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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불설대보부모은중경은 우리 국학연구회가 문경문원에 수록할 문경인들이 저술한 저서들의 소재와 내용을 조사하던 중 1571년 대성사에서 발간한 부모은중경이 조사됐다.
첫 쪽에 불설대보부모은중경(佛說大報父母恩重經)이라고 시작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을 문경문원에 수록하기 위해 문경중학교 시절 배움을 받았던 최병식 은사님이 해제한 내용이 너무나 가슴을 후비는 것 같아 이곳에 실어 보고자 한다.
오늘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의 중간에 있는 날이라 어린이와 어버이의 소중함을 함께 생각할 수 있는 날이라 생각하고, 또 인간은 누구를 막론하고 이 세상에 태어날 때는 목숨을 건 어머니의 고통 끝에 태어났기 때문에 이 글을 보고 다시 한 번 어머니의 은혜와 우리를 길러주신 노고를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불설대보부모은중경(佛說大報父母恩重經)
머리 말
불교가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래되면서 특히 조선시대에 이르러 가장 큰 쟁점의 하나로 떠오른 것은 바로 효(孝)에 관한 문제였다. 특히 유교적인 가르침이 사회 전반적인 이데올로기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을 때, 출가하여 깨달음을 얻으라는 불가(佛家)의 가르침은, 도저히 함께 공존할 수 없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그런 시대에서 조차 불교라는 거대한 물줄기를 가두어 두거나 부인하지 않았다. 오히려 하나의 교리, 하나의 인과(因果)로 “불교와 효도”라는 명제가 이어져 있고 부처님 가르침의 가장 근본이라는 적극적인 자세로 해명하기에 이른 것이다.
통칭하여 효경(孝經)이라 이름 하는 <부모은중경>,<목건련경>, <우란분경>은 바로 그러한 불교적인 효도(孝道)의 정신과 당위성에 대해 설하고 있다. 이를 효도 3부경(孝道 三部經)이라 통칭 한다
재가신도(在家信徒)나 출가수행자(出家修行者)를 막론하고 자식으로서 효도를 실천할 때만 그는 참다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 수 있다는 게 이런 효경(孝經)을 뒤받침 하는 사상이다. <부모은중경>이 사람으로 태어나 왜 부모에게 효도해야 하는가,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착실히 불교적인 관점에서 해명해 놓은 경전이라면 <목건련경과, 우란분경>은 출가 수행자들이 부모를 어떻게 섬겨야 하는가하는 문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부모은중경을 번역한 분은 구마라십(鳩摩羅什 343~413) 인도 스님이며 구마라염Kumarayana을 아버지로 구자국(龜玆國) 왕의 누이동생 기바Jiva를 어머니로 구자국에서 낳다. 7세 때에 출가, 어머니를 따라 여러 곳을 돌아다녔다. 인도 북쪽의 계빈에서 반두달다에게 소승교를 배우고 소룩국에서 대승교를 배우고 구자에 돌아와서는 율(律)를 배웠다. 401(융안 5) 장안에 돌아서서는 국빈으로 대우를 받으며 소요원에서 여러 번역에 종사했다 성실론 십송률 대품반야경,묘법연화경,아미타경,비바사론등 많은 번역을 했고 삼론종의 조사로 추대되었으며 3천명의 제자를 거느리고 장안의 대사(大寺)에서 역경에 종사하다가 74세로 열반했다
<부모은중경>은 모두 10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첫 장은 부처님께서 길을 가시다가 한 무더기의 뼈를 보시고 오체투지(五體投地)하여 예배하시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된다. 전생(前生)의 조상(祖上)이거나 여러 대에 걸친 부모일 것이므로 예배 하노라는 부처님의 말씀은 다음 장인 잉태의 순간에서부터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까지 자식걱정을 떨쳐 버리지 못하는 부모님의 은혜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지고 있다.
