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수는 소매치기나 잡일을 해서 돈을 벌어 생활하는 백수이다. 아들 동호의 학비를 내기 위해서 소매치기를 하다 유학을 갔다가 돌아오던 조선어학회 회장 류정환의 가방을 훔치게 되면서 두 사람은 서로를 알게 된다. 그렇게 안 좋은 만남으로 끝날 줄 알았지만 조선어학회의 조 선생과 판수는 서로 알던 사이였고 조 선생은 조선어학회의 잡일을 해달라며 판수를 데리고 온다. 처음 정환은 까막눈이던 판수를 별로 안 좋게 생각했지만 서로를 점점 알아가며 친해졌고 판수도 한글을 배우며 한글의 중요성들을 알게 된다. 조선어 사전을 만드는 것을 막으려는 일본으로부터 판수와 정환을 포함한 조선어학회 회원들과 많은 선생님들이 한글을 지켜내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말모이의 배경은 일제강점기 후기 일본이 전쟁을 준비하던 시기이다. 지금 내가 공부하고 있는 역사의 범위가 이 배경이기 때문에 더욱 이해가 잘 되었던 것 같다. 영화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들이 정말 많았는데 그 중 2가지 정도를 말해보려고 한다.
첫 번 째는 독립운동을 하던 사람들, 문학을 하던 사람들과 교육자들이 친일파로 돌아선 모습들이 너무나 인상 깊었다. 영화에서 류정환의 아버지는 교육자였지만 친일을 하며 경성중학교 이사장이 되었고, 조선어학회의 시를 쓰던 임동익의 동료 이광수를 비롯한 많은 문학인들이 변절하여 친일파가 되었다. 일본에 대해서 맞서 싸우던 사람들이 일본에게 굴복해버린 것이 너무나 굴욕적이기도 했고 원망스러웠다. 친일을 절대 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던 사람들이 일본을 찬양하는 것을 보니 더욱 더 배신감이 들었던 것 같다. 이들이 너무 나쁜 사람들이지만 만약 내가 그들의 상황이었다면 과연 친일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봤을 때 나도 확실하게 친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는 말하기 어려웠다. 2,30년 동안 일제의 탄압 속에서 독립운동을 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일본은 전쟁을 이기며 강대국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모습들을 본다면 너무나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다. 너무나 밉지만 약간의 이해가 되는 그들을 생각하면 씁쓸한 감정이 드는 것 같다.
두 번 째 부분은 판수와 그의 동료들이 인상 깊었다. 사전을 만들기 위해서는 각 지방의 사투리를 알아야했는데 일제의 탄압 속에서 사투리를 다 모으는 것은 힘들었다. 그때 판수와 각 지방의 동료들이 모여 사투리를 알려주고 끝까지 그들이 한글 원고들을 지키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그들은 글을 읽지도 못 하는 까막눈들이었지만 한글을 지키겠다는 생각 하나로 사람들을 도왔다. 민중들의 앞에 서서 일본으로부터 저항해야할 민족 지도자들이 변절해버렸지만 민중들이 일본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왠지 짠했고 고맙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는 무능한 지도자들로 인해서 어려움을 겪게 되었지만 그때마다 민중들이 나서서 나라를 지켜냈던 것 같다. 조선시대의 의병, 3.1운동, 촛불집회들이 그에 대한 예인 것 같다.
영화를 보며 위에서 말한 부분이외에도 많은 것들을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많은 독립 운동가분들에게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다. 스토리나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 좋았던 영화였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