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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게시판에 들어오는 분들 중 석박사, 특히 박사 학위 취득에 관심이 많은 분들 있을 겁니다. 어떤 마음 가짐으로 박사를 하겠다고 결심했는지 모르지만 앞으로 박사를 하려고 하는 분들 많이 힘들거 같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박사를 하려고 하는 이유가 대부분 비슷할 겁니다. 더 좋고 안정된 직업을 갖는 거. 표면적으로 연구가 좋아서 한다고 하지만 이 연구 또한 안정된 직업이 확보된 상태에서 가능한 얘기입니다.
그리고 가장 안정적이면서 연구를 할 수 있는 분야인 교수직을 원하게 됩니다.
저 또한 이런 꿈이 있었고 외국물 먹으면서 석, 박을 했는데 요즘엔 참 암울하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외국 생활도 정리하고 싶고 언어 문제 없이 하루라도 편하게 살고 싶어서 고국에 돌아가고 싶은데 쉽지가 않네요. 석, 박사 동안 정말 불안한 신분으로 간신히 하루 하루 버텼는데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절망적이네요.
박사까지 생각하고 있는 분들 신중히 결정하세요.
최근 한국 대학교들의 교수직 공고를 보면 입이 쩌~~억 벌어집니다.
다양한 어휘를 구사하는 능력이 필요해서인지 몰라도 화려하지만 무서운 어휘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강의 전담 교수, 연구 전담 교수, 비정년 트랙 등등 참으로 많은 일자리가 새로 생기고 있습니다.
위 의 자리들의 공통점은 "비정규직" 또는 "계약직"입니다. 그러면서 자격 요건은 정규직 뽑을 때처럼 화려한 스펙을 요구합니다. 연봉도 많이 후려치고 있고요. 비정규직이나 계약직이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쟤계약이 많이 어렵다는 겁니다. 이제 교수 사회에도 비정규직을 뽑는 사회가 되어 버렸네요.
그런데 이에 더해 몇몇 학교들이 장난을 치는거 같아요.
실례로 모 대학교에서 정년 교수직 채용 공고를 내고서 나중에 지원자들 면접을 보면서 1년 정도 계약직 후 정규직 전환하는 것으로 말을 바꾸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모 대학교에서 연구 전담 교수를 채용하면서 한달 월급으로 계산하면 2백만원 정도를 제시했다고 합니다. 물론 계약직이고 재계약 조건이 자기 연봉의 몇배의 연구 자금을 따 와야 한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참으로 많은 악덕 채용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대학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 입니다. 겉으로 보여주기 위해서 채용하고 버리고, 또 뽑고 버리고... 악순환이죠.
그런데 이런 현상이 정부 기관에서도 벌어지고 있죠.
최 근 정출연에서 나온 공고를 보면 정규직 채용이 거의 없습니다. 있다면 경쟁률이 장난이 아닙니다. 정출연 공고에서 조차 "계약직", "별정직"이라는 단어가 버젓히 쓰이고 있습니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이라서 함부로 정규직 채용을 할 수는 없겠지만 저기 쓰레기 작업하는데, 어떤 이익이 창출될지도 모르는 강 청소하는데 몇 십조 씩 쓰지말고 이 돈으로 정출연 좀 제대로 돌아가게 했으면 좋겠는데...
최근 또 하나 이공계 생들을 좌절하게 하는 일이 생겼죠. 과학 밸트 어쩌구 저쩌구... 생기는 건 좋은데 정치의 희생양이 되어가고 있죠. 이공계 종사자들의 의견 따윈 듣지도 않고 들을 생각조차 안하고 있죠.
박사까지 생각하고 있는 분들 많은 고민이 필요한 때입니다.