<부모은중경>은 유교가 위세(威勢)를 떨치던 조선시대에 오히려 더욱 널리 읽히던 대중적인 경전이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특히 조선초기부터 삽화를 곁들인 판본이 유행했는데, 한글이 세종대왕에 의해 창제되고 나서는 언해본 출판도 성행했다. 지금 남아 있는 판본 중에는 정조께서 펴낸 한문, 한글이 병기된 용주사본(龍珠寺本)이 유명하다. 더욱이 이 판본은 화가로 유명한 김홍도의 그림이 곁들여져, 당시 사람들의 <부모은중경>에 대한 관심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우리의 가족제도에서는 효제자위인지본(孝悌者爲仁之本)라 했다. 효제는 인도(人道)에서 행하는 근본 사상으로 효(孝)는 부모를 잘 모심이요, 제(悌)는 형에게 잘 순종함 이다.
나는 우리 종중(宗中)에서나 향리(鄕里)의 어느 가문(家門)이고 간에 효순(孝順)한 가정은 복되고 흥성함을 장담할 수 있으며 신불(神佛)의 신앙에 앞서 부모에게 효도하고 동기간에 우애 있기를 권한다.
효문(孝門)은 흥성하고 불효자는 쇠퇴함을 현실에서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쪼록 아침저녁(朝夕)으로 효도를 일깨워 위없이 지중한 부모님은덕(恩德)을 언제나 명심불망(銘心不忘) 할지어다.
차례
1,이 경을 설한 인연
2,마른 뼈 한 무더기의 가르침
3,잉태했을 때의 고통
4,낳으시고 기르신 은혜
5부모님 은혜를 잊어버리는 불효
6,부모님 은혜 갚기의 어려움
7,불효에 대한 과보
8,부모님의 은혜를 갚는 길
9,부처님께 맹세
10,이 경의 이름
제1장 이 경을 설한인연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의 왕사성 기수급고독원에서 큰 비구 3만8천명과 여러 보살 마하살과 함께 계셨다.
제2장 마른 뼈 무디기의 가르침
그때에 부처님께서 대중들과 함께 남쪽으로 가시다가 마른 뼈 한 무더기를 보셨다. 부처님께서 오체투지(五體投止)로 예배하셨다.
이를 보고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여래께서는 삼계의 큰 스승이 시며, 사생의 자비로운 아버지시며, 여러 사람들이 귀의 해 존경하옵는데 어찌하여 마른 뼈에 예배하시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비록 나의 뛰어난 제자이고 출가한지도 오래되었지만 아직 널리 알지는 못하는구나. 이 한 무더기의 뼈가 혹시 나의 전생의 오랜 조상이나 부모님의 뼈일 수도 있기에 내가 지금 예배를 하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는 다시 아난에게 이르셨다.
“네가 이제 이 한 무더기의 마른 뼈를 둘로 나누어 보아라. 만일 남자의 뼈라면 희고 무거울 것이며, 여자의 뼈라면 검고 가벼울 것이니라.”
아난은 의문이 풀리지 않아 부처님께 다시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남자는 이 세상에 살아있을 있을 때 큰 옷을 입고 띠를 두르고 신을 신고 사모로 장식하고 다니기에 남자의 몸인 줄 압니다. 또한 여자는 세상에 살아있을 때 연지와 곤지를 곱게 찍고 난초와 사향으로 치장하고 다니기에 여인의 몸인 줄 알게 됩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죽은 후의 백골은 모두 같사온데 저로 하여금 어떻게 구별해 보라고 하시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남자라면 세상에 있을 때에 절에 가서 법문도 듣고 경도 외우며, 삼보에 예배하고 부처님의 이름도 생각했을 것이므로 그 뼈는 희고 또한 무거울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여자라면 세상에 있을 때 음욕에나 뜻을 두고, 아들딸을 낳고 키움에 있어, 한번 아이를 낳을 때마다 서 말 서 되(3斗 3升)나 되는 엉킨 피를 흘리며 자식에게 여덟 섬 너 말(8石 4斗)이나 되는 흰 젖을 먹여야 한다. 그런 까닭으로 뼈가 검고 가벼우니라.”
아난이 이 말씀을 듣고 어머님 생각에 마음이 마치 칼로 베이는 것처럼 아팠다. 그래서 슬프게 눈물을 흘리며 부처님께 여쭙기를,
“부처님이시여, 어머니의 은덕을 어떻게 갚아야 되겠습니까?”
