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머무르던 태백 장성동 우정교육센터를 고마운 마음으로 나선다.
그럭저럭 하다 보니 우체국 신세를 톡톡히 지고 있는 셈인데
미루고 미루다 가보지 못한 백령도 수련원은 이미 폐원이 되어 안타깝다.
안개 자욱했던 어제보다 날씨는 쾌청이다.
하여, 두위봉(1,466m)를 목표로 하여 오래전에 들린 적이 있던 자미원역도 지나친다.
자미원역은 해발 688m로
추전역 다음으로 대한민국에서 2번째로 높은 위치에 있는 역이기도 한데
하루에 한번 정차하는 여객열차로 명맥을 유지해오다
2012년 6월 3일부터는 결국 모든 여객열차가 통과하게 되었으니
살아남기 위한 노력도 허사가 되어 안타깝지만 흐르는 물결은 어쩔 수 없지 않는가?
순리를 역행하며 자기고집만을 내세우는 오늘의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멀쩡하던 이성도 화살이 자기 앞으로 쏠리며
우선은 머리띠를 두르고 큰 소리를 치고 보자는 자기 논 물대기 문화가
층간소음에서 주차 공간 확보에서
신경질 나는 甲질 문화로 도처에서 불쑥불쑥 나타나니
세월호가 말하는 그 단순했던 목소리는 어느새 옛날 얘기가 되어버렸는가?
모든 원인을 頂點으로 몰아치는 원인분석이 너무 구차스럽다.
<1993년 3월에 폐광된 함백탄광 입구>
<한시절 열심히 역할을 했던 광차/탄차도 관광상품으로>
<단곡계곡 두위봉 들머리는 입산통제로 꽉 막혀서>
엽기적인 그녀의 영화촬영지로 유명세를 타면서
타임캡슐공원으로 잠시 각광을 받던 두위봉 고랭지 배추밭도
별 도움도 되지 않은 사람들이 들끓으며 하도 몰려들었는지
새비재(850m) 가는 이정표를 아예 가려 놓아 고랭지 마을을 찾는 것이 달갑지 않은 눈치다.
어제를 되돌아보고 앞날을 미리 내다보는 참 얄궂은 구조로 인해
인간은 그 중요한 오늘을 그냥 얼버무리며 보내는 것이 일상처럼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바로 한 순간을 위해 전력 질주하는 돌물의 세계를 보노라니
인간은 어찌하여 스스로 족쇄를 채우며
학문이라는 이름아래 쉬운 길도 어렵게 돌아가며 잘난 척 노는 꼴이 정말 우습지 않은가?
<새비재길을 따라>
<새비재 고랭지 단지에서>
정선5일장은 매월 2일과 7일에 해당되는 날짜에 맞춰 와야 제대로 된 향수를 느끼며
산골 할머니들이 이고 온 각종 산나물을 싸고 쉽게 구할 수 있는데
주말에도 개장을 하니 비슷하겠구나 하고 느긋하게 들렸더니 역시 아니다 하는 느낌이다.
다행이 한마당의 신명나는 아라리아를 보고 들을 수는 있어
그런대로 운치를 더해주어 그나마 먼 길을 돌아온 보람이 아주 없는 것도아니다.
<맛을 보며 흥정도 해보고>
<여가 정선장터래요>
<한바탕 어울림이 신명나고>
내친김에 단종이 위리안치 되었던 청평포로 다시 향한다.
이곳도 4년 전 조선왕릉 순레길에 이미 들린 곳이지만
함께 하는 나들이 길로는 안성맞춤이겠다 싶어
머뭇거림도 없이 이쪽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함께 하는 반응이 시큰둥이고 오히려 눈에 띄는 서리태에 눈길이 더 가는 낌새다.
아무려면 어떤가?
이제 와서 보는 것 듣는 것을 억지로 맞추려하다가는
아주 엉뚱한 곳에서 벼락을 맞거나 봉변을 당하기 십상이라 슬며시 물러선다.
<청령포는 뱃길로 이어지고>
<멀리서 바라보는 청령포는 물길로 험한 산세로 둘러싸여~~>
<서리태 이삭줍기가 현실이라>
<청령포에서>
삿갓은 집을 나와 뭣 때문에 떠돌았나.
삿갓동네 근처라 그 생각이 문득문득
그렇지
생각도 없이
그냥저냥 나왔겠지.
법정은 願을 품고 고심하라 외치는데
나는야 흘러가는 거시기가 너무 좋아
눈뜨면
가벼운 차림
그대로 나온다오.
자동차론 지나치고 자전거도 走馬看山
걷다보며 여기저기 살필 것도 많으니
느림보
굼뱅이 삶을
이제사 알듯말듯
萬事를 다 알겠다 그것이 過慾인걸
눈앞 일도 정말 몰라 지 발등 지가 찍지
까마귀
까악 까아악
밥 달라는 소리인가
까마귀는 까아악 품안 새낀 응아아
어린 것들 닮아서 음절 한번 잘도 맞아
어느새
눈치 챈 어미
토닥토닥 달래주네.
청령포는 지나쳐도 단종이 묻혀있는 장릉은 들리겠지 하는 마음인데
주말이라 꽤 많은 사람들이 와글와글 북새통이다.
묻힌 이의 억울한 죽음에 담긴 애환을
영월 땅이 잘도 살려 한 밑천 톡톡히 챙기는지도 모르겠다. 백담사가 그러하듯
아무튼, 함께 하는 나들이를 장릉에서 마무리 하는 마음이 가뿐해서 더욱 좋다.
<단촐한 장릉에서 아이들과 함께>
<장릉 산책로에서>
<해설사의 장황한 설명은 늘어지지만>
<아이의 호기심은 神道도 아랑곳없고>
첫댓글 이 거 책으로 내자... 모르던 지명만 배운다 해도 얼마나 크노? 어데 다가 모아 두거라..해외 사는 사람들 지명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사람들 많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