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주야, 오리온자리에서 '너무도 다른 우리가 서로의 말들에 스며들어가던 많은 날들이'랑, '다 전할 수가 없어서 겹겹이 쌓이는 그리움을 베고 나는 잠들어' 파트들이 지금도 내 최애파트야. In Bloom 전체에서 최애인 것 같아.
이 파트들은 감정이 고조되거나 하이라이트 파트가 아닌데도, 들을 때마다 나도 모르게 박자에 맞춰서 고개를 끄덕이게 돼. 흥겨워서라기보다는 너무 너무 가슴뭉클해서 유주의 감정에 바로 동기화되는 느낌이라서야.
이 파트들은 오리온자리를 이루는 별들이 서로 떨어져 있듯이, '너무도 다른'과 '다 전할 수가 없어서'가 담겼는데도, 이렇게 유주의 감정에 동화되는 것은, 그만큼 유주의 간절한 감정이 너무도 크고 깊어서 내게 바로 와닿았기 때문이라고 봐.
나도 앞으로 더욱 유주에게 공감하는 나의 마음이 유주에게 닿도록 최선을 다할게.
그리고 첫 팬미팅에서 드레스 코드로 러뷰들 각자가 고른 색깔의 스카프를 두르고 유주의 무대를 보는 것도, In Bloom에서 의, 서로 다르지만 같은 곳을 바라본다는 메세지랑 통해서 더욱 감동이고 마음에 들어.
이렇게 서로 다른 시각으로 유주를 바라보니까, 진정하게 빛날 수 있는 거라고 봐.
전에도 말했지만, 진정한 차별화는 그저 남다름이 아니라 나다움에서 비롯되는 거니까, 나는 항상 나답기 위한 시간도 가져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바닷속에서는 바다를 볼 수 없듯이, 유주에게 더욱 공감하기 위해서야. 어쩌면 No Matter의 'I'm just too hate to drown deep into the sea'에도 이런 의미도 있지 않을까?
유주도 파스타 중에서 토마토 파스타 매운맛 1단계 + 체다치즈 제일 좋아하는구나. 나는 매운맛까지는 안 먹어봤지만,토마토 파스타에 숙성되고 좀 톡쏘는 치즈 제일 좋아해. 그리고 영화광이다 보니까(영화를 마구 보는 스타일은 아니고, 좋아하는 영화를 다시보는 편), 인생영화인 대부(Godfather)시리즈가 생각나서 더 자주 먹는 편이야. 물론, 니노 로타님의 OST도 무척 좋아하고. 마피아 영화의 최고봉이면서, 인생을 담은 가장 위대한 영화 중 하나더라구.
영화는 별론데 OST는 좋은 경우는 봤어도, 영화는 좋은데 OST는 별로인 경우는 못봤어. 영화가 좋으려면 OST도 좋아야 하잖아.
그건 그렇고, 오래전 여자친구 위버스 초반부터 영화음악 작곡가 존 윌리암스님과 엔니오 모리꼬네님에 대해서 말한 적이 있는데, 오늘은 엔니오 모리꼬네님에 대한 얘기를 조금 해보고 싶어.
전에는 주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만 이분을 알았는데, 언제부턴가 영화 Mission의 OST인 가브리엘의 오보에가 국내에 넬라판타지로 알려지면서 많이 알려지셨더라구.
이분이 이토록 위대하신 이유 중 두가지는, 파격적인 사운드로도 최고의 걸작을 만들고, 같은 사람이 작곡했다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서로 전혀 다른 분위기의 음악을 작곡하시고도 모두 금자탑이라는 점이라고 봐. 그래서 그토록 다작을 하시고도 최고의 걸작들만 남기신 이유를 알 것 같아.
정통 서부극과는 너무도 다른 스파게티 웨스턴의 대표작, 석양의 무법자(The Good, the Bad and the Ugly)도 인생영화인데, 이분이 작곡하신 이 영화 OST도 그만큼 걸작이고, 이분 음악 중에서도 어릴 적부터 제일 좋아해. 그중에서도 특히 메인 테마는 가장 파격적이더라.
이 영화 OST도 굉장히 독특하면서도 특히 좋아서 MP3도 없던 시절부터 LP로 주구장창 들었는데, Childwood Memories같은 곡의 중간에 감미로운 선율이 나올 때 극락이더라. 대학교 신입생 때 구입해서 지금도 아끼는 LP야.
이 영화 OST는 상대적으로 인지도는 낮지만, 역시나 아주 독특하고 너무 좋아하는 OST이자 인생영화야.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유주의 음악을 들을 때에도 이런 느낌을 받는다는 거야. 특히 따라랏을 들으면 정말 지금까지 존재해왔던 어떤 음악과도 전혀 다른 파격적인 멜로디인데도 다른 사람들은 결코 따라올 수 없는 독보적인 걸작이 되었고, No Matter도 굉장히 독특하면서도 끝내줘. 이런 곡들이 겨우, 겨울이나 오리온자리같은 곡들과 같은 사람이 만들었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다르잖아. 그러면서 유주의 숨결이 들어간 곡들은 전부 금자탑이자 기념비적인 걸작들이고! 게다가 이렇게 다르면서도 유주만의 느낌이 뚜렷해서 진정한 독보적임이야.
이런 것들은 유주의 독창성과 감각이 정말 독보적이라서 그렇다고 봐. 어느 분야에서나 진정한 독창성을 가진 사람은 극히 드문데, 유주는 누구보다도 자신만의 세계가 독보적이고 마음 속에 무한한 천국이 펼쳐져 있다고 느껴져. 진정한 독창성은 그만큼 뛰어난 가치와 끝없이 발휘되는 힘에 있다고 생각돼. 그래서 유주는 항상 우연히 봄처럼 설레게 해왔고, 늘 기대를 뛰어넘어왔으면서도, 앞으로가 더 기대돼.
그리고 유주와 다른 시대, 전혀 다른 공간에 살았어도 나는 분명히 러뷰가 되었을 거야. 그것도 세상에서 유주를 무엇보다도 소중히 하는 러뷰로 말야. 이건 사랑이라는 말에 포함될 수 있는 모든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같아. 아니, 그 정도를 넘어서, 유주가 그 의미를 끝없이 만들어 주고 있어. 그래서 러뷰라는 말은 단지 사랑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사랑 그 자체라는 뜻이 아닐까?
이건 오래전에 엔니오 모리꼬네님께서 내한하셨을 때, 어머니 모시고 보러갔을 때의 티켓과 책자들인데, 지금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어. 끝날 때쯤에 관객들이 앵콜을 외치니까, 악보를 확 낚아채는 장난을 하셔서 다들 웃었는데, 역시 이토록 마음부터 아름다운 천재는 유머감각과 순수함도 남다르시다는 걸 느꼈어. 유주처럼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