제3장 잉태했을 때의 고통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시길
“이제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가 너를 위하여 소상하게 말해주리라. 어머니가 아이를 갖게 되면 열 달 동안 그 고통과 수고가 말할 수 없느니라.
어머니가 아이를 잉태한 지 첫 달이 지나면 그 기운이 마치 풀 위에 맺힌 이슬과 같아서 아침에는 잘 보존하나 저녁에는 보존하지 못한다. 이는 이른 새벽에는 피가 모여 들었다가 낮이 되면 흩어지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잉태한 지 두 달이면 아이가 마치 엉킨 우유와 같게 되느니라.
어머니가 잉태한 지 셋째 달에는 아이가 마치 엉킨 피와 같으니라.
어머니가 잉태한 지 넷째 달에는 점차로 사람의 모양을 갖추게 되며,
어머니가 잉태한 지 다섯 달이 되면 아이가 뱃속에서 다섯 부분의 모양이 생겨나게 된다. 이 다섯 부분의 모양이란 머리가 한 부분이고, 두 팔꿈치를 합하여 셋이 되며, 무릎을 합하여 모두 다섯 부분이 되느니라.
어머니가 잉태한 지 여섯 달이 되면 아이가 어머니 뱃속에서 여섯 가지 정기(六精)가 열리게 되느니라. 여섯 가지 정기이란, 첫째 눈이 한 정기요, 둘째 귀가 한 정기이며, 셋째 코가 한 정기이며, 넷째 혀가 한 정기이고, 다섯째 몸이 한 정기이며, 여섯째 뜻이 한 정기이니라.
어머니가 잉태한 지 일곱 달이 되면 아이가 어머니 뱃속에서 3백 6십 뼈마디와 8만 4천의 털구멍이 생기게 되느니라.
어머니가 잉태한 지 여덟 달이 되면 그 뜻과 꾀가 생기고 아홉 개의 구멍이 뚜렷하게 되느니라.
어머니가 잉태한 지 아홉 달이 되면 아이가 어머니의 뱃속에서 무엇인가를 먹게 된다. 복숭아나, 배, 마늘은 먹지 않고 오곡만을 먹게 되느니라.
어머니의 생장(生藏:심장,간장,비장,폐장)은 아래로 향하고, 숙장(熟藏창자, 위장, 방광)은 위로 향한 사이에 한 산이 있는데 세 가지 이름을 갖느니라. 한 이름은 수미산(須彌山)이요, 또한 이름은 업산(業山)이요, 또 한 이름은 혈산(血山)이다. 이 산이 한번 무너지게 되면 한 덩어리의 엉킨 피가 되어서 태아의 입속으로 흘러들게 되느니라.
어머니가 잉태한 지 열 달이 되면 비로소 태어나게 되는데 만일 효순(孝順)할 아들이라면, 두 손을 모아 합장하고 나오므로 어머니의 몸을 상하지 않게 한다. 그러나 만일 오역(五逆)의 죄를 범할 자식이면 어머니의 아기집을 찢어 놓고, 손으로는 어머니의 심장이나 간을 움켜쥐며, 다리로는 어머니의 엉덩이뼈를 밟아서 어머니로 하여금 마치 1천 개의 칼로 배를 쑤시며 1만개의 송곳으로 심장을 쑤시는 것처럼 고통을 주게 된다. 이런 고통을 겪으면서 아기를 낳은 뒤에도 오히려 열 가지 은혜가 있는 것이다.”
제4장 아기를 낳으시고 기르신 은혜
첫째, 아이를 잉태하여 지키고 보호해주신 은혜를 노래하노라.
여러 겁 거듭하여 온 깊은 인연으로
금생에 다시 와서 모태에 들었네.
날 지나고 달이 지나서 오장이 생겨나고
여섯 달이 되어서 육정이 열렸네.
한 몸뚱이 무겁기가 산악과 한 가지요
가고, 서는 몸놀림에 바람과 재앙 조심하며
좋고 좋은 비단옷 모두 다 입지 않고
매일 단장하던 거울에는 티끌만 묻었네.
둘째, 아이를 낳으실 때 수고하신 은혜를 노래하노라.
