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휘슬’ 스캔들이란 심판 매수와 이에 따른 오심을 빗대어 말하는 것.특히 이번 스캔들은 중국이 본선 도전 44년 만에 역사상 첫 본선진출을 이뤄낸 직후 터진 것이라 중국인들이 받아들이는 충격의 강도는 더욱 커지고 있다.
축구전문 인터넷 사이트 ‘데일리사커’(www.dailysoccer.com)는 6일 “중국축구의 부패 스캔들은 광저우 질리 클럽 구단주 리 슈푸와 제지앙 루쳉의 임원 송 웨이펑 등이 자신들을 포함,축구계의 뿌리 깊은 부패 현황을 언론에 발표하면서부터 알려졌다”고 보도했다.데일리사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국 CCTV에서 방영된 프로그램 도중 두 사람은 그동안 심판들과 어떤 식으로 자신들은 물론 축구팀들과 공생(?)해왔는지를 상세히 설명하면서 파문이 시작됐다.송 웨이펑은 방송에서 “중요한 경기에서 상당수 돈이 오갔다”고 말했고 리 슈푸 역시 “모든 경기의 70∼80%는 돈이 오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광저우 클럽은 지난해 9월 경기에서 오프사이드가 분명함에도 골을 인정한 심판에 대한 제소를 철회했다.대신 광저우 클럽은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중국축구협회의 콧대를 꺾기 위해 법적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바이 젠방 클럽의 매니저인 양동은 ‘지나닷콤’(sina.com)의 홈페이지를 통해 “부패한 것은 심판뿐이 아니다”며 “지금이 중국축구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아야 할 시기”라고 거들었다.그는 또 “축구는 더 이상 팀간의 경쟁을 나누는 종목이 아닐 정도로 꼴사나워졌다”며 “축구는 중국에 만연한 부패에 가장 손쉬운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 중국축구협회는 회원과 클럽,선수 등이 협회에 대해 법적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협회는 법률 전문가들의 말을 빌어 “부패와 관련된 소송은 개인이나 기업,정부 등에 국한되는 것이지 축구연맹과 같은 협회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그러나 대부분의 중국축구인들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법률 전문지의 한 기자는 기고문을 통해 “심판 매수는 경제사범으로 취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또 지역신문은 “심판들이 정규 시즌에 너무 많은 돈을 거둬들였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해졌다”며 “법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