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얏! 얏!”
18일 오후 전교생 164명의 섬 학교인 인천 옹진군 백령면 가을리 북포초등학교(교장 이광원 선생님). 태권도복을 입은 어린이들의 구령 소리가 힘차게 울려 퍼졌다. 이광재 사범의 기합에 맞춰 허공에 발차기를 하는 어린이들의 몸놀림이 바람을 가르듯 재빨랐다.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위치한 이 학교는 인천항에서 배를 타고 4∼5시간 가야 할 정도로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다. 북한 장산곶과 가까운 지역에 있다 보니 자연 태권도학원이 있을 리 없었다. 이 교장선생님은 “전교생에게 태권도를 가르쳐 강인한 정신을 길러주기 위해 3년 전 학교 근처 해병대 흑룡부대 장병들을 사범으로 초빙했다”고 말했다.
군인 아저씨들은 학년별로 체육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어린이들을 가르쳐왔다. 한 학기에 한 차례씩 승품 심사를 실시할 때면 실력이 부쩍 늘 만큼 어린이들은 태권도에 재미를 붙였다.
지난해 12월 열린 승품 심사에서 1품 29명, 2품 3명이 통과해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뽐냈다. 올해는 11일 인천시태권도협회 관계자들이 학교에 찾아와 승품 심사를 치렀다. 1품 44명, 2품 14명, 3품 2명 등 모두 60명이 심사를 받았다.
5학년 1반 남재경양은 “태권도를 배우기 전에는 덩치 큰 남학생이 조금 무서웠는데, 군인 아저씨들에게 태권도를 배운 뒤 겁이 없어졌어요”라면서 “평소 약골이던 몸이 튼튼해지고, 살도 빠졌어요. 모든 일에 당당해지고, 자신감이 생겼어요”라고 말했다.
남양은 1년 넘게 수련을 하다 보니 발차기, 뛰어 높이차기, 앞차기, 빠른 발차기 등 갖가지 기술을 익히게 됐다고 자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