아이를 배어 열 달 지나
어려운 해산날이 다가오면
아침마다 흡사 중병 든 사람 같고
나날이 정신마저 흐려지고
두렵고 겁난 마음 어이 다 하리
근심 짓는 눈물은 흉금을 채우고
슬픈 빛을 띠우고 주위에 하는 말
이러다가 죽지 않나 겁이 나네.
셋째, 자식을 낳고 모든 근심을 잊어버리신 은혜를 노래하노라.
자비로운 어머니 그대 낳은 날
오장이 모두 열려 벌어진 듯
몸과 마음이 함께 까무러쳤고
피를 흘려놓은 것이 양을 잡은 듯하네.
낳은 아이 건강하다는 말 듣고
그 환희가 배로 늘었네.
기쁨이 가라앉아 다시 슬픔이 오고
아픔이 심장까지 미치네.
넷째, 쓴 것은 삼키시고 단 것은 뱉어 먹이시는 은혜를 노래하노라
무겁고도 깊으신 부모님 은혜
베푸시고 사랑하심 한 때도 변치 않고
단 것은 다 뱉으시니 잡수실 것 무엇이며
쓴 것만을 삼키셔도 싫어함이 없으시네.
사랑이 무거우니 정을 참기 어렵고
은혜가 깊으니 슬픔만 더하도다.
다만 어린 자식 배부르기만 바라시고
자비하신 어머니 굶주려도 만족하시네.
다섯째, 마른자리 아이 누이시고 젖은 자리 누우시는 어머니 은혜를 노래하노라.
어머니 당신은 젖은 자리 누우시고
아이는 안아서 마른자리 누이시네.
두 젖으로는 목마름을 채워 주시고
고운 옷소매로는 찬바람 막아 주시네.
아이 걱정에 밤잠을 설치셔도
아이 재롱으로 기쁨을 다 하시네
오직 하나 아이를 편하게 하시고
자비하신 어머니 불편도 마다 않으시네.
여섯째, 젖을 먹여 길러주신 은혜를 노래하노라.
어머니의 깊은 은혜 땅과도 같고
아버지의 높은 은혜 하늘과 같네.
깊은 마음 땅과 같고 높은 마음 하늘같아
어머니마음 그러하고, 아버지마음 그러하네.
두 눈이 없다 해도 좋아하는 마음 끝이 없고
손발이 불구라 해도 귀여워하시네.
내 몸 속에서 키워 낳으신 까닭에
온 종일 아끼시며 사랑하시네.
일곱째, 깨끗하지 못한 것을 씻어주신 은혜를 노래하노라.
아아, 아름답던 옛 얼굴
아리따운 그 모습 소담하신 몸매
푸른 눈썹은 버들 빛을 가른 듯
붉은 두 뺨은 연꽃 빛을 안은 듯
은혜가 더할수록 그 모습은 여위었고
더러움 씻기다 보니 이마에 주름만 느네.
아아, 아들 딸 생각하는 가없는 노고
어머니의 얼굴이 저리 변하였네.
여덟째, 자식이 멀리 나갔을 때 걱정하시는 은혜를 노래하노라.
죽어서 이별이야 말할 것도 없고
살아서 생이별 또한 고통스러운 것
자식이 집 떠나 멀리 나가면
어머니의 마음 또한 타향에 가 있네.
낮이나 밤이나 자식 뒤쫓는 마음
흐르는 눈물은 천 갈래 만 갈래
새끼를 사랑하는 어미원숭이 울음처럼
자식 생각에 애간장이 녹아나네.
아홉째, 자식을 위한 마음으로 나쁜 업을 행하시는 은혜를 노래하노라.
아버지 어머니 은혜 강산같이 소중하나
갚고 갚아도 갚기 어려워라
자식의 괴로움 대신 받기 원하시고
자식이 고단하면 어머니 마음 편치 않네.
자식이 먼 길 떠난다는 말 들으시면
가는 길 밤 추위 걱정하시네.
아들딸의 잠깐 고생도
어머니는 오래도록 마음 졸이네
열째, 끝없는 자식사랑으로 애태우시는 은혜를 노래하노라.
깊고 무거운 부모님의 크신 은혜
베푸신 큰 사랑 잠시도 그칠 새 없네.
앉으나 일어서나 마음은 놓지 않고.
