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보내드리는 글이 때로는 이해가 잘 안 되는, 너무 심오하거나 어렵다고 느끼는 순간들도 있을 겁니다.
이 공부는 기존의 의식적 습관을 깨는 공부입니다.
기존에 내가 꽉 쥐고 있었던 의식, 안다는 의식, 옳다는 생각들을 깨지 않고서는 이 진실에 다가서기 어렵습니다.
이해가 안 되더라도, 전혀 상관치 말고, 모르면 모르는대로 그냥 직면하고, 받아들여 보세요.
그러다보면 점점 내 분별이 조금씩 깨지고, 법의 자리와 공명하면서, 차차 가슴으로 용납되며 참된 이해가 시작될 것입니다.
이를 선에서는 진정견해(眞正見解)라고 부릅니다.
참된 진실의 바른 견해가 선다는 것이지요.
바른 법문을 통해 진정견해가 서고, 직지법문을 통해 결국 견성을 하게 되면, 진정견해가 참된 지혜로 바뀌게 됩니다.
그러니 때로는 이 글들이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더라도, 내 머리가 생각으로 이해하는 공부가 아니라는 마음으로, 몰라도 그냥 받아들여 보십시오.
모를 때는 그저 '모를 뿐' 한 채로 글을 읽을 뿐이지, 생각으로 어떻게든 이해하려고 짜맞추는 일을 해서는 안 됩니다.
이 모를 뿐인 글들 앞에서 버티어 서서, 은산철벽에 가로막힌 것처럼, 그저 버티며 공부를 해 보십시오.
역대 많은 선지식 스님들께서는 법문을 듣고 깨닫기도 했지만, 경전이나 가르침의 글을 읽다가 문득 깨닫기도 합니다.
화두를 받아든다고 여기고, 선수행에 동참한다는 마음으로, 모를 뿐 하며, 알면 아는대로 모르면 모르는대로 이 글들에 나를 활짝 열어두기만 하십시오.
주도적으로 알음알이를 굴려 받아들이지 말고, 수동적으로 활짝 열어두고 그저 함께 공명하기만 하십시오.
나도 모르게 차차 분별망상이 깨지고, 법의 자리에 공명하며, 진정견해가 견성으로 이어질 날이 있을 것입니다.
🩸글쓴이: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