塞下曲(새 하곡 1~4)
<和張僕射塞下曲(화장복야새하곡)>
오륜(盧綸)
[一]
鷲翎金僕姑(취령금복고),燕尾繡蝥弧(연미수모호)。
獨立揚新令(독립양신령),千營共一呼(천영공일호)。
수리의 깃으로 장식한 금보고 화살에
제비 꼬리 모양의 기치, 수놓은 모호기(蝥弧旗)
홀로 서서 새로운 명령을 떨치니
일천 진영의 군대가 일제히 함성 지른다
[二]
林暗草驚風(임암초경풍),將軍夜引弓(장군야인궁)。
平明尋白羽(평명심백우),沒在石稜中(몰재석릉중)。
캄캄한 숲속 풀이 바람에 흔들리자
장군은 밤에 활을 당기네
동틀 무렵 화살을 찾아보니
바위 모서리에 박혀 있구나
[三]
月黑鴈飛高(월 흑인 미고),單于夜遁逃(선우야 돈도)。
欲將輕騎逐(욕장경기축),大雪滿弓刀(대설만궁도)。
달도 없는 칠흑의 어둠 기러기 높이 나는데
흉노는 이 밤 몰래 도망가는구나
경기병 거느리고 추격하려니
큰 눈이 활과 칼에 가득하다
[四]
野幕敞瓊筵(야막폐경연),羌戎賀勞旋(강융하로선)。
醉和金甲舞(취화금갑무),雷鼓動山川(뇌고동산천)。
야전의 막사에서 성대한 잔치 여니
강족과 융족도 개선을 축하하고 위로한다
술에 취해 갑옷 입고 춤추니
둥둥 북소리 산천에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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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편]
塞下曲(새 하곡) - 盧綸(오륜)
<변방의 노래>
[一]
鷲翎金僕姑(취령금복고),燕尾繡蝥弧(연미수모호)。
獨立揚新令(독립양신령),千營共一呼(천영공일호)。
수리의 깃으로 장식한 금보고 화살에
제비 꼬리 모양의 기치, 수놓은 모호기(蝥弧旗)
홀로 서서 새로운 명령을 떨치니
일천 진영의 군대가 일제히 함성 지른다
[通釋] 장군이 지니고 있는 화살은 금복 우고(金僕姑)인데, 이는 수리의 깃으로 장식했다. 또한 장군이 들고 있는 깃발은 예전에 정백이 지니고 있었다던 모호(蝥弧)로써, 그 끝은 제비 꼬리 모양으로 되어 있으며 수를 놓아 화려하게 완성한 것이다. 위용(偉容)에 찬 그가 대(臺) 위에 서서 새로운 명령을 내리니, 一千 진영의 군사들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명령을 준수한다.
[解題] 〈塞下曲(새 하곡)〉은 변새의 풍광을 주로 묘사한 악부 시로, 《樂府詩集(악부시집)》에는 신악부(新樂府) 가운데 수록되어 있다. 오륜은 모두 6수의 〈새 하곡〉을 지었는데, 이 시는 장군의 위 무당 당함과 군사의 삼엄한 기강을 묘사한 것이다.
1‧2구에서는 장군이 사용하는 화살과 깃발에 대해 설명하였으며, 3구에서는 장군이 새로운 군령을 반포하는 모습, 4구에서는 전 군대가 일치단결하여 그의 호령을 받들고 준수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때문에 그 기세가 일이 관지(一以貫之) 하니 위무(威武)가 절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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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塞下曲(새 하곡) : 전당 시에는 제목이 ‘和張僕射塞下曲(화장복야새하곡)’이라고 되어있다. 장복이야(張僕射)는 잘 연상(張延賞)이다. 《舊唐書(구당서)》 〈張延賞傳(장연 상전)〉에 의하면, 덕종(德宗) 흥원(興元) 원년(元年:784)에 잘 연상(張延賞)이 좌복야(左僕射)로 개수(改授) 되었다고 전한다.
○ 鷲翎金僕姑(취령금복고) : 수리의 깃털을 사용하여 만든 금복 우고(金僕姑)라는 뜻이다. ‘翎(영)’은 화살의 깃이며, ‘金僕姑(급복고)’는 화살의 명칭이다.