멀거나 가깝거나 항상 함께 하시네
어머님 연세 백세가 되어도
팔십 된 자식을 항상 걱정하시네.
부모님의 이 사랑 언제 끊어 지리이까.
이 목숨 다할 때까지 미치오리.
제5장 부모님 은혜를 잊어버리는 불효.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중생을 보니 비록 사람의 모양은 하였으나 마음과 행동이 어리석고 어두워서 부모님의 크신 은혜와 덕을 알지 못하느니라. 그래서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을 잃고 은혜를 버리고 덕을 배반하며 어질고 자비로움이 없어서 효도를 하지 않고 의리가 없느니라.”
부처님께서 계속하여 말씀하셨다.
“어머니가 아이를 가져 열 달 동안은 일어서고 앉은 것이 매우 불편하여 무거운 짐을 진 것과 같고 음식이 잘 소화되지 않아서 마치 큰 병든 사람과 같다. 달이 차서 아이를 낳을 때도 고통이 심하여 잠깐 동안의 잘못으로 죽게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싸이며, 돼지나 양을 잡은 것처럼 피가 흘러 땅을 적신다. 온갖 고통을 이처럼 받으신 뒤, 이 몸을 낳아서 쓴 것은 삼키고 단 것은 뱉어 먹이시며 안아주고 업어서 기르신다. 더러운 것을 빨아도 싫어하지 않으시고 더운 것도 참고 추운 것도 참아 온갖 고생을 마다 않으신다. 마른 곳을 골라서 자식을 누이시고 자신은 젖은 곳도 사양하지 않고 주무신다.
3년 동안 어머니의 젖을 먹고 자라서 마침내 나이가 들면 예절과 의리를 가르치며, 시집장가 들이고 벼슬자리에 내보내기 위하여 공부도 시키고 직업도 갖게 한다. 이렇게 애써 가르쳐도 은혜로운 정이 끊겼다고는 말할 수 없다.
아들딸이 병이라도 들게 되면 부모님 또한 병이 생기며, 자식의 병이 나아야 자애로운 부모님의 병 또한 나으신다. 이렇게 기르시면서 하루빨리 어른이 되기를 바라신다.”
부처님께서 계속 말씀하셨다.
“이윽고 자식이 다 자란 뒤에는 도리어 불효를 행한다. 부모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때 마음에 맞지 않는다고 눈을 흘기고 눈동자를 굴린다. 큰 아버지와 작은 아버지도 속이고 형제간에 서로 때리고 따르지 않고, 부모님의 가르침과 지시도 따르지 않고 형제간의 말도 일부러 어긴다.
출입하고 왕래함에 있어서도 어른께 말씀드리기는커녕 말과 행동이 교만하여 매사를 제멋대로 처리한다.
이런 것을 부모가 타이르고, 어른들이 그른 것을 바로 말해 주어야 하거늘 어린 아이라고 어여쁘게 생각하여 웃어른들이 덮어주기만 한다.
그래서 점점 커가면서 사나워지고 비뚤어져서 잘못한 일도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성을 내게 된다.
또한 좋은 벗을 버리고 나쁜 사람을 벗으로 사귄다. 그러한 나쁜 습성이 천성이 되어 몹쓸 계획을 세우며, 남의 굄에 빠져 타향으로 도망쳐가서 마침내는 부모를 배반하게 된다. 집을 떠나고 고향을 이별하여 혹 장삿길로 나가거나 혹 싸움터에 나가 지내다가 갑자기 객지에서 결혼이라도 하게 되면 이로 말미암아 오랫동안 집에 돌아오지 못하게 된다.
혹은 타향에서 잘못하여 남의 꾐에 빠져 횡액으로 갇히게 되어 억울하게 형벌을 받기도 하며, 감옥에 갇혀 목에 칼을 쓰고 손발에 쇠고랑을 차기도 한다.
혹 우연히 병을 얻어 고난을 당하거나 모질고 사나운 운수에 얽혀 고통과 고난에 배고프고 고달파도 누구 하나 보살펴주는 사람이 없다. 남의 미움과 천대를 받아 거리에 나앉는 신세가 되어 죽게 되어도 구해주고 돌보아 줄 사람이 없다.
