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교회
2024년 7월 7일 요 6:48-59
1. 나의 소원
김구선생은 [백범일지] 중 ‘나의 소원’이란 부분에서 이와 같이 쓰고 있습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오, 경제력도 아니다.
자연과학의 힘은 아무리 많아도 좋으나, 인류 전체로 보면 현재의 자연과학만 가지고도 편안히 살아가기에 넉넉하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仁義)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이 마음만 발달이 되면 현재의 물질력으로 20억이 다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로 말미암아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김구선생이 이 글을 쓴 것이 1947년도입니다. 지금으로부터 대략 80년 전입니다. 이때 벌써 김구선생은 우리민족이 집중해야 할 분야가 문화 영역임을 강조하였습니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정말 대단한 통찰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요즘 소위 K-Culture(한국 문화), Korean Wave(韓流)가 세계적으로 유행이 되고 있는데, 김구선생은 우리민족의 끼를 정말 잘 아셨던 것 같습니다.
김구선생은 나의 소원이 아름다운 나라라고 하셨습니다. 저도 소원을 말하겠습니다. 나의 소원은 아름다운 교회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회를 이루고, 또 누리는 것이 제 소원입니다. 어떤 교회가 아름다운 교회일까요?
2. 생명의 양식을 먹는 곳
생명의 양식을 먹는 곳이 아름다운 교회입니다. 생명의 양식이 있고 사망의 양식이 있습니다. 먹고서 사는 양식이 있고, 먹고서 죽는 양식이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은 스스로를 생명의 양식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요한복음 6장 48절, 나는 생명의 빵이다.
51절,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55절, 내 살은 참 양식이요, 내 피는 참 음료이다.
58절, 이것은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예수께서 당신 스스로를 빵, 생명의 양식, 밥이라고 일컬으셨습니다. 그러면 도대체 우리보고 어쩌란 말입니까? 먹고 마시라는 말이지요. 생명의 양식인 예수님을 먹고 마시라는 말입니다. 예수님을 먹지 않으면 안 됩니다. 예수님을 먹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살 수 있습니다. 고전 11:26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님의 죽으심을 그가 오실 때까지 선포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예수님을 먹고 마시는 일은 단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에서 정기적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늘 예수님을 먹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교회는 밥상을 차려주는 곳이라고 하겠습니다. 밥상을 차려준다니 식당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렇습니다. 자동차로 말하자면 기름을 넣는 곳입니다. 주유소입니다. 교회는 기름을 넣는 곳입니다. 에너지의 저장소이자 충전소입니다. 이 에너지가 고갈되면 정지합니다. 자동차 엔진도 상합니다. 에너지가 고갈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생명의 양식이 있는 곳, 생명의 양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아름다운 교회입니다.
3. 성도의 교제가 있는 곳
그리고 또 하나, 성도의 교제가 있는 곳이 아름다운 교회입니다.
우리 주변에 좀 훌륭하게 보이는 분들 가운데 자기 신앙을 자신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나는 교회의 가르침도 알고, 성경의 말씀도 알고, 하나님과 예수님의 그 마음도 헤아리고 있다. 중요한 것은 교회에 다니느냐 안 다니느냐가 아니라, 예수님 말씀대로 사느냐 아니냐이다.’ 이 말씀은 어느 한 구절 흠잡거나 나무랄 데 없는 훌륭한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에는 중요한 한 가지가 빠져 있습니다. 뭐가 빠졌습니까? 그것은 바로 공동체입니다. 공동체! 기독교신앙은 공동체를 통하여 이루어져 왔고,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개인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아무리 훌륭한 개인일지라도 공동체 내에서 어우러지지 못할 때 건강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기독교신앙이란 공동체에서 이루어지는 겁니다.
나 혼자 하는 신앙과 공동체 신앙은 다릅니다.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만일 혼자서도 신앙생활이 가능하다면 교회는 필요 없습니다. 각자 집에서 성경을 묵상하고, 기도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며 살면 되는 것입니다. 굳이 수고스럽게 교회에 나올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오늘날 우리 사회의 교회들이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가 아닙니다. 그야말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한심한 모습들이 많이 있지요. 하도 꼴 보기 싫으니 이런 주장이 나오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런 사정들이 우리가 교회를, 신앙공동체를 포기해야 할 필요충분조건은 아닙니다.
성도여러분! 기독교신앙은 본래 공동체적입니다. 우리는 이 신앙공동체 안에서 영적인 생명을 유지하고 성장합니다. 공동체를 떠난 신앙이란 기독교신앙의 전통에서는 굉장히 낯선 것입니다. 물론 때때로 홀로 광야로도 나가야 합니다. 사막에도 가고, 동굴에도 들어가고, 산 속으로도 가서 기도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기독교신앙은 공동체적인 것입니다. 공동체에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성도의 교제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기독교신앙입니다. 성도의 교제가 없는 신앙은 반쪽 신앙입니다. 아니, 그것이 건강한 신앙일까 의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가 성도의 교제가 살아 있는 그런 교회를 이루기 위해 애써야 합니다.
4. 아름다운 교회
제가 설교제목을 아름다운 교회라 했습니다. 뭐가 아름다운 교회입니까? 생명의 양식을 먹을 수 있는 교회가 아름다운 교회입니다. 또한 성도의 교제가 이루어지는 교회가 아름다운 교회입니다. 가짜 교제 말고 진짜 교제가 이루어지는 곳이어야 합니다. 하나님 신앙 안에서 참된 형제자매의 의를 누리는 곳이어야 합니다.
우리교회가 2012년도 7월 첫 주일에 합병하여 새롭게 출발했으니 이제 열두 해가 되었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까요?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교회를 이루어야겠습니다. 또 하나의 교회가 아니라 아름다운 교회를 이루어야겠습니다.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교회를 이루는 하늘샘교회 모든 성도들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