1. 박사까지 생각하고 있지만 꿈이 확실치 않을 경우
공 부할 마음을 정했으니 방향만 바꾸면 됩니다. 로스쿨, 의전원, 약대, 치대, 변리사 등등 많죠. 이 길이 좋습니다. 이유는 힘있는 단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공계를 대표하는 힘있는 단체가 없죠. 전문 지식을 가진 사람을 길러내는 곳이지만 힘이 없어서 공급되는 인력을 조절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위에 언급된 분야는 워낙 힘 있는 단체들이 많아서 자체적으로 인력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이런 직업을 갖기 위해서 박사 꿈을 버리시고 그 공부할 의지를 다른 곳에 쓰세요. 이게 현명한 선택이 될 겁니다. 세금은 꼬박 꼬박 내면서 힘이 없어서 맨날 당하기만 하죠.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기만 하고요.
2. 박사까지 생각하고 있고 가야할 길을 정확히 알고 있을 경우
1) 외국으로 나가세요.
요 즘 국내 대학들도 경쟁력이 있다. 박사는 자기 하기 나름이다. 이런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밥그릇 때문에 그렇죠. 교수들 입장에서 박사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일을 해야하니까요. 외국으로만 나가면 많은 문제가 생기게 되니까 이런 말들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릇 자체가 다르다"
국내와 외국 (특히 미국) 박사 재학생들의 그릇 자체가 다르고 생각하는 수준도 다릅니다. 나와 보세요. 여기서 공부하는 한국, 중국, 인도 학생들 대부분 자기 학교에서 날리던 애들입니다. 수석, 차석 졸업 등등 학점 4.5 만점 (성대 기준)에서 4.0 넘는 애들 태반입니다. 장학금 한 번 안 받은 애들 보기 힘들고 국가 장학금 들고 와서 편하게 공부하는 애들도 많습니다.
수업 시간에 교수 힘들게 하는 질문하는 학생들도 있고 수업 진행에 차질이 생기니 수업 후 개인적으로 얘기하자라고 교수가 말할 정도의 질문을 던지는 애들도 있어요.
이 곳 게시판에도 가끔 올라오는 질문이 국내 대학원 진학시 PKS 진학이냐 자대 진학이냐 입니다. PKS 애들은 미국 갈 생각하고 있고 성대생들은 PKS 갈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점이 3.5 이상이면 나쁜것도 아니고 얼마든지 미국에서도 성공 가능한데 PKS냐 자대냐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박사가 최종 목표이면 PKS냐 자대냐 고민하지 마세요. 무조건 미국입니다.
2) 자기가 아는 게 전부라고 확신하지 마라.
매년 이맘때 되면 신문에서 난리가 나죠. 어떤 기업이 상여금으로 얼마를 지급했다라고..
한 국 공학계의 특징은 통신, 반도체, LCD에 집중되어 있다는 겁니다. 물론 자동차도 있지만 한국서만 통하죠. (제가 최근 들은 말 중 자기 차가 현대차인데 이제 토요타로 가야 한다고. 한국차 안 믿는다고. 그래서 왜 현차 샀냐고 물으니까 10년 워런티 때문에 샀다고. 그것도 이제 마일리지가 다 차서 10년 되기 전에 워런티 끝날거 같다고 이제 토요타로 넘어간답니다.)
통신은 갈라파고스 섬 된지 오래이고. CDMA 상용화 성공 이후 아무것도 없죠. 이제 죽어가고 있는 CDMA죠. 갈라파고스 섬 되어 가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을 텐데 뭐 했는지 통 이해가 안됩니다. 일본이 통신의 갈라파고스 되고 나서 무덤 속으로 들어간 걸 보고도 아직 갈라파고스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거 보면 뭐 하자는 건지 이해가 안 됩니다.
반도체는 잘 나가고 있죠. 정확히 말해서 반도체에서 잘 나가는게 아니라 메모리만 잘 나가고 있죠. 반도체는 크게 두 분야로 나뉩니다. 메모리와 비메모리죠. 이 두 산업의 규모가 비슷합니다. 반도체 시장의 반씩 나누어 먹고 있죠. 근데 이 두 산업의 가장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대기업 위주냐 중소기업 위주냐 입니다.