죽게 되어 시체는 부풀어 터지고 썩어서 볕에 쬐고 바람에 날려 백골만 뒹굴게 된다.
이렇게 타향 땅에 버려져서 친척들과 함께 만나 즐겁게 지내기는 영영 멀어진다.
이렇게 되면 부모는 자식을 뒤쫓아 항상 근심하고 걱정으로 산다. 혹은 울다가 눈이 어두워지기도 하며, 혹은 비통하고 애끓는 마음에 기가 막혀 병이 되기도 한다. 혹은 자식생각에 몸이 쇠약해서 죽기도 하며, 이로 인해 외로운 혼이 원한이 되어서 끝내 잊어버리지 못한다.
혹은 다시 들으니 , 자식이 효도와 의리를 숭상하지 않고, 나쁜 무리들과 어울려서 무례하고, 추악하고, 거칠고 사나워져서 무익한 일을 익히기 좋아하고, 남과 싸우며, 도둑질하고, 술 마시고 노름을 하며, 여러 가지 과실을 저지른다. 이로 인해 형제에게까지 그 누를 끼치며 부모의 마음을 어지럽게 한다. 새벽에 나갔다가 저녁 늦게야 돌아와서 부모를 근심에 싸이게 한다.
부모의 생활형편이 춥거나 더운 것에는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침저녁이나 초하루 보름에도 부모를 편히 모실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는다. 부모의 나이 들어 쇠약하여 모습이 보기 싫게 되면 오히려 남이 볼까 부끄럽다고 괄시와 구박을 한다.
혹은 또 아버지가 홀로 되거나 어머니가 홀로되어 빈방을 혼자서 지키게 되면, 마치 손님이 남의집살이 하는 것처럼 여겨 평상과 자리의 먼지와 흙을 털고 닦을 때가 없으며, 부모가 있는 곳에 문안하거나 살펴보는 일이 없다. 방이 추운지 더운지, 부모가 배가 고픈지 목이 마른지 일찍이 알 까닭이 없다.
이리하여 부모는 밤낮으로 스스로 슬퍼하고 탄식한다.
혹 맛있는 음식을 얻으면 이것으로 부모님께 봉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도리어 부끄럽게 여기고 다른 사람들이 비웃는다고 하면서도, 혹 좋은 음식을 보면 이것을 가져다가 제 아내와 자식은 주면서도 추하고 못났다 하지 않고 피로하고 수고스럽지만 부끄럽다 하지 않는다.
또 아내와 첩에 대한 약속은 무슨 일이든지 잘 지키면서도 부모의 말씀과 꾸지람은 전혀 어렵고 두렵게 생각하지 않는다.
혹은 딸자식일 경우 남의 배필이 되어 시집가게 되면, 시집가기 전에는 모두 효도하고 순종하더니 혼인을 한 후에는 불효한 마음이 점점 늘어난다.
부모가 조금만 꾸짖어도 원망하면서 제 남편이 때리고 꾸짖는 것은 이를 참고 달게 여긴다.
성(姓)이 다른 남편 쪽 어른에게는 정이 깊고 사랑이 넘치면서 자기의 육친에게는 도리어 소원하게 대한다.
혹 남편을 따라서 타향으로 옮겨가게 되면, 부모를 이별하고서도 사모하는 마음이 없으며 소식도 끊어지고 편지도 없게 된다.
그리하여 부모는 간장이 끊어지고 오장육부가 뒤집힌 듯하여, 딸의 얼굴을 보고 싶어 하는 것이 마치 목마른 때에 물을 생각하듯 간절하여 잠시도 쉴 새가 없게 된다.
이렇게 부모의 은덕은 한량이 없고 끝이 없건만 불효의 죄는 이와 같이 이루 다 말할 수가 없다.”
제6장 부모님 은혜 갚기의 어려움
이 때 모든 사람들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부모님의 은덕을 듣고 몸을 일으켜 땅에 던지고 스스로 부딪혀 털구멍마다 모두 피를 흘리며 기절하여 땅에 쓰러졌다. 한참 후에 깨어나서 큰 소리로 부르짖었다.
