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차별의 말 대신 배려의 말로!
지 음: 김슬옹
출판사: 마리북스
출간일: 2023년 11월 20일
쪽 수: 348쪽
판 형: 130*190㎜
가 격: 17,000원
ISBN: 979-11-93270-11-0 (03700)
분야: ■국내도서>인문>인문/교양>교양으로 읽는 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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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키워드: #차별어 #차별의 말 #우리말 #대안어 #순화어 #다듬은 말 #배려의 말 #차별 #혐오 #배려 #공공언어
우리에게는
차별어를 듣지도 말하지도 않을
권리와 의무가 있다!
말은 세상을 비추는 거울, 차별어는 차별하고 차별받는 세상을 비추는 거울!
한글학자의 40여 년 차별어 연구를 총결집한 차별어 교과서,
은연중에 차별을 부추기는 일상 속의 차별어 바로 알기
말은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다. 세상의 온갖 일이 말에 담긴다. 따뜻한 마음도, 차가운 마음도 전부 말이 된다. 모든 말에는 놀라운 힘이 있어 어떤 말이든 그 말을 쓰는 사람의 무의식을 장악하고, 생각과 행동을 지배한다. 또한 그 말을 쓰면 쓸수록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더 널리 쓰여 궁극적으로 세상까지 바꾼다. 그렇게 좋은 말은 그 말을 쓰는 사람과 세상을 선하고 따뜻하게 바꾸며, 나쁜 말은 그 말을 쓰는 사람과 세상을 모질고 차갑게 바꾼다.
차별어는 차별하고 차별받는 세상을 비춘다. 차별어는 다른 사람을 낮잡아 얕보고 깔보는 시선이 담긴 말들이다. 노골적인 욕설부터 그동안 아무렇지 않게 썼던 관용 표현이나 속담, 호칭, 직업명까지 무수한 차별어 대부분이 강자가 약자를, 주류가 비주류를,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남성이 여성을 비하하고 배척하며 만들어졌다. 어떤 차별어들은 오래전부터 일상에서 별 문제의식 없이 습관처럼 써서 그 말을 듣는 사람조차 그 말에 배어 있는 숨은 차별 의도를 깨닫지 못하기 쉽다. 그 결과, 급기야 그 같은 차별을 받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기에 이른다. 문제는 인터넷 비대면 소통이 활발해지면서 익명성에 기대어 남을 낮추고 비난하고 혐오하는 말들이 더욱 득세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특정 사람들을 공격하기 위한 갖가지 신조어가 난무한다.
이 책은 한글학자이자 한글 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 김슬옹의 일상 속 차별어 연구서이다. 김슬옹은 지난 40여 년 동안의 연구 결과를 총결집해 독자들이 알기 쉬운 차별어 사전 형식의 이 책을 내놓았다. 그동안 일상 속에서 우리가 알게 모르게 써 온 말들은 물론 인터넷 신조어까지 차별어들을 솎아 내어 대안어를 마련하고자 노력했다. 저자는 이 책에 담긴 차별어 240여 개를 독창적인 차별어 분류 방식에 따라 ‘노골적 차별어, 비대칭 차별어, 관습적 차별어, 다의적 차별어’로 분류해 설명하고 대안어까지 꼼꼼히 제시한다. 이렇게 분류하면 차별어의 실체가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주로 어떤 상황에서 우리가 차별어를 남발하는지도 분명히 파악할 수 있다.
저자는 무엇이 차별어인지 바로 아는 것이 차별하지도, 차별당하지도 않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얘기한다. 차별 의도가 누구한테나 확실히 느껴지는 차별어도 있지만, 관습·농담·비유 등에 교묘히 가려진 차별어도 많기 때문이다. 관점과 맥락에 따라 차별어인지 아닌지 헷갈릴 때도 꽤 자주 있다. 차별어는 그 말로 누군가는 깊은 상처를 입게 되는 언어폭력이다. 이제라도 차별어라는 것을 알았다면 그런 폭력적인 말들로 누구에게도 상처를 남기지 않는 연습을 할 차례이다. 차별어 교과서와도 같은 이 책이 독자들을 위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차별어인지조차 모르고 쓰는 차별어부터
은근히 차별을 부추기는 생활 속 차별어까지
우리가 경계해야 할 네 가지 유형의 차별어 240여 개와 그 대안어 제시
저자는 차별어를 “사회적 약자 또는 특정 대상을 직간접으로 부정하며 무시하고 경멸하거나 공격하는 낱말, 구, 문장 등의 모든 언어 표현”이라 정의한다. 그중에서 어휘를 중심으로, ‘이런 평범한 말에도 누가 상처를 받는다고?’ 싶은 차별어부터 ‘정말로 이런 못된 말까지 만들어 쓴다고?’ 싶은 차별어까지 두루두루 실려 있다.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 사회 저변에 뿌리내려 우리 감각을 마비시키고 차별어가 차별하는 대상을 비판 없이 차별하도록 부추기는 차별어들이다.
