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부로 KB국민은행에 최종합격을 하면서부터 구직생활이 끝이 났습니다.
사실 이런 수기를 쓴다는 것이 처음엔 ‘나 잘났어’ 라고 말하는 거 같아서 보기 싫었지만
따지고 보면 그런 글을 보면서 스스로를 다잡고 포기 하지 않았던 것이 정말 큰 힘이 되었던거 같고 지방대, 장기졸업자(2008년 2월 졸업생)의 핸디캡을 안고 취뽀를 한 저를 보고 모든 취준생들이 힘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쓸까 고민하다 어차피 국민은행최종수기는 많이 써져 있을 것 같아서 약 2년간의 구직생활을 시간대별로 쓰고 틈틈이 요점 정리를 하는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하여 시간대별로 쓰고 마지막에 제 의견을 적어볼까 합니다.
말이 짧아져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ㅎㅎ
스펙 –
지방국립대(춘천). 경제무역학부. 3.6/4.5, 2008년 2월 졸업 남자 28살
무역학, 경제학 복수전공 (근데 회계학, 경영학의 재무파트, 경제통계 및 기초통계까지 들은 과목이 더 많은 특이한 케이스) – 마지막 학기에 졸업을 위해 전공만 18학점을 들으면서 졸업학점인 140학점을 넘어 156학점 수료),
토익은 800중반. 자격증은 3종 + CFA lv1 + MOS, 헌혈유공장 은장, 모의투자대회입상
경력. 하나은행, 우리투자증권 인턴. 단과대학 학생회.
2007년 하반기
홀로 준비했던 CFA lv1에 떨어지고 증투상과 선거사 취득. 토익은 대략 700초반으로 기억.
증권지점만 썼지만 올킬.
2008년 상반기
졸업과 동시에 FP취득. 서울에서 스터디 조직후 CFA공부 다시 시작.
2008년 여름
무슨 배짱인지 몰라도 단독 유럽배낭여행. (하반기엔 취업할 줄 알았음. ㅎㅎㅎ)
귀국일에 딱 맞춰서 Lv1 합격
2008년 하반기 – 최악의 고용시장..
동양종금, 유진선물, 한국투자증권, 현대해상, 푸르덴셜투자증권. 더케이손해보험. SC제일은행, 대한광업진흥공사 서류합격
동양종금 – 웃으면서 면접봤지만 탈락. 면접관을 웃기면 끝나는 줄 알았음)
유진선물 – 정말 실망했음. 면접의 90%는 얼마나 돈을 끌어올 수 있냐?
한국투자증권 – 처음 본 면접다운 면접(다대다면접) – 벌벌 떨었던 것으로 기억남.
현대해상 – 생소했던 보험분야인지라 힘들었던 기억이 남. PT보단 롤플레잉 면접이 정말 힘들었음 (면접관이 화난 고객역할을 하면서 내 멱살을 잡았아서 엄청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푸르덴셜증권 – 나름 잘봤다 생각했는데 1차면접 탈락
더케이 손해보험 – 1차면접 탈락
SC제일은행 – 인적성 탈락 (면접책까지 샀는데 떨어졌음, 인적성에서 많은 수가 떨어짐)
대한광업진흥공사 – 아마 지역이전으로 우리학교가점이 있어서 붙은 거 같음
멋모르고 회계직으로 시험을 봤지만 탈락
개인적으론 이 기간동안 한 카페에서 추천을 받아 몇 달동안 CFA lv1 스터디 멘토링을 하였고 Lv2 공부를 조금씩 시작함
토익은 700후반까지 올랐음
2009년 상반기
하나은행인턴, 우리투자증권인턴, 대우증권인턴 최종합격, 하나UBS자산운용, 신한아이타스 서류합격
한참 동안 좌절하고 있을 당시 하나은행인턴에 붙어서 2월말부터 출근.
경희대 수원캠퍼스지점에서 근무하였는데 열심히 일하면서 나름 은행의 습성을 경험함.
