 대해 깨우쳤고 이웃과 상생할 수 있는 방법까지 고민하는 사랑스러운 친구들로 성장했다.
이제 학교를 떠나 이 친구들과 활동을 함게 할 수 없게 됐지만 장만들기 추억은 나 역시도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기에 언제나 추억 속에 고마운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