메모리는 돈이 생명입니다. 돈 많은 거대 기업이 뛰어 들어서 돈 싸움을 하죠. 이를 치킨 싸움이라고 하죠. 다른 곳이 죽을 때까지 돈으로 버티면 됩니다. 여기서 한국이 이기고 있죠. 그리고 그 이득을 크게 보고 있죠. 그 곳에 소속된 사람들만. 하지만 문제점은 대기업 독점이라는 겁니다. 메모리 분야에서 벤쳐 기업이 생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국가 차원에서는 꼭 좋지만은 않지요. 일자리가 대기업의 의지에 의해서 창출 되느냐 마느냐가 결정 되니까요.
반대로 비메모리는 중소기업 위주입니다. 기술력, 아이디어 이것만 있으면 됩니다. 한국이 메모리의 성공으로 돈잔치하고 샴페인 떠트리고 파티하고 있을 때 미국, 일본, 대만은 비메모리에서 저 멀리 도망갔죠. 이제 한국이 쫓아가지도 못 할 정도로 도망가 버렸죠. 이런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은 비메모리 키워야 한다고 말만하고 오히려 줄이고 있죠. 그렇다고 벤쳐가 생길 수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 비메모리가 일자리 창출하기 정말 좋습니다. 대부분 벤쳐에서 시작합니다. 아이디어 하나로 시작해서 거대한 기업으로 성장을 합니다. 저기 실리콘 밸리의 Marvell 보세요. 벤쳐에서 시작해서 5000명 정도 고용하고 있으니까요. 여기서 생기는 의문이 반도체 회사는 공장이 필요한데 어떻게 비메모리 벤쳐가 공장을 지울 수 있냐? 입니다. 비메모리는 자체 공장이 필요 없습니다. 대신 만들어 주는 공장만 가진 기업들이 있습니다. 이 시장을 대만이 먹었습니다. TSMC, UMC... 한국에 조금 있고 대기업 중 하나가 최근 시작했다고 하는데 대만 쫓아 가려면 한참 멀었죠.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핸드폰 뜯어 보세요. 미국, 일본, 대만이 핸드폰 부품 다 잠식했죠. 한국은 메모리, LCD 그 외는 없죠. 그나마도 중국이 메모리, LCD 장사 시작하면 언제 잡힐지도 모르죠. 그러면서 언론에서는 아이폰은 한국이 만들었다 떠들고 있고 한숨만 나옵니다.
LCD는 메모리랑 비슷하죠.
제가 위의 예를 들은 이유는 여러분들이 수업 시간에 접하는 내용이 여러분을 옭아 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메모리 수업은 한국에 딱 하나 있습니다. 전자회로. 이마져도 어렵다고 다들 안 합니다. 전공 필수도 아닌곳도 많고요. 이 과목에 기반해서 생긴 기업들이 지금의 실리콘 밸리를 만들었는데 그냥 너무나도 쉽게 무시해 버리고 있죠.
여러분이 접하고 보고 듣고 있는 모든게 여러분의 선택의 자유를 빼앗고 있습니다. 꼭 정보는 미국 정보와 한국 정보를 같이 접하고 비교하셔야 합니다.
3) 외국 생활을 각오하라.
박 사를 하고 싶다면 꼭 한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도 먹힐 분야를 하세요. 위에서 언급한 메모리나 LCD는 몇 국가를 제외하고는 소용 가치가 없습니다. S메모리에서 몇년 일하고서 미국으로 이주하려는 분들이 가지는 가장 큰 착각 중의 하나가 그 회사서 일한 경력이 엄청난 것인 줄 안다는 겁니다. 실제와 현실은 항상 다르기 때문에 살아가는 재미가 있는거죠.
박사 후 교수가 되길 원하시면 미국, 캐나다, 호주, 유럽 등등 많습니다. 하지만 살아 남기는 쉽지 않습니다. 연구원으로 살고 싶으시면 칼퇴근, 주말 보장 해주는 기업 널리고 널렸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연구 하게 해주는 기업, 연구소 많습니다. 하지만 실력이 보장이 되어야 겠지요.
4) 이직을 당연하게 받아들여라.