1장에는 노골적 차별어들이 실려 있다. ‘노골적 차별어’란 말하는 사람이 분명한 차별 의도를 가지고 말한다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나 누구나 차별어로 인식하는 말이다. 나이가 많다고, 젊다고, 어리다고 업신여기는 ‘늙은것, 젊은것, 어린것’, 특정 종교에 대한 반감을 강하게 드러내는 ‘개독교, 개슬람, 땡중, 점쟁이’가 그렇다. 특정 직업을 하찮게 여기며 무시하는 ‘노가다, 잡상인, 철밥통’도 마찬가지다. 장애인을 비하하거나, 그 같은 장애를 지니지 않은 사람을 욕할 때도 쓰이는 ‘미친놈, 벙어리, 애자, 절름발이’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2장에서는 비대칭 차별어들을 다룬다. 그 자체로는 차별 의도가 담겨 있지 않지만 다른 어휘와 관계를 지으면 차별적인 의미가 드러나는 말들을 ‘비대칭 차별어’라고 한다. ‘남경, 남교사, 남배우, 남의사’ 같은 대칭어가 따로 없는 ‘여경, 여교사, 여배우, 여의사’가 이에 해당한다. 꼭 여성에게만 직업명에 불필요하게 성별을 드러내는 접두사 ‘여-’를 붙여 전문 직업인이 아니라 여성으로 먼저 보게 만든다. 여성보다 남성을 앞세우는 ‘신랑 신부, 아들딸, 부모’ 같은 말들도 비대칭 차별어이다. ‘친할 친(親)’을 쓰는 ‘친가, 친할머니, 친할아버지’와 ‘바깥, 남 외(外)’를 써서 거리감을 두게 만드는 ‘외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전혀 균형적이지 않다. ‘댁’으로 존칭하는 ‘시댁’과 달리 ‘가’로 존칭하지 않는 ‘처가’도 다분히 차별적이다.
3장 ‘관습적 차별어’로는 ‘미망인’, ‘도련님, 서방님, 아가씨’, ‘정상인’, ‘선택 장애’ 등이 실려 있다. ‘남편을 따라 죽지 못한 사람’이라는 뜻인 ‘미망인’이 정말 ‘과부’를 높여 부르는 말일까? 남편은 아내의 동생을 ‘처남, 처제’라고 하대하며, 아내는 남편의 동생을 ‘도련님, 서방님, 아가씨’라고 존대하는 것이 어째서 자연스러울까? ‘장애인’의 반대말은 과연 ‘정상인’일까? 좀처럼 선택을 하기 어려울 때 “나 선택 장애인가 봐”라고 하필 ‘장애’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여인을, 아내의 동생을, 장애인을 차별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이런 말들을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쓰고 있는 것은 예로부터 사회적 관습에 따라 습관적으로 써 왔기 때문이다.
4장에서 다루는 ‘다의적 차별어’는 비차별적 의미와 차별적 의미가 함께 있는 다의어들이다. 차별할 의도가 없었더라도 말하는 맥락에 차별의 뜻이 담기면 차별어라고 판단할 수 있다. ‘흑진주’는 어두운 피부를 가진 여성들을 수식하는 별칭으로 많이 쓰인다. 찬사를 보내려는 마음뿐일지라도, 이 같은 맥락에서는 불필요하게 ‘흑’으로 피부색부터 강조하고 ‘진주’로 여성임을 부각한다. 그들의 재능, 성과, 업적은 피부색과 여성이라는 성별에 가려지게 만든다. ‘외눈’도 편향적인 시각, 왜곡된 시선을 비유하는 맥락에서는 한 눈을 잃은 시각장애인을 비하하는 것이나 한가지다. 두 눈 아닌 한 눈만 가지고는 세상을 객관적으로 볼 수 없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게이’나 ‘레즈비언’처럼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말들도 객관적으로 그들을 가리킬 때는 차별어가 아니다. 하지만 “어머, 저 사람이 게이(또는 레즈비언)래!”라고 이상하게 생각하며 조롱하는 듯 가리키면 차별어이다. 상대의 성 정체성과 상관없이 여성스러운 남성에게 게이 같다고 하거나, 남성스러운 여성에게 레즈 같다고 하는 맥락에서도 마찬가지다.
