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상·하원 탈환 전망… 트럼프 관세 견제 가능
카니 총리 "미국 요구 줄고 제안 늘었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탈환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캐나다와 미국의 무역협상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견제하려는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캐나다의 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지만, 대통령의 거부권과 행정 권한이 그대로 유지되는 만큼 관세 철회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미국 주요 방송사들의 개표 전망에 따르면 민주당은 상원과 하원에서 모두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공화당의 오랜 텃밭인 텍사스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캔자스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상원 선거에서 승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지한 일부 후보들까지 패배하면서 백악관의 정치적 입지가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캐나다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이번 선거 결과가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에 주목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정책을 유지하려면 의회의 반발을 고려해야 하는 데다, 공화당의 선거 패배로 백악관이 캐나다에 대한 요구 수준을 낮출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실제로 마크 카니 총리는 3일 앤티가에서 열린 영연방 정상회의 참석 중 미국의 협상 태도가 달라졌다고 밝혔다. 카니 총리는 "미국 측의 요구는 줄고 제안은 늘고 있다"며 캐나다가 양보할 수 없다고 정한 일부 조건에서도 미국의 입장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합의 내용이나 관세 철회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 민주당은 새 의회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철회하거나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거론된다. 관세 부담을 줄이려는 캐나다에는 긍정적인 변화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은 의회가 통과시킨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 민주당이 과반 의석만으로 관세 철회를 강제하기는 어렵다.
캐나다 정부가 당장 협상 전략을 바꾸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커스틴 힐먼 전 주미 캐나다 대사는 양국이 캐나다에 유리한 합의를 향해 건설적인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면 이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의회 권력 교체에 따른 기대감만으로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을 흔들 필요는 없다는 취지다.
미국 의회의 권력 변화는 관세 외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민주당은 건강보험 보조금 복원과 이란 전쟁에 대한 의회 통제 강화 등을 추진할 수 있으며, 상원에서는 장관과 대사 등 주요 인사에 대한 인준도 견제할 수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남은 임기 2년 동안 행정 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 의회와 백악관의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캐나다로서는 미국의 정치적 변화가 무역협상에 실질적인 양보를 가져오는지가 핵심이다. 민주당의 의회 장악은 트럼프 행정부에 압박 요인이 될 수 있지만, 관세 철회와 무역협정 체결 여부는 앞으로 진행될 양국 협상과 미국의 정책 결정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