○ 燕尾繡蝥弧(연미 수 모호) : ‘燕尾(연미)’는 깃발 위에 제비 꼬리 모양으로 만든 기치(旗幟)이다. ‘蝥弧(모호)’는 기(旗)의 명칭이다. 《春秋左氏傳(춘추좌씨전)》 은공(隱公) 11년 조에 “영고숙(潁考叔)이 정백(鄭伯)의 기(旗)인 모호(蝥弧)를 취하여 먼저 올랐다.[潁考叔取鄭伯之旗蝥弧以先登]”라고 하였는데, 그 소(疏)에 이르기를 “정백에게는 모호(蝥弧)가 있는데, 이는 제후의 깃발이다.[鄭有蝥弧 諸侯之旗也]”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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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二]
林暗草驚風(임암초경풍),將軍夜引弓(장군야인궁)。
平明尋白羽(평명심백우),沒在石稜中(몰재석릉중)。
캄캄한 숲속 풀이 바람에 흔들리자
장군은 밤에 활을 당기네
동틀 무렵 화살을 찾아보니
바위 모서리에 박혀 있구나
[通釋] 지난밤 깊은 숲에서 바람이 불어 풀이 흔들렸는데, 마치 그 사이에 짐승이 숨어 있는 것 같아 장군이 활을 들어 그것을 쏘았다. 동이 트자 그곳으로 가서 지난밤 쏘았던 화살을 찾으니, 화살은 끝의 깃털만을 남기고 바위 모서리에 깊이 박혀 있었다.
[解題] 이 시는 한(漢) 나라 때 명장(名將)인 이광(李廣)이 사냥을 나가 바위를 쏘았던 고사(故事)를 인용하여 장군의 신용(神勇)을 칭송한 작품이다. 이광의 전고를 가져다 쓴 것은 변방을 지키는 정황과 잘 부합될 뿐만 아니라, 남들보다 뛰어난 장군의 용력(勇力)과 고도의 경계심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는 데 있어서도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전투 장면을 세세히 묘사하기보다는 신화적인 과장을 통해 시에 낭만적인 색채를 덧입혔는데, 이러한 수법은 간결하고 명쾌하면서도 풍부한 의미를 드러냈다는 평을 듣는다. 이 시는 앞의 시를 보충한 것으로도 볼 수 있는데, 제1수가 다만 위엄(威嚴)을 묘사했다면, 제2수는 무용(武勇)을 묘사한 것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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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草驚風 : 바람이 불어 풀이 움직이는 것인데, 변방의 들풀이 빠른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형용하였다. 《周易》 乾卦 文言傳에 ‘구름은 용을 따르고, 바람은 호랑이를 따른다.[雲從龍 風從虎]’고 하였으니, 猛虎가 숲에 출현한 듯한 분위기를 표현한 것이다.
○ 引弓(인궁) : 활을 당긴다는 뜻이다.
○ 平明尋白羽(평명심백우) : ‘平明(평명)’은 하늘이 막 밝아올 때를 말한다. ‘白羽(백우)’는 화살인데, 화살 끝부분을 새의 하얀 깃털로 장식하기 때문에 이렇게 부른다.
○ 沒在石稜中(몰재석릉중) : ‘沒(몰)’은 함몰(陷沒)의 뜻으로, 화살이 돌 속으로 들어가 박혔다는 의미이다. 《漢書(한서)》 〈李廣傳(이광진)〉에 “이광의 후 북평에 있을 때 사냥을 나갔다가, 풀숲 가운데 바위를 보고 호랑이라고 여겨 활로 쏘았는데 명중하여 화살이 돌 속에 깊숙이 박혔다.[廣居右北平 出獵 見草中石 以爲虎而射之 中石沒羽]”고 하였다. 이는 그가 힘을 쓰는 것이 대단히 용맹하였음을 나타낸다. ‘石稜(석릉)’은 돌의 모서리 부분인데, ‘稜’이 ‘棱’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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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
月黑鴈飛高(월 흑인 미고),單于夜遁逃(선우야 돈도)。
欲將輕騎逐(욕장경기축),大雪滿弓刀(대설만궁도)。
달도 없는 칠흑의 어둠 기러기 높이 나는데
흉노는 이 밤 몰래 도망가는구나
경기병 거느리고 추격하려니
큰 눈이 활과 칼에 가득하다
[通釋] 달조차 없는 칠흑 같은 밤, 기러기는 겨울을 재촉하는 날씨에 서둘러 높이 날아 소리조차 없는데, 우리 군사에게 패배해 기세에 눌린 오랑캐는 이 밤을 틈타 몰래 달아나려 한다. 도망가는 적을, 경기병을 거느리고 추격하려 준비하다 보니 벌써 내린 큰 눈이 활집이며 칼에 가득 쌓였다.
[解題] 이 세 번째 시에 와서 전투하는 모습으로 전환한다. 직접적인 묘사보다는 아군의 용맹과 기상을 간접적으로 드러내었다. 뒤의 두 구절은 변방의 매서운 날씨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면서, 추격을 준비하는 정경을 통해 혹한(酷寒)에도 굴하지 않고 고조되는 병사들의 의지를 부각시켰다. 결정적인 시기와 장면을 잘 포착해 보여주는 작품이다.
