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저녁부터 꽃샘추위라고 제법 차가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춥기는 어제 저녁이 가장 추웠는데 그저께 밤에도 늦은 시간에 버스정류장에서 떨었습니다. 아이들 자습이 열 시에 끝나서 바로 나와도 집에 오면 열한 시가 조금 넘어가는데 옷을 얇게 입고 나가서 정류장에 서 있는데 힘들었습니다.
버스를 세 번 바꿔타는 출퇴근이라 한 번에 5분씩만 지체가 되도 추위에 떠는 시간이 꽤 길어지는데 처음 탄 6623번이 정류장에 설 때 보니 앞에 673번이 빨간불에 걸려 서 있었습니다. 그래서 고맙다는 인사말을 기사님께 큰소리로 외치면서 뛰어갔는데 파란불로 바뀌면서 버스가 출발해버렸습니다. 허탈해서 쓴 웃음을 짓고 있는데 6623번 버스가 제 곁에 와 서고 버스문이 열리더니 기사님이 얼른 타라고 하갈래 영문을 모른 채 올라갔다니 앞에 간 버스를 다음 정류장에서 탈 수 있으니 카드 찍지 말고 기다리고 하길래 그렇게 했더니 정말 앞차를 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추운 날씨에 정말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기분이 좋아서인지 다음 두 버스도 바로바로 연결이 되어서 집에 들오가니 열한 시가 넘지 않았습니다. 늘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기사님들께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다니지만 정말 고마웠습니다.
꽃샘추위가 아무리 기승을 부려도 오는 봄을 막지는 못할 것입니다.
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