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19일 종북 논란의 중심에 섰던 통신당이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은 정치적 의미가 매우 크다. 그리고 뒤를 이어 실질적인 통진당의 수(首) 이석기 또한 1개월 뒤 대법원 판결에서 내란음모 선동죄로 징역 9년 형을 선고 받음으로 사실상 소멸되고 만다. 이석기와 통진당을 정치권에 유입에 혁혁한 공을 세운 새민련의 한명숙 전 의원이 지난 달 정치자금법 위반죄로 징역형을 받고 구치소에 수감된 것도 절묘한 운명이다. 둘의 공통점은, 정치탄압의 희생자로 엮였다는 항변과 또 구치소 들어가기 전 화려한 출정식으로 세력 규합을 잊지 않은 점이다.
그들은 재판 과정에서 묵비권을 행사하여 조사에 협조하지 않은 공통점도 가졌다. 그리고 자신들의 죄는 인정하지 않으며 사법부의 존재가치를 부정하는 점도 빼 닮았다. 오늘 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항소심 판결에서 법원은 허위사실 공표혐의는 인정하나 악의적 의혹이 아니라고 선고유예를 선고하여 교육감 직을 유지시켰으나 검찰은 곧바로 상소할 것으로 보인다. 최종 대법원 판결에서 벌금형이 확정되면 곽노현 전 교육감에 이어 최근에 두 번째 불상사가 되는 셈인데 모두 사회 지도층 인사란 점이 매우 충격적이다. 죄 질도 다양하여 사상범에서 뇌물 범, 허위사실 유포 죄 등 현란하다.
그리고 서울 시장 박원순의 아들 병역 비리 의혹 문제도 용광로처럼 뜨겁다. 박 시장 측은 과거에 무혐의 처분 받은 사건인데 특정 언론사가 왜곡 보도함으로써 명예훼손 됐다며 법적 대응 운운하며 사태를 더욱 달구고 있다. 시민단체의 고발로 검찰 수사가 불가피한 사건이라 언론이 침묵하는 건 더욱 이상한 것이다. 과거 이회창 옹의 아들 병역비리 문제는 각 지상파 방송사들이 장장 6개월 이상 우려먹었다. 사실이 아니라고 항변해도 소용없었다. 매 번 새로운 비리증거라며 들이대니 누구 말처럼 미치고 환장할 지경이 스스로 무너지고 만다.
박 시장 아들 문제도, 의혹을 제기하는 측에서 새로운 증거자료를 제시하며 과거의 잘못된 조사를 재조사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 반응 없던 박 시장이 언론 보도가 되자 못 참겠다는 듯 짐짓 화를 내며 과거 무혐의만 처분 받은 사안을 왜 지금 와서 또 시비 거느냐 다. 사태가 이렇게 확대되자 일부 시민단체들 중심으로 주민소환제 서명을 받는 등 반향(反響)이 예사롭지 않다.‘갈 때까지 가 보자’다. 더욱 한심한 것은 개인의 일을 서울시가 나서서 방어하는 듯 한 태도다. 법적 변호인이 나서서 해명할 것으로 정무부시장이 나선 것도 서울시가 요새화가 됐다는 증거다. 메르스 사태처럼 한밤중에 직접 나타나‘나는 지금부터 서울의 법무본부장이다’라고 할 법 한데.
좌파 진영은 3~40년 전의 사건도 재심, 3심을 통해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지 않았는가. 박 시장의 아들 병역 문제가 새로운 증거가 드러나면 당연히 재조사하여 의혹을 해소하는 게 맞는 것이지 재검사 못하겠다고 우긴다면 더더욱 의혹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사태가 점차 위태롭게 전개되자 문재인 대표는‘박주신 병역비리 들추기는 박원순 죽이기’라고 하며 또 푼수처럼 주절댔다. 적어도 문 대표는 이 일에 입 다물어야 한다. 이회창 병역 비리 조작에 김대업이란 희대의 사기꾼과의 합작을 생각하면 말이다. 그의 주장대로라면‘이회창 죽이기’한 사람이 누군가.
며칠 전 새민련의 사무총장, 원내대표를 역임한 박기춘 의원의 구속사건 외에 현 새민련의 의원들 12명(한 다스)이 재판에 계류 중이거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미 새민련은 소생하기 어려울 정도로 데미지를 입었다. 민생 정치는 허울 좋은 개살구요, 허구한 날 이들이 무엇을 했는가? 새민련이 파산 직전에 비대위원장을 역임했던 문희상 의원은 자신의 처남 특혜와 관련하여 여야 의원 모두에게‘사실 무근’의 문자를 다 보냈다는 보도가 우리를 너무 슬프게 한다. 법정에서 따질 생각은 않고 동료들마저 끌어들여 외압 행사 하겠다고 설치는 문희상이 참으로 추(醜)하다.
며칠 전 한명숙이 구치소에 수감되기 전 문재인을 포함하여 친노 짝패들과 비밀 회합을 한 것도 한명숙이 지령 내리듯 한 발언은 이들이 얼마나 조직화 됐는가를 단적으로 대변해 주는 것이다. 여기서 한명숙은 대선 전에 감방에서 나오게 되어있으니 그때 가서 대권 후보를 돕겠다는 뉘앙스의 메시지를 남긴다. 참 개념 없다. 누가 될지 모르지만 야권 후보들은 모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을 것이다. 한명숙의 손을 잡는 순간 결과가 너무 참담할 것을 그들 스스로가 너무 잘 알 것이다. 이것이 좌파 진영의 줄거리며 몰락의 전조(前兆) 현상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95년 12윌 3일 머물고 있던 경남 합천에서 경찰에 구속, 안양교도소에 수감된다. 12·12및 5·18사건을 수사한 서울지검 특별수사본부는 이 사건의 핵심 피고소고발인인 전두환에 대해 서울지법으로부터 내란 및 군 형법상 반란수괴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발부받아 합천에서 집행한 것이다. 그는 검찰 조사는 승복 못하지만‘사법부가 내린 판결은 수용하겠다’며 순순히 응했다. 그리고 교도소에서 장장 23일간의 단식을 실시 초췌한 모습의 그가 눈에 선하다. 좌판 진영의 범법자들, 당신들이 전두환을 나무랄 자격이 있는 자들인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