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우린 왜 거짓 정보에 마음이 끌릴까요?
‘미움’을 팔아 욕심을 채우는 고슴도치와 ‘미움’을 사들이는 바람에 위기에 처하는 숲속 동물들의 이야기. 상인 고슴도치의 판매 전략은 거짓 정보를 이용해 미움, 분노, 시기, 질투, 비난, 혐오 등 부정적인 감정을 자극하는 것! 개인과 개인, 집단과 집단의 관계가 누구에 의해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망가질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합니다. 특별히 타인과의 관계 맺기가 쉽고 넓어진 네트워크 시대를 살면서 놓치고 있지만, 반드시 지켜야 할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미움’을 파는 고슴도치일까, 고슴도치에게 ‘미움’을 사 버린 숲속 동물일까? 우리 사회에서 고슴도치 상인과 같은 존재는 누구일까? 고슴도치 상인이 접근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등등 건강한 사회적 관계 맺기를 위해 꼭 필요한 질문을 던지게 되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우화입니다.
책 속으로
“자, 이리 오세요! 누가 당신을 싫어하는지 알고 싶지 않으세요? 누가 당신의 것을 훔치고, 당신을 속이는지 알고 싶지 않나요? 누가 당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정말 알고 싶지 않습니까?”
고슴도치는 큰 소리로 외치고 다녔어.
---p.12
작은 쥐가 떠나자마자 고슴도치는 초원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갔어. 비극이 닥쳤을 때 자신의 상품인 미움이 더 잘 팔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거든.
---p.29
“여러분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그들은 자신과 다르면 싫어하고, 어울리지 않으려고 해요. 여러분은 날 수 있지만, 그들은 그렇지 않지요. 여러분에게는 깃털이 있고, 그들에게는 털만 있죠, 여러분은 날개도 있는데, 그들은 발만 있고요. 아주 간단해요. 그들은 여러분이 사라진 세상에서 살고 싶은 겁니다.”
---p.39
“맞아! 고슴도치 탓이야! 모두 고슴도치 탓이야!”
어느새 모두 한목소리를 냈어. 남의 탓으로 돌리는 건 언제나 쉬운 일이지.
---p.51
“이 조각상은 이번 겨울을 기억하자고 만들었어. 이걸 보면 그 누구도 거짓을 이용해 우리를 갈라놓고 서로 미워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잊지 않게 될 거야!”
---p.55
출판사 리뷰
고슴도치 상인이 우리 동네에 나타난다면,
미움을 파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요?
겨울 준비로 바쁜 숲에 빈 수레를 끌며 수상한 상인이 나타났습니다. 볼품없는 모습의 고슴도치 상인이 파는 상품은 ‘미움’. 이름만 들어도 매력도 없고 기분 나빠지는 ‘미움’을 누가 사려고 할까? 숲속 동물들은 이 불쌍한 상인이 장사를 못 하고 겨울에 굶지나 않을까 되레 걱정합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고슴도치 상인은 ‘미움’을 파는 데 성공! 고슴도치는 숲에서 가장 좋은 집에 살면서 동물들을 노예처럼 부리며 살게 됩니다.
반면 미움을 사들인 동물들이 서로 원망하고 혐오까지 하면서 숲은 황폐해지다 못해 결국 대형 사고가 일어납니다. 이 사고로 새끼들을 잃을 뻔 하자 비로소 동물들은 도대체 왜 이렇게 되었을까, 무엇이 문제였을까 함께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고슴도치가 판 ‘미움’을 마음속에 받아들인 것이 원인이었음을 깨닫습니다. 하지만 고슴도치가 이미 낌새를 알아채고 도망친 후였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웃 숲에 미움을 파는 고슴도치가 나타났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고슴도치는 이웃 숲에서도 ‘미움’을 파는 데 성공할까요?
고슴도치의 말도 안 되는 거짓말에
왜 모두 속아 넘어갔을까요?