차별어 없는 세상, 차별받지 않을 권리
오해와 편견으로 차별하고 혐오하며 배제하는 대신
이해와 공감으로 배려하고 존중하며 함께할 시간
‘라도’와 ‘개쌍도’, ‘전라디언’과 ‘경상디언’, ‘여혐’과 ‘남혐’, ‘김치녀’·‘된장녀’와 ‘개저씨’·‘냄져’ 등 서로에 대한 반감과 적대감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차별어들이 무수히 만들어지고 있다. 대개는 오해와 편견 속에서 하나의 말이 먼저 만들어지면 그에 저항해 다른 말들이 또 생겨나는 식이다. 차별어 양산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는 “그렇게 차별받고 싶다면 차별어를 쓰세요!”라고 역설한다. 다양한 사회적 관계를 맺으면서 나도 언제든 차별어 대상이 되어 차별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별어는 당연히 의도적으로 써서는 안 된다. 하지만 내가 무심코 재미로, 습관으로, 유행하는 말이라 던진 차별어도 남에게만 상처를 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자신에게 고스란히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차별어 대신 어떤 말을 대안어로 쓸 수 있을까? ‘개독교, 개슬람, 라도, 개쌍도, 전라디언, 경상디언’ 등 원래 형태를 왜곡한 비하어는 ‘기독교, 전라도, 경상도, 전라도민, 경상도민’ 등으로 기존 말을 쓰면 된다. 남성 대칭어 없이 ‘여경, 여교사, 여배우, 여의사’ 등 불필요하게 성별을 밝히는 직업명들은 ‘경찰, 교사, 배우, 의사’ 등으로 충분하다. ‘신랑 신부, 아들딸, 부모’ 등은 그 순서를 바꿔도 어느 한쪽 성별을 앞세우기는 마찬가지이므로 ‘신혼부부, 자식들, 양친·어버이’ 등 맥락상 적절한 대안어로 바꾼다. 부계 혈통에 유리한 ‘친가/외가, 친할머니·친할아버지/외할머니·외할아버지’는 ‘아버지의 본가/어머니의 본가’, 똑같이 ‘할머니·할아버지’ 혹은 ‘거주 지역명+할머니·할아버지’로 부르면 좋다. ‘미망인’은 ‘고 ○○○ 님의 부인’, ‘도련님, 서방님, 아가씨’는 ‘○○ 씨’, ‘정상인’은 ‘비장애인’, ‘선택 장애’는 ‘선택하기 어려움, 선택 어지럼증’으로 고쳐 쓴다. 신조어를 비롯해 대안어가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 차별어들은 대안어를 공부하거나 적절하게 중립적, 객관적으로 풀어서 표현해 준다.
물론 차별어를 없앤다고 우리 사회의 차별 문제가 온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차별어가 문제의식 없이 쓰이는 한 차별은 분명 끊임없이 재생산된다. 그러니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말들부터 누군가를 차별하며 깊은 생채기를 내고 있지 않은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오해와 편견 대신 이해와 공감으로 상대를 조금만 배려해 말하면 모두가 존중받으며 함께하는 따뜻한 세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차례
머리말_ 말은 세상을 비추는 거울
이 책을 읽기 전에_ 위험한 네 가지 차별어
1장 아예 쓰지 말거나 당장 바꿔야 할 노골적 차별어
2장 구별과 차별을 구분해야 할 비대칭 차별어
3장 무의식을 지배하는 관습적 차별어
4장 의도와 맥락으로 구분해야 할 다의적 차별어
맺음말_ 차별어 없는 세상, 차별받지 않을 권리
저자 소개
김슬옹
세종대왕, 헐버트, 주시경, 최현배의 뜻을 이으며 한글 지킴이와 가꿈이로 살아가는 한글운동가이자 해당 분야의 박사 학위를 세 개나 받은 한글학자이다.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대학원 박사 학위(훈민정음 해례본학), 상명대 국어국문학과 대학원 박사 학위(훈민정음·한글 역사), 동국대 국어교육학과 대학원 박사 학위(국어교육)를 받았고, 《훈민정음》 해례본 원본(1446, 간송본)을 최초로 직접 보고 해설하기도 했다.
현재 세종국어문화원 원장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한글학회 이사, 외솔회 이사,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객원교수,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전문위원, 훈민정음가치연구소 소장 등도 함께 맡고 있다. 저서로는 《길에서 만나는 한글》, 《한글교양》, 《한글혁명》, 《훈민정음 해례본 입체강독본》, 《조선 시대 여성과 한글 발전》 등 한글과 관련한 110권(공저 70권)을 저술했고, 140여 편의 학술 논문, 대중 칼럼 1,000여 편을 발표했다. 그 학술 연구 공로로 38회 외솔상, 40회 세종문화상 대통령상을 받았으며 한글 운동 공로로 2013년 문화체육부장관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