중간에 하나UBS자산운용 펀드오퍼레이션부분 서류합격 – 인터뷰가 100% 영어. 탈락
3월말엔 우리투자증권인턴을 붙는 바람에 한달 만에 그쪽으로 이직 아닌 이직
(개인적으로 은행보단 증권쪽을 더 선호했던지라.)
잠실부근에서 일주일간의 인턴연수를 마치고 지점으로 발령, 동탄토지보상업무에 투입, 치열한 영업의 현장을 체험함. 이와중에 토익이 800중반으로 오름
우투인턴중에 대우증권인턴 최종합격
지방근무할수있냐? 하셨는데 난 싫다고 했는데 붙여주셨음.
근데 우리투자증권 지점장님과 상담 후 여기나 거기나 비슷할 거 같다고 하셔서 포기 그 당시 우투지점에서 한참 Lv2공부중인지라 다시 다른 데로 간다는게 쉽지 않았음)
증권지점에서는 은행과 달리 딱히 할게 없었음.(상담도 못하니까)
6월 우리투자증권 인턴종료와 Lv2시험
인턴종료후 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으나 딸랑 다이어리 하나 주고 빠이빠이.
공부도 인턴과 같이 하려니까 쉽지 않았음. 다시 한번 직장인의 노고를 알게 됨
2009년 여름
신한아이타스, 녹십자홀딩스 더케이손해보험 서류합격
신한아이타스 펀드어카운팅부분 - 1차면접에서 탈락
녹십자홀딩스 경영지원 - 최종면접 탈락
더케이손해보험 – 최종면접에서 탈락. – 면접중 가장 끌린 회사중 하나
투자자문사 애널리스트 면접 – 소위 개발림. 너따위가 올 곳이 아니라라는 암시를 받음, 개무시당함... 직업을 위해 이혼도 불사하신 분들...
붙지도 않은 시험을 기다리며 스스로 Lv3를 준비하고자 영작학원등록
- Lv3는 에세이가 있어서 부족한 영어실력을 키우고자..
8월말 CFA lv2결과 발표.. – fail 최고의 좌절기간.
- 영작학원 때려침, 선덕여왕이 날 살려줌.
2009년 하반기 – 마지막 도전
우리투자증권. 국민은행, 한국투자증권, KT텔레캅 재무팀,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서류합격
우리투자증권에서 인턴중에서 몇 명을 다시 뽑아서 면접의 기회를 줌.
- 아 드디어 우투에 가는구나 기뻐함. - 1차면접 탈락. 급 좌절
한국투자증권 – 나름 잘했다고 자신했는데 1차면접탈락
지역난방공사 – 필기시험탈락
KT텔레캅 – 국민은행과 면접 겹쳐서 불참
한국자산관리공사 – 필기시험불참
국민은행 – 최종합격
쓰고 나니까 정말 기네요. 그 동안 서류나 면접합격으로 기쁨도 맛보았고. 탈락으로 잠도 쉽게 못 이루던 날도 정말 많았습니다.
그 동안 쓴 이력서만 해도 200개는 가뿐히 넘을 것이고 면접도 20번을 넘게 본 듯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합격의 가장 큰 원인은 본인이 마음먹었다고 하면 절대 포기하지 않는 태도라도 생각합니다. 저도 물론 그랬고요. 그리고 그 분야 선배님들을 많이 알아놓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금융산업의 트렌드를 찾는데에는 직원들이 가장 잘 알고 간접적으로 회사에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죠. 저는 명문대 출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학교선배들이 금융분야에 많지 않아서 개인적으로는 CFA스터디에서 정말 인맥을 넓혔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멘토링도 하면서 그 폭이 더 늘어났고요. 당연히 카더라통신같은걸 믿지도 않게 됩니다.
