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호 춤시(詩) 오딧세이 / 한덕택 프롤로그 무위(無爲)를 넘어서서 신화(神話)의 바다 향해 외로이 항해(航海)하는 선비의 춤사위는 금시조(金翅鳥) 날갯짓 되어 오욕칠정(五慾七情) 씻어주네 고란조(孤鸞操) 생활은 궁벽(窮僻)하나 기개는 살았으니 명리(名利)에 관심 없이 무위자연(無爲自然) 노래하고 금(琴) 줄을 어루만지며 귀거래사(歸去來辭) 읊조리네 별학조(別鶴燥) 긴 밤을 지새우며 그대를 상사(相思)하니 우리의 인연이 여기서 끝인가요 아침이 밝지 않기를 애태우며 기원하네 가산무악(駕山舞樂) 오방색(五方色) 옷을 입고 얼굴엔 흰 탈 쓰고 신 맞이 하시는가 춤 사위 격조 높네 동방(東方)의 춤과 음악이 열도(列島)에서 빛나네 학탄신(鶴誕神) 망자(亡子)의 수호신(守護神)은 풍모도 빼어나니 자색(紫色) 옷에 백색 모자 눈부신 자태일세 한 마리 흰 학을 타고 창공(蒼空)을 주유(周遊)하네 비천(飛天) 슬픔이 지극하니 깊은 한(恨) 토해내고 욕망(慾望)을 떨쳐내려 통곡(痛哭)하듯 춤을 추네 해원(解寃)을 넘어서야만 상생(相生)의 길 열리네 금시조(金翅鳥) 신화 속 가루라(迦樓羅)는 악귀(惡鬼)를 쫒아주고 춤 판의 금시조는 환상을 보여주네 화려한 날갯짓 속에 요염(妖艶)함이 넘치네 월광(月光) 낭군님 기다리는 아내의 장탄식은 염려(念慮)를 넘어서서 큰 슬픔 되었다네 달님아 내님 비추어 온전히 모셔오소서 제비노정기 연미복(燕尾服) 입은 제비 박 씨를 입에 물고 먼 길을 날고 날아 흥보님댁 가자꾸나 지지배 지지배배배 흥겹게도 나는구나 에필로그 금시조 날개타고 비단길 여행하니 인생사 허무하고 기억은 흐릿하네 우리네 살아가는 것 남가일몽(南柯一夢) 아닐런가 20181213, 삼성동 SAC아트홀에서 국수호 선생님의 공연을 보고 한덕택 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