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행사 때 올리는 육법공양
2008-05-11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수행하는 것이며
중생을 이롭게 하고 구제하려는
보살의 뜻을 저버리지 않는 것이며
보리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부처님오신날이나 불교의 주요 행사 때 부처님 전에 육법공양을 올립니다. 육법공양은 불교에서 대표적인 공양물 여섯 가지를 불.보살님께 올리는 의식을 이르는 말로 향, 등, 꽃, 과일, 차, 쌀 등 여섯 가지 중요한 공양물을 말합니다.
육법공양은 신라시대부터 전통적으로 행해온 불교의 6가지 공양을 뜻합니다. 이중 차와 꽃 공양의 다도와 불교 꽃꽂이로 발전되어 오늘날 별도의 문화 예술적 장르로 발전되기도 했습니다. 육법공양 의식에서 공양물을 올리는 순서는 부처님을 찬탄하고 불자의 발원을 담은 게송이 범패로 불려 퍼지는 가운데 행해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등(燈) 공양은 모든 사물의 도리를 분명히 꿰뚫어 보는 깊은 지혜인 반야와 희생, 광명, 찬탄을 상징하며 공양하므로 반야등(般若燈)이라고 합니다.
또한 등 공양과 같이 촛불 공양은 곧 내 마음의 불을 켜는 것입니다. 초를 켜는 것은 내 마음의 불을 켜는 것을 방편상 보이게끔 하는 것입니다. 초는 모든 것을 다가오는 대로 집어 삼켜서 하나로 만듭니다. 촛불을 켜는 것은 일거수 일투족 모두 놓아버리고 몰입을 하는 것입니다.
부처님 찬탄하는 의미 담겨
스스로 복 받는 ‘福田’ 돼
향(香)은 번뇌하는 자신을 태워 주위를 맑게 하며, 속박으로부터 벗어나 자유자재한 경계에 이르는 해탈을 상징하여 공양하므로 해탈향(解脫香)이라고 합니다. 화합과 공덕을 상징하기도 하죠. 향공양을 올리면서 물질세계인 유위법이나 무(無)의 세계에 치우침이 없이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말고 마음 생각 하나를 잘 돌려야 합니다. 향 한 개비 불을 붙일 때 불의 심지가 내 마음인 줄 알아야 하고, 부처님 마음인 줄 알아야 합니다.
차(茶)는 생사를 초월한 경지인 열반을 상징하여 공양하므로 감로다(甘露茶)라고 합니다. 감로란 하늘에서 내린다는 단 맛의 이슬인데, 영원히 살 수 있게 하는 불사약(不死藥)이라고 합니다. 차를 달여 공양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맑고 깨끗한 물을 감로다 삼아 공양하므로 부처님의 법문이 만족스럽고 청정하다는 것을 상징합니다.
꽃(花) 공양은 성불을 목적으로 자리이타(自利利他)가 원만한 육바라밀을 비롯한 보살의 수행을 상징하여 공양하므로 만행화(萬行花)라고 합니다. 또한 꽃을 피우기 위해 인고의 세월을 견딘다고 해서 수행을 뜻하며, 장엄.찬탄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과일(果)은 불교 최고의 이상인 깨달음을 상징하여 공양하므로 보리과(菩提果)라고 합니다. 갖가지 색깔의 과일이 나무에서 스스로 무르익어 일체 중생을 먹이고도 남는 것을 의미하죠. 꽃 공양을 지극 정성으로 올리면, 그 향기가 온 누리에 퍼지며, 마음의 열매가 열리게 됩니다. 열매는 마음이고 그 줄기는 몸입니다.
쌀(米)은 진리의 가르침을 듣고 선정을 통해 얻는 환희한 마음을 상징하여 공양하므로 선열미(禪悅米)라고 합니다. 봄부터 수많은 노력을 한 후 가을에 추수할 때의 기쁨처럼 수행의 결과로 얻은 깨달음의 기쁜 마음을 표현한 것입니다.
부처님이나 스님께 공양 올리는 행위는 자기가 복을 받는 행위이니 공양을 받는 대상은 복밭이 되므로 복전(福田)이라 합니다. 항상 감사하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육법 공양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선묵스님 / 본지 사장
[불교신문 2427호/ 5월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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