(모건스탠리, CS등 외국계증권사직원, 주식, 채권 애널리스트두분, 채권팀, IB부서 IPO담당, 회계사, 캐피탈회사 국제부, 파생상품팀, 다양한 은행, 증권직원분들등등) – 다 저에겐 피와 살이 되는 조언들을 많이 해주시는 분들입니다. 꾸준히 리서치자료도 얻을 수 있었고요
그분들이 항상 저에게 해주신 소리는 “언젠가 취업은 된다. 그리고 목표를 세웠으면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라고 해라”. 그리고 준비를 철저히 해라였습니다.
증권, 보험, 은행의 지점의 경우 토익이나 자격증도 물론 중요하지만 800점정도에 자격증 1,2개만 갖고 있다면 서류통과의 요건은 갖추었다고 생각합니다. – 본사는 제외
(제가 한국투자증권 캠리중에서 들은 소리인데 지점영업지원자라면 증투상 정도는 필수이고 그게 회사에 대한 예의라고 말씀하신 하신 소리가 생각납니다.
만일 비 상경계출신이라면 회사 또는 금융산업에 관심을 보일 무엇인가가 조금 더 필요하겠구요.
지원지역의 경우는 전 항상 서울/경기지역을 고집했습니다. 일단 집이 수원이기도 하였고 굳이 지방에서 근무한다면 연봉 1000만원정도가 없어진다 생각해서 항상 고집스럽게 수도권만 지원했습니다. – 이건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방지원했었으면 백수기간이 조금 더 짧아질 수도 있었겠죠.
자소서의 경우는 쓰다 보면 본인도 모르게 자신만의 자소서가 나옵니다. 단 단순한 사실의 나열이나 현란한 미사여구보다는 좀더 프랙티컬한 자신만의 경험이 묻어 나온 부분이 필요하고 글자하나하나 외울 필요는 없지만 전체적인 줄기는 알아두시는게 면접에서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선배중 한분이 자소서도 6개월마다 업데이트를 해야 한다고 하셨고 저도 그러려고 노력했습니다.
면접의 경우는 스터디를 해보는것과 안해보는 것이 정말 큰 차이가 난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자소서에서 나오는 본인의 약점들 위주로 파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또한 같은 기업의 경우는 그 기업을 좀더 면밀히 공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 SC제일은행 인사부장이 쓴 인터뷰시크릿이란 책으로 주로 연습했는데 금융권을 준비하신다면 한번 읽어보실만 하고 그 안에 채점표도 있으니까 냉정한 평가가 가능했으며 특히 기억나는 문구는 ‘자신감속에 겸손을 끼워 팔아라’라는 구절이 정말 면접에서 큰 힘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면접역시 마찬가지로 질문에 사실이나 느낌을 말하기 보단 그 질문의 요지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마지막으로 할말 해라 같은 말은 우리회사에 대한 열정을 표현해봐라. 이런 뜻이라 해석하시면 될 겁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절대 포기하지 마십시요. 쉽게 포기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믿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저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고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직 애널리스트의 꿈은 접이 않았으니까요. ㅎ
아직 꽃다발도 안와서 100% 실감나진 않지만 그래도 당분간은 이 기쁨을 즐겨야겠습니다.
모든 취준생들 힘내시고 건승하시길 기원합니다.
PS 금융권을 준비하시는 분들이라면 일본드라마 하게타카, 다큐멘터리 돈의 힘(ascent of money)등등 정말 강추합니다. 전 5번 이상씩 봤고 자소서와 1분스피치의 경우 하게타카의 대사들을 사용하였고 국민은행 필기시험에선 은행의 역사를 소개한 후 샤일록이 유태인이기 때문에 악역으로 비춰진다라는 역사적 사실로 접근했는데 그게 주요했다고 생각합니다. 기타 다양한 책이나 영상들이 많지만 가장 대표적인거 두개만 골랐습니다.
그리고 블룸버그 단말기 교육도 한번 받아보는것이 정말 좋습니다. - 무료 ㅎ
첫댓글 수기보면 무슨 고시합격한거 같네
하게타카는 진짜 명작중의 명작 드라마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