고슴도치는 ‘미움’을 팔기 위해 거짓 정보를 이용합니다. ‘다람쥐 너희들이 떨어뜨린 도토리를 쥐들이 다 훔쳐 가니까 너희가 지금 이렇게 힘든 거야.’ ‘다람쥐들은 너희가 뭘 잘못해서가 아니라, 너희가 단지 쥐라서 미워하는 거야.’ ‘비버 너희가 둥지가 있는 나무를 피해 집을 지을 때, 새들은 두 그루의 나무를 차지하고 둥지를 짓고 있어. 게다가 그들은 땅에 기어 다니는 너희를 열등한 존재로 여기지.’ ‘땅에 사는 동물들이 힘을 모아서 날아다니는 것들을 땅에서 몰아내려고 하는데 알고 있어?’ 등등. 사실 한 번만 의심해 보았더라면, 논리적으로 맞는지 따져 보았더라면, 무엇보다 상대에게 직접 확인해 보았더라면 쉽게 들통날 거짓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모두 고슴도치의 말에 속아 넘어갔을까요?
고슴도치가 내 것을 빼앗기면 분노하고, 누가 나에게 피해를 준다고 느끼면 미워하게 된다는 심리를 잘 건드렸기 때문입니다. 시기, 질투, 비난, 혐오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품게 되면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을 교활하게 이용한 거죠.
“고슴도치가 거짓말을 하긴 했지. 하지만 거짓말을 사들인 건 우리다. 왜? 두렵고 화가 날 땐 그냥 믿어 버리는 게 가장 쉬우니까. 그렇게 우리 스스로 마음속에 미움을 받아들이고 겨우내 불을 붙여 잘 타오르게 한 거다.”
늙은 비버가 힘없이 말했어. _ 본문 중에서
가짜뉴스와 혐오 유발 악성 댓글이 만연한 네트워크 공간!
나도 모르게 얼마나 많은 미움을 사들이고 또 퍼트렸을까?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미움을 파는 고슴도치’가 되거나 고슴도치에게 미움을 사면서 살고 있습니다. 개인 SNS 활동부터 유튜브 공유, 댓글 달기, 단톡방 수다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정보의 생산자, 유통자, 소비자가 되는 네트워크 공간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나의 유익을 위해 거짓 정보를 이용해 누구를 공격하고 편을 가릅니다. 이러한 현상은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실제 단톡방에서의 집단 따돌림, SNS에서의 신상털기, 무차별 악성 댓글 달기 등이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심리학자로 아동 심리 연구와 인성 발달을 위해 동화를 쓰고 있는 저자는 바로 이러한 문제에 주목해 이 책을 펴냈습니다. 아이들이 맞이할 미래는 지금과는 차원이 다르게 엄청난 정보가 훨씬 빠른 속도로 퍼지는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거짓 정보에 대해 한 명 한 명의 올바른 판단과 현명한 대처가 있다면 개인과 개인 사이의 갈등을 줄이고 집단과 집단 사이의 분열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맞아요! 주위를 둘러보세요! 어떻게 고슴도치 한 마리가 이렇게 많은 우리 모두보다 강할 수 있었을까요? 우리가 그를 강하게 만든 거예요.”
수리부엉이가 말을 거들었어. _ 본문 중에서
나쁜 의도를 품고 접근하는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가짜뉴스나 거짓 정보를 어떻게 분별해야 할까, 집단 선동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등 다양한 질문을 자연스레 던지게 되는 이 책은 출간하던 해 화이트 레이븐 도서로 선정되어 더욱 주목을 받았습니다.
교과연계
국어 4학년 2학기 _ 3단원 바르고 공손하게
국어 5학년 2학기 _ 5단원 여러 가지 매체 자료
국어 6학년 2학기 _ 6단원 정보와 표현 판단하기
도덕 5학년 _ 2. 내 안의 소중한 친구
도덕 5학년 _ 4. 밝고 건전한 사이버 생활
도덕 5학년 _ 5. 갈등을 해결하는 지혜
도덕 6학년 _ 3. 나를 돌아보는 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