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면 외출하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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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언젠가부터 밤이면
예쁘게 차려입고 외출을 한다.
그리고 아침이면 술냄새가
가시지 않은 상태로 들어오셨다.
나도 눈치가 있는지라 엄마가
당연히 술집에 나가는 것이라 여겼다.
아버지는 일찍돌아가셨고
우리를 키우기 위해
술집을 나가시는 것이라 생각했다.
동생 현수는
벌써 키우기가 힘들다며
멀리 친척집에 맡기고
나만 키우고 계신 엄마에게
술집에 나가는
엄마를 난 원망할 자격은 없다.
아침이면 잠을 잠깐 붙이고
어머니는
다시 식당에 나가 일을 하신다.
그리고 다시 저녁이면
옷을 예쁘게 차려입고 나가신다.
어느날 엄마가 아침에 들어와
또 술에 너무 취해 들어오셨다.
그리고 혼자 울고 계신다...
손님에게라도
무슨일을 당하신것인지..
어린 나이에 난 너무나 상처가 되었다.
창피했다.
그날 난 학교에서 괜히 아이들에게
싸움을 걸어 선생님에게 무척 혼이 났다.
학교선생님이
어머니를 내일 오라고 한다.
난 갑자기 엄마가
학교 오는것이 창피했졌다.
술집에 다니는
엄마가 학교 오는것이 창피해서
엄마에게 말을 하지 않았다.
그날저녁 엄마가
내게 화를 내며 이야기 하셨다.
"어제 너희
담임선생님께서 전화를 하셨다.
아이들하고 싸워서 엄마 오라고
했는데 왜 안오셨나고?
왜 엄마한테 이야기 안한거니?"
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날 저녁 엄마는 유난히
더 이쁘게 차려입고 나갈 준비를 하신다.
난 정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엄마.. 거기 안가면 안돼?
우리 둘이 먹고사는데 그런데 꼭 가야되?"
엄마는 나의 말을
이해 못하는 표정을 하고 계셨다.
"현철아.. 너도 오늘 같이 가자..
옷 입어라."
난 엄마의 말에
그냥 순순히 옷을 입고 따라나섰다..
어딜 가는걸까?
우리가 간곳은
큰 병원의 중환자실이었다.
"현철아..
그동안 이야기 못해서 미안하다."하며
엄마는 흐느껴 우셨다.
그곳에 내동생 현수가
산소호흡기를 하고 누워 있었다.
박사님 말씀으로는
현수가 백혈병 말기로
이제 작별인사를 할때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얼마 전까지만해도
의식이 있었는데 이제 의식조차
없을 정도가 되었다고 한다.
엄마는 현수 병원비를
벌기위해 식당에서
돈을 벌고 저녁엔
옷을 이쁘게 차려입고
현수를 간병하러
병원으로 간 것이었다.
오는길엔 마음이
아파서 소주 한병을 꼭 드시고
오신것이 습관이 되셨던 것이다.
난 그런 엄마를 술집에
다니는 여자로 알고 있었다니
현수가 중간에 의식을 차렸을때
간호원에게 한말이 있었다고 한다.
"우리 엄마 참 예쁘지?"
엄마는 세상을 떠날 현수에게
만큼은 가장 예쁜엄마로 남고 싶었던것 같다.
난 그런 엄마를
가장 창피한 엄마로 생각했었다.
난 현수의 손을 꼭 잡고..
울고만 있었다.
다음날 나는 엄마에게 함께
예쁘게 차려입고 외출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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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면 외출하는 엄마
조선의 국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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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25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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