“괴롭고 슬퍼서 마음이 아픕니다. 우리들은 이제야 죄인임을 깊이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아무 것도 몰라서 깜깜하기가 마치 밤에 길을 걷는 것 같더니 이제 비로소 잘못된 것을 깨닫고 보니 심장과 쓸개가 모두 부서지는 듯싶습니다.
바라옵건대 부처님이시여, 불쌍히 여기시어 구제해 주시옵소서. 어떻게 해야 부모님의 깊은 은혜를 갚겠습니까?”
이 때 부처님께서는 여덟 가지의 깊고도 무거운 범음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다. 내가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분별해서 설명하리라.
가령 어떤 사람이 왼쪽 어께에 아버지를 모시고 오른쪽 어깨에 어머니를 모시고, 피부가 닳아져 뼈에 이르고 뼈가 닳아져 골수에 미치도록 수미산을 백·천 번 돌더라도 오히려 부모님의 은혜는 갚을 수가 없느니라.
가령 어떤 사람이 굶주리는 흉년의 액운을 당해서 부모를 위하여 자기의 온 몸뚱이를 도려내어 티끌같이 잘게 갈아서 백·천겁이 지나도록 하여도 오히려 부모님의 깊은 은혜는 갚을 수 없느니라.
가령 어떤 사람이 잘 드는 칼로써 부모님을 위하여 자기의 눈동자를 도려내어 부처님께 바치기를 백·천겁이 지나도록 하여도 오히려 부모님의 깊은 은혜를 갚을 수 없느니라.
가령 어떤 사람이 부모님을 위하여 아주 잘 드는 칼로 그의 심장과 간을 베어 피가 흘러 땅을 적셔도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고 괴로움을 참으며 백·천겁이 지난다 하더라도 오히려 부모님의 깊은 은혜는 갚을 수 없느니라.
가령 어떤 사람이 부모님을 위하여 아주 잘 드는 칼로 자기의 몸을 찔러 칼날이 좌우로 드나들기를 백·천겁이 지나도록 하더라도 오히려 부모님의 깊은 은혜는 갚을 수가 없느니라.
가령 어떤 사람이 부모님을 위하여 몸을 심지로 삼아 불을 붙여서 부처님께 공양하기를 백·천겁이 지나도록 하더라도 오히려 부모의 깊은 은혜는 갚을 수 없느니라.
가령 어떤 사람이 부모님을 위하여 뼈를 부수고 골수를 꺼내며, 또는 백천 개의 칼과 창으로 몸을 쑤시기를 백·천겁이 지나도록 하여도 오히려 부모님의 은혜는 갚을 수가 없느니라.
가령 어떤 사람이 부모님을 위하여 뜨거운 무쇠탄환을 삼켜 온 몸이 불타도록 하기를 백·천겁이 지나도록 하여도 오히려 부모님의 깊은 은혜는 갚을 수가 없느니라.”
이 때에 모든 사람들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부모님의 깊은 은덕을 듣고 눈물을 흘리고 슬피 울면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저희들이 이제야 큰 죄인임을 알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부모님의 깊은 은혜를 갚을 수 있겠습니까 ?”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부모님의 은혜를 갚으려거든 부모님을 위하여 이 경을 쓰고 부모님을 위하여 이 경을 독송하며, 부모님을 위하여 죄와 허물을 참회 하고, 부모님을 위하여 삼보를 공경하고, 부모님을 위하여 재계를 받아 지니며, 부모님을 위하여 보시하고, 복을 닦아야 하느니라.
만일 능히 이렇게 하면 효도하고 순종하는 자식이라 할 것이요, 이렇지 못한다면 이는 지옥에 떨어질 사람이니라.”
제7장 불효에 대한 과보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불효한 자식은 몸이 무너져 목숨을 마치게 되면 아비무간지옥(阿鼻無間地獄)에 떨어지느니라.
이 큰 지옥은 길이와 넓이가 팔만 유순이나 되고, 사면에는 무쇠성(城)이 둘려 있고, 그 주위에는 다시 철망으로 둘러싸여 있느니라. 그리고 그 땅은 붉은 무쇠로 되어 있는데 거기서는 불길이 맹렬히 타오르며 우뢰가 치고 번개가 번쩍이느니라.
