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않으면 살 수 없습니다. 야곱이 브니엘에서 환도뼈가 탈골될 때 이스라엘로 바뀐 것처럼 한국교회도 브니엘을 거쳐야 합니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대표 김명혁 목사) 4월 월례회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에 참석했던 참석자들은 현재 한국교회의 위기와 문제가 심각한 것을 공감하고 환골탈퇴를 위한 깊은 회개와 성경이 말하는 삶으로 돌아가야 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교회의 최고(最古)의 원로목사인 방지일 목사는 이날 ‘브니엘을 거쳐야’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한 세기를 살아오면서 중국서도 노회니 대회니 총회 등에서 서로간의 문제가 제기되어 재판국원으로 일도 해보았고 본국으로 돌아와서도 이런 사건을 몇 번 겪어 보았다”며 “야곱과 같이 브니엘을 거쳐야 함을 절실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4월 8일 오전 7시에 신촌성결교회에서 개최된 이번 기도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이정익 목사(신천성결교회)는 ‘한국교회의 갈등과 문제점’이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한국교회의 갈등의 내용들을 △주도권의 갈등 △신구간의 갈등 △경영상의 갈등 △ 신앙상의 갈등 △이념상의 갈등으로 분류했다.
1960년대는 신학적 문제가 분열의 주요 원인이었다면 한기총, 감리교단의 갈등은 주도권에 의한 갈등이라는 것이다. 또한 교회의 담임목사 퇴임과 후임자의 갈등, 교회 목회자들의 무분별한 헌금 운영으로 인해 빚어진 경영상의 갈등, 보수와 진보 간이 갈등이 한국교회의 분열과 분쟁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갈등을 치유하는데 큰 약점으로 중재기구가 전혀 없는 것과 교계교지도자들의 공동체 의식 결여, 한국교회의 지도력 상실을 꼽았다. 한국교회가 다방면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중재할 권위집단이나 중대기구가 없어 자연스럽게 신앙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조정이나 중재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감리교사태나 소망교회 사태, 그리고 교회의 재정문제로 인하여 발생되는 개교회 사례들도 교단이나 교계에서도 중재하고 제재하여야 할 주체가 없다”며 해당교단에서도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고 한국교회가 위임하여 준 한기총 조차도 내홍에 휩싸여 그나마도 조정의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교계 지도자들의 공동체의식 결여는 개인의 교권욕망과 개인차원의 입지만 고수함으로서 문제가 발생하고 확대되는가 하면 문제의 치유가 그만큼 지연되거나 어려워진다는 지적이다. 또한 한국교회의 지도력 상실은 교단 내의 대형교회들의 문제들을 교단이 간섭할 수 없는 치외법권 지역이 되었다는 점이다.
이정익 목사는 결국 교회가 종교적인 공동체라는 점에서 외부적인 간섭이 아닌 스스로 정화하고 치유할 수밖에 없는, 다른 해결방안은 없는 것으로 보았다. 이 목사는 “종교개혁을 단행하는 심정으로 우리 기독교 지도자들부터 뼈를 깎는 자성의 몸부림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원칙으로 돌아가 내면의 투명화와 질서를 유지하여 합리성과 상식이 통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교회의 갈등, 분쟁이 문제와 그 해결 방안’이란 주제로 발제에 나선 림인식 목사(노량진교회 원로)는 다섯 가지 해결의 원리는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그것은 첫째,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경건, 절제, 화합, 세속화와 갈등 분쟁시험을 반드시 이기고 넘어가야 살길이 열린다.
둘째, 한국교회와 목회자는 하나님을 향한 신앙적 보수와 사람을 상대하는 진보적 생활로 보조를 맞추어야 한다. 셋째, 한국 교회와 목회자는 철저하게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살면서 세상 이념(사상)과 정치를 초월하여 화해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 넷째, 한국교회와 목회자는 이 민족의 영을 살리기 위한 일에 집중, 다섯째, 한국교회 모든 목회자는 사람 사랑을 첫째로 하는 목회를 하여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다.