저도 외국물 먹기 전에는 이직을 좀 안 좋게 봤습니다. 하지만 외국물 먹고나서 완전히 반대 입장으로 돌아섰습니다. 이직은 연봉 올리는 방법입니다. 한국은 동종 업계 이직 금지.. 뭐.. 이런식의 쓰레기 법안이 있는거 같은데... 미국이란 나라는 자유롭게 돌아다닙니다. 이직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연봉, 복지, 그리고 생활 환경입니다. 이직을 하게 될 경우 새로이 가게 될 회사에서 이주 비용을 보상해줍니다. 면접을 볼때도 비행기표, 호텔 비용, 렌트 카 비용, 밥값. 기름 값, 주차비 전부 지원 해 줍니다. 면접 보러 가기 전에 이름만 알려주면 자기들이 알아서 다 예약해서 예약 확인서만 지원자에게 보내줍니다. 이직을 왜 하려고 하는지만 명확하고 이전 직장에서 추천서만 받을 수 있다면 이직을 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직을 할 때 추천서 써주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매니저들도 많습니다. 이유는 자기 부하 직원들이 자기 회사에서 평생을 일할거라고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보통 4-5년 일하면 이직을 고려합니다. 연봉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한국에서 생활을 하게 되면 꿈만 같은 얘기입니다. 벤쳐에서 출발해서 대기업 매니져 자리까지 올라가는게 미국에선 불가능한 얘기는 아닙니다.
5) 학부생이라고 맹목적으로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지 마라.
학 부생 시절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는건 좋습니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당연하다고 받아들입니다.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약간 다릅니다. 다양한 분야를 하되 꼭 다른 전공에서 해야 합니다. 기계과 학생이 기계과 수업만 죽어라 들으면 남들이랑 다를게 없습니다.
요즘 미국 교수 직 공고의 특징이 다양화입니다. 생물학 박사 학위자가 전자과 수업을 듣습니다. 이유는 펀드 따는데 필요하니까요. 기계과 박사 학생이 전자과 교수랑 일하면서 코딩하고 있습니다. 당연한겁니다. 요즘 연구가 한 분야만 판 사람들에겐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요즘 뜨고 있는 태양열도 태양열에만 집중하면 펀드가 없습니다. 다른 분야와 접목을 해야합니다.
전자과 학생이 통신을 하겠다고 하면 이 통신이 어디에 가장 잘 적용되고 있는지 알아보고 그 분야를 공부해야 합니다. 이게 제가 생각하는 다양한 분야를 공부한다는 겁니다.
박사를 하되 다른 최소 한 분야 정도는 석사 생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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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참고로 이글은 제 동아리 선배분이 성대사랑이라는 게시판에 적은 글을 유용하다고 생각하기에 옮겨왔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ㅋㅋ 눈낮추는게 관건인듯
아가리 다 닥치고 진짜9급 공무원해라. 그 돈 시간 노력이면 편안하게 돈받으면서 살수 있다.
저기.. 그냥 제 생각인데 9급으로 평생 벌 돈 + 자기 어느정도 생활할돈 있으면
9급 안하는게 나을텐데요~
자기 꿈을 위해 대학원가고 이것저것 할수도있지않을까요~
애초에 대학부턴 필수교육이 아니기에 자기 만족이나 기타 필요에 의해 공부하는건데 ㅎㅎ...
원래 이런저런 가정상황이 있잖아요~
애초에 집에 돈이 그정도 있으면 굳이 9급에 목 안매달고싶네요... 그 직렬에 꿈이 있다면 모를까 ㅎ
자본주의잖아요 ㅎ 공산주의처럼 다 같은 재산 가진것도 아닌데
일률적으로 말하지마세요 부자도 있고 거지도있는게 사회임..
물론 그렇다고 제가 부자란 말은 아니지만
9급공무원 해도 다 편하게 산다 ㅎㅎ 머하러 스트레스 받으며 사냐
ㅋㅋㅋㅋ 아니 애초에 9급공무원으로 평생벌돈은 있으니까 9급은 안해겠다고요 쉽게말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