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신앙으로 귀의한 한 젊은이의 영적 파멸을 위해 힘쓰는 조카 악마 웜우드에게 보내는 <스쿠르테이프의 편지>에 코로나 팬데믹 시절에 대비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때 모든 집회가 금지되면서 교회들도 문을 열지 못하고 온라인 예배를 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시간이 점차 흐르면서 예배드리는 자세도 조금씩 흐트러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자세가 흐트러지면 집중도도 흐트러집니다. 뇌로 가는 혈류와 산소의 흐름이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아무도 보지 않으니, 옷도 대충 입고 심지어 세수도 하지 않은 얼굴로 영화를 보듯 하는 사람도 있었답니다. 악마 스크루테이프가 조카 웜우드에게 이런 기회에 사람들을 타락시키는 방법 가운데 하나를 일러줍니다. “사람들이 기도할 때 무릎 꿇거나 몸을 굽히는 대신 그냥 편안하게 눕거나 앉아서 기도하게 만들어라. 그렇게 하면 그의 몸과 영혼이 분리되어 버리고 기도의 진정성이 약해진단다. 눈을 감고 무릎을 꿇는 대신에 편안히 기대앉아 막연한 감정만 품게 해라.” 우리네 옛 선비들이 철저하게 지키려 노력했던 자세가 신독愼獨이었습니다. ‘삼갈 신愼’, ‘홀로 독獨’ 대학大學과 중용中庸에서 강조하는 수양의 핵심입니다. 홀로 있을 때도 도리에 어긋남이 없도록 언행을 삼가라는 가르침입니다. 여기 ‘홀로 있음’은 남들이 모르는 나만의 생각까지도 포함됩니다. 예수께서는 여자를 보고 음욕을 품는 자마다 이미 간음한 자들이라고 하셨습니다. 당시 간음은 돌로 쳐죽이는 형벌을 받았을 만큼 중죄였습니다. 지나가는 길에서 마주 오던 아름다운 여인을 보고 무심코 일어나는 음욕조차 간음이라니 신독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C. S. 루이스는 신독을 방해하는 것은 마귀의 농간이라고 경고합니다. 신독, 참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