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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아빠) |
아빠가 잠을 깊이 자는 편인데 (새벽에 천정에 달려있던 찬장 떨어져도 모르고 그냥 잠..)
하루는 꿈에 놀라서 깼다고 하더라고..
꿈에서 아빠가 고향집 마루에서 배곯고 있는데 돌아가신 증조 할아버지가 손수 밥상을 들고 오셨대.
사실 좀 신기한 일이지.
아빠가 막둥이 뻘이고 할아버지 연세는 기억이 안나더라도 할머니가 32년생이시니까 증조 할아버지는 조선시대분이신데
부엌에서 손수 밥을 차려오시다니.
어쨌거나 아빠는 배고프니까 그걸 먹으려고 허겁지겁 숟가락을 들었는데
바로 옆에 안방 문이 열리면서 할아버지가 나와서 엄청나게 화를 내면서 아빠를 걷어찼대.
어린 놈이 버르장머리 없이 아버지보다 숟가락을 먼저 든다고
근데 할아버지가 되게 선비같은 성격이셨음.
평소에 화 내시지도 않고 허허실실, 물론 버릇없는거 싫어하셨지만 사람을 걷어찬다거나 그런 행동은 못하시는 분이라
아빠가 꿈결에도 그걸 보고 놀란거지.
게다가 밥을 많이 드시는 분도 아닌데 고봉밥을 쌓아놓은걸 하나도 남김없이 다 드셨다고..
그때는 그게 그냥 꿈인가보다 하고 넘겼는데 그 꿈꾸고 3일 쯤 뒤에 할아버지 돌아가셨거든.
장례식도 끝나고 엄마랑 짐정리하면서 이 이야기를 해 줬는데
엄마가 깜짝놀라면서 아버님이 당신 대신 가셨나보다.. 이랬다더라고
꿈에서 고인되신 분이 주는 음식을 먹는 게 무속신앙에서는 죽음을 뜻한대.
여새들도 꿈에서 돌아가신 분이 먹을 거 주면 절대 먹지말오!
첫댓글 우와...신기하다...그리고 마음아파ㅠㅠ
신기하고 마음아프다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