오륜(盧綸)이 중당(中唐)의 시인임에도 변 섀시(邊塞詩)의 전통에서 성풍(盛唐)의 기풍을 이어 웅장하고 호방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바로 이 시에서 보여주는 기개(氣槪)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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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月黑雁飛高(월흑안비고) : ‘月黑(월흑)’은 빛이 없다는 뜻이다. ‘雁飛高(안 비고)’라 하였으니 기러기가 높이 날아 소리조차 없음을 나타낸다. 때문에 ‘月黑(월흑)’과 ‘雁飛高(안 비고)’는 빛도 소리도 없는 변방의 모습을 의미한다. 다른 한편, 기러기라 하였으니 때가 가을임을 말한다. 마지막 구절에 큰 눈이 내린다고 묘사한 것은 변방에는 계절이 빨리 옴을 보여주는 표현이기도 하다.
○ 單于夜遁逃(선우야 돈도) : ‘單于(선우)’는 원래 흉노의 수령을 말한다. 일반적인 의미로 적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夜’가 ‘遠’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 單于(선우) : 「넓고 크다」는 뜻으로, 흉노(匈奴)가 자기네(自己-) 군주(君主)나 추장(酋長)을 높이어 부르던 칭호(稱號). 후(後)에 선비(鮮卑) ㆍ 저(低) ㆍ 강(羌)에서도 이 칭호(稱號)를 사용(使用) 했음
○ 輕騎(경기) : 중무장을 하지 않고 가벼운 병장기만을 갖춰 날래게 움직일 수 있는 기병대(騎兵隊)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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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四]
野幕敞瓊筵(야막폐경연),羌戎賀勞旋(강융하로선)。
醉和金甲舞(취화금갑무),雷鼓動山川(뇌고동산천)。
야전의 막사에서 성대한 잔치 여니
강족과 융족도 개선을 축하하고 위로한다
술에 취해 갑옷 입고 춤추니
둥둥 북소리 산천에 울린다
[通釋] 승전을 축하하며 야전의 막사에서 성대한 잔치를 여니, 이민족인 강족과 융족도 우리의 개선을 축하하고 위로하러 온다. 장수들이 술에 취해 갑옷을 입고 춤을 추니, 북소리가 산천에 둥둥 울린다.
[解題] 〈새 하곡〉의 마지막 수인 이 작품은 군영에서 승전을 축하하기 위해 베푼 연회의 모습을 묘사하였다. 이 중 2구에서는 이 축하연에 강족과 융족 등 이민족도 참석하였다고 하여, 漢의 교화가 이민족에게도 미쳤음을 나타내었다. 3‧4구를 통해 흥겨운 축하연의 분위기를 전하고 있는 이 작품은 보통 사막 변방의 고달프고 처량한 정경을 읊은 여타의 〈새 하곡〉과는 달리 호건한 분위기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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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野幕敞瓊筵(야 막창 경연) : ‘野幕(야막)’은 야전에 주둔하는 군대의 막사를 지칭하고, ‘瓊筵(경연)’은 성대한 주연을 뜻한다. ‘敞’이 ‘蔽’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 羌戎賀勞旋(강융하로선) : ‘羌戎(강융)’은 당시 서북쪽에 거주하던 오랑캐를 가리킨다. ‘勞旋(로손)’에서 ‘勞(로)’는 위로의 뜻이고, ‘旋(선)’은 개선의 뜻을 지닌다.
○ 金甲(금갑) : 전쟁 시에 착용하는 갑옷과 투구 등을 말한다.
○ 雷鼓(뇌고) : 군중에서 치는 큰 북[八面鼓(팔면고)]에서 우레와 같은 소리가 난다는 뜻이다.
본 자료의 번역은 전통문화연구회의 동양 고전종합 DB(http://DB.juntong.or.kr)에서
인용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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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륜(盧綸) 748년 ~ 800년
중당의 시인. 자 允言(윤언). 산시 성 蒲縣(포현) 사람. 戶部郎中(호부낭중) 벼슬을 지냈고 德宗(덕종)과 文宗(문종) 임금이 그의 시를 좋아했다고 하며, 그의 시는 건전하면서 화려하고 5언시 중 ‘塞下曲(새 하곡)’이 유명하다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오륜 [盧綸] (한시 작가 작품 사전, 2007. 11. 15., 국학자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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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和張僕射塞下曲/ 作者:盧綸
全唐詩·卷 278
維基文庫, 自由的圖書館
鷲翎金僕姑, 燕尾繡蝥弧。
獨立揚新令, 千營共一呼。
林暗草驚風, 將軍夜引弓。
平明尋白羽, 沒在石稜中。
月黑鴈飛高, 單于夜遁逃。
欲將輕騎逐, 大雪滿弓刀。
野幕敞瓊筵, 羌戎賀勞旋。
醉和金甲舞, 雷鼓動山川。
調箭又呼鷹, 俱聞出世能。
奔狐將迸雉, 掃盡古丘陵。
亭亭七葉貴, 蕩蕩一隅清。
他日題麟閣, 唯應獨不名。
[출처] [당시 삼백 수]塞下曲(새 하곡 1~4)/화장복야새하곡 - 오륜(盧綸)
[출처] [당시 삼백 수]塞下曲(새 하곡 1~4)/화장복야새하곡 - 오륜(盧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