림 목사는 일제 강점기나 한국전쟁과 공산무신론의 노골적인 핍박에 교회가 생명력을 발휘하여 승리하였지만 오늘날은 순수한 신앙만이 아닌 공적과 명예의 대가를 바라는 활동으로 변질되어 “교회 활동을 사명감이 아니라 공명심과 권리를 차지하려고 쟁탈하는 자리로 여기고, 본의 아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되어 경쟁과 갈등이 교회 내에는 분쟁이 되었고 밖으로는 실망을 주었다”고 분석했다.
또한 림인식 목사는 “한국교회 목회자가 예수님과 바울 사도처럼 하나님을 향한 신앙과 사명에 있어서는 보수적이고 대인 관계에 있어서는 진보적으로 생활화 하면 교회 내 갈등은 없어지고 사회 각계각층을 구원하는데 지난날과 같은 보수 진보로 인한 걸림돌은 없게 될 것이다”며 “하나님의 백성들이 정치, 경제, 교육, 문화, 사회 가계각층에 퍼져 하나님의 나라 건설에 힘쓰면서 그들이 필요하면 사회 참여를 하는 것이 성직자들이 사사건건 모든 문제에 앞장서서 소리 지를 것보다 더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목회자들이 심령을 살리는 일에 전념하지 않고 세상적인 것에 관심을 갖게 되면 부패와 타락, 범죄가 급증한다는 점에서 림인식 목사는 남북한 동포의 심령을 살리고 구원하는 일에 전적으로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더구나 목회자가 신학, 교리, 교파, 교회 체계를 사랑하기보다 사람을 더 사랑하는 일에 관심을 가질 때 교회의 갈등과 분열을 사라질 것으로 내다보았다.
이날 발제에 대해 응답자로 나선 손인웅 목사(덕수교회)는 “현재 갈등 중인 한기총의 두 지도부 모두 물러나야 한다”며 “임시총회를 열어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해서 새롭게 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손 목사는 현재 한국교회 분열과 부패, 갈등의 문제에 대해 “할 말이 없다고 할 만큼 참담한 마음이다”고 심경을 밝히고 “젊은 (목회자)세대는 위기위식이 심각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젊은 세대를 생각하면서 이들이 교회를 떠나고 캠퍼스에서 전도도 안 되고 냉소적으로 돌아서는 아이들들 보면서 오정호 목사의 눈물 호소는 젊은 세대들의 호소요 절규로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손인웅 목사는 “나는 평생 대학시절부터 기독교가 분열을 목격했으며 59년 합동 통합 분열될 때 교회 오물 투척되고 그 때 추태와 망신으로 인해 교회에 전도한 친구들이 교회를 떠나 지금까지 오지 않는다”며 “그 때 교회가 살아나겠는가? 했는데 하나님께서 다시 치료해주고 부흥할 수 있는 은총을 주셨는데 지금사태가 그 때 보다 심각하다”고 한국교회 상황을 우려했다.
손 목사는 “현재 한국교회 상황을 볼 때 루터가 지금 와서 개혁하라고 하면 그 때처럼 할 수가 없을 만큼 개신교회가 분열되어 있다”며 “한기총 내에 60여개의 교단이 있고 이들을 무슨 재주로 통제를 할 것인가, 원칙이 없다. 성경의 권위가 다 떨어졌다”고 말했다.
지도자들 중에 성경말씀으로 가르치지 않고 교권으로 하고 있고 교회가 성경 위에 있는 것이 지금의 한국 상황임을 밝힌 손인웅 목사는 “교회가 이제는 위로부터의 개혁이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계획을 통해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회가 자정능력을 잃어버렸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며 “비록 지체가 썩었을지라도 머리되신 그리스도께서 살아계시기 때문에 교회는 절망을 잡을 것이 아니라 희망을 잡고 변화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조찬기도회의 끝마치는 축도 시간에 김명혁 목사의 제안으로 한복협 임원과 중앙위원들이 강대상에 나와 무릎을 꿇고 회개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