여기서 끓는 구리와 무쇠 녹인 물을 죄인의 입에 부어 넣으며, 무쇠로 된 뱀과 구리로 된 개가 항상 연기와 불을 토하는데 이 불은 죄인을 태우고 지지고 볶아 기름이 지글지글 끓게 되니 그 고통과 비통함은 견딜 수가 없느니라.
그 위에 무쇠채찍과 무쇠꼬챙이, 무쇠망치와 무쇠 창 그리고 칼과 칼날이 비와 구름처럼 공중으로부터 쏘아져 내려 사람을 베고 찌른다. 이렇게 죄인들을 괴롭히고 벌을 내리는 것을 여러 겁이 지나도록하여 고통을 받게 하는 것이 쉴 사이가 없느니라.
또 이 사람을 다시 다른 지옥으로 데리고 가서 머리에 화로를 이고 무쇠수레로 사지를 찢으며, 창자와 살과 뼈가 불타고 하루에도 천만번죽고 살게 한다, 이렇게 고통을 받는 것은 모두 전생에 오역의 불효 죄를 저질렀기 때문이니라.”
제8장 부모님의 은혜를 갚는 길
이 때 모든 사람들이 부처님께서 부모님의 은덕을 말씀하시는 것을 보고 눈물을 흘리고 슬피 울면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희들이 이제 어떻게 해야 부모님의 깊은 은혜를 갚을 수 있겠습니까?”
이에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부모님의 은혜를 갚고자 하거든 부모님을 위하여 이 경전을 다시 펴는 일을 한다면 이것이 참으로 부모의 은혜를 갚는 것이 되느니라.
경전 한 권을 펴내면 한 부처님을 뵈옵는 것이오, 백 권을 펴내면 백 부처님을 뵈옵는 것이오, 천 권을 펴내면 천 부처님을 뵈옵는 것이오, 만 권을 펴내면 만 부처님을 뵈옵는 것이니라.
이렇게 한 사람은 경을 펴낸 공덕으로 모든 부처님들이 오셔서 항상 옹호해 주시는 까닭에 이 사람이 부모로 하여금 천상에서 태어나게 하여 모든 즐거움을 받으며 지옥의 괴로움을 영원히 여의게 되느니라.”
제9장 부처님께 맹세
이때 여러 사람 가운데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 인(人), 비인(非人),천(天),용(龍),야차(夜叉), 건달바와 또 여러 작은 나라의 왕들과, 전륜성왕(轉輪聖王)과 모든 사람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각각 이렇게 발원했다.
“저희들은 오는 세상이 다하도록 차라리 이 몸이 부서져 작은 먼지같이 되어서 백·천겁을 지낼지언정 맹세코 부처님의 가르침을 어기지 않겠습니다.
또 차라리 백·천겁 동안 혀를 백 유순이 되도록 빼어내어 이것을 다시 쇠 보습으로 갈아서 피가 흘러 내를 이룬다 해도 맹세코 부처님의 가르침을 어기지 않겠습니다.
또 차라리 백·천 자루의 칼로 이 몸을 좌우로 찌르더라도 맹세코 부처님의 가르침을 어기지 않겠습니다.
또 차라리 작두와 방아로 이 몸을 썰고 찧고 하여 백·천 만 조각을 내어 가죽과 살과 힘줄과 뼈가 모두 가루가 되어 백·천겁을 지나더라도 끝까지 부처님의 가르침을 어기지 않겠습니다.”
제10장 이 경의 명칭
이 말을 듣고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이 경을 무엇이라 이름하며 어떻게 받들어 지니오리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 하셨다.
“이경은 대보부모은중경이라 할 것이며 이렇게 이름을 지어 너희들은 항상 받들어 지닐지니라.”
이때 모든 사람 가운데 천(天),인(人),아수라 등이 부처님 말씀을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하여 이 말을 믿고 받들어 그대로 행할 것을 맹세하고 절하고 물러갔다.
나모 삼만다 못다남 옴 아아나 사바하
나모 삼만다 못다남 옴 싯데율이 사바하
나모 삼만다 못다남 옴 아아나 사바하 (7번)
나모 삼만다 못다남 옴 싯데율이 사바하 (7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