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리퍼블릭지의 페드로 고메즈 기자는 최근 김병현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글의 논지는 김병현이 자신이 마무리 전문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김병현 자신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성공을 위해 중요한 일이라는 것이 고메즈 기자의 주장이다.
나는 그의 주장에 동의한다. 김병현은 셋업맨 또는 마무리 전문으로 딱 맞는 투수이다. 이는 김병현을 평가절하 하자는 것은 아니다. 어떤 분야이든 자신에게 맞는 역할이 있는데 김병현은 구원투수가 되는 것이 성공을 위한 지름길이다.
선발 투수로서의 김병현은 부족함이 있다. 하지만 구원투수로서의 김병현은 '거인'으로 느껴진다. 김병현은 일단 체격면에서 선발이 되기 어려운 점이 있다. 갸날픈 몸매인 김병현은 최소 5이닝 이상을 던져야 하는 선발 투수의 몸을 갖고 있지 않다. 또 한 시즌 200이닝 이상을 던질 체력도 갖추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잠수함 투수가 선발로서 성공한 예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잠수함 투수는 오버헤드로 던지는 투수 보다 체력 소모가 많을 뿐만 아니라 아무래도 투구 동작이 느린 편이기 때문에 주자가 나가면 약간은 불리하다.
또 아래로 던지기 때문에 장시간 피칭을 할 경우 옆구리나 허리 부상에 쉽게 노출 된다. 물론 김병현은 선발 투수로 성공해 박찬호처럼 거액의 몸값을 받고 싶을 것이다. 또 불펜 투수는 필요할 때 마다 언제든지 불려 나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강력히 선발 투수가 되고 싶어 한다.
애리조나 리퍼블릭지에 따르면 김병현은 아직까지도 자신을 마무리 전문이 아닌 선발투수감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는 자신의 잘못된 판단과 주변의 잘못된 권유 때문이라고 본다.
김병현은 잠수함 투수 치곤 엄청나게 빠른 93마일의 패스트볼을 던지지만 이는 전력 투구를 할 수 있는 불펜 투수로 기용될 때 가능한 이야기다. 선발 투수로 나오면 힘 조절을 해야 하기 때문에 스피드가 떨어지게 되어 있다.
김병현은 구원투수로서 메이저리그 역사책에 한 페이지를 장식해야 한다. 하루 빨리 마음을 고쳐 먹고 애리조나가 올시즌 좋은 성적을 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할 것이다.
선발투수는 5 일마다 등판하여 6 이닝에서 8 이닝 정도 던지면서 팀이 승리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최근 야구처럼 투수들의 역할 분담이 확실하게 나누어 진 상황에서 선발투수는 그들 나름대로 선발투수로서 자질이 있어야 하고 불펜투수는 불펜투수에 필요한 능력을 갖춰야 한다.
선발투수는 최소한 6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스테미나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또 여러 타선이 돌 때마다 볼배합을 달리하기 위해서 다양한 구종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반면 불펜투수는 매일 매일 나와 던질 수 있는 연투능력과 볼의 위력으로 타자를 제합하는 능력과 승부기질을 타고 나야한다.
때문에 위의 업무 특성으로 인해 선발투수가 더 힘들다, 불펜투수가 더 힘들다라고 단정지울 수 없다.
1 ) 선발투수는 확실한 로테이션이 주어지지만 불펜투수들은 매일 매일 등판을 준비해야 한다.
윗 글을 보면 과연 김병현이 한해에 200 이닝 이상을 소화할 수 있느냐라고 의문을 재기 했는데......올해 김병현의 투구 이닝은 97 이닝.....100 이닝에 육박한다. 이닝 수로는 200 이닝의 절반 수준이지만...... 등판 게임 수를 보면 77 게임....
이는 선발 투수들 보다 2 배에 가깝게 몸을 푸는 데 힘을 소모했다는 말이다. 등판하지 않지만 만약을 위해 몸을 푸는 경우도 많아.....실제로는 3 배가 넘는 많은 게임에서 준비를 위해 힘을 소모했다는 볼 수 있다.
이것은 위 기자가 제시한 김병현이 선발투수가 될 수 없는 큰 이유로 든 '200 이닝 소화 능력이 존재하느냐' 를 정면으로 반박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2 ) 김병현은 선발투수로써 체격 조건을 갖추고 있지 않다? 선발투수엔 체격 조건에 제한이 있나? 참......빈약한 근거이다.
그럼 패드로 마르티네스는 어떤가?
한국 남자 표준에 해당하는 176 센지 미터의 키의 메이저리그 선수는 타자들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김병현정도의 키를 가지고 있는 선수는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타자를 통틀어 한팀에 한두명에 불과하다. 이번이 김병현의 메이저리그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음으로 써 많은 미국 야구 관계자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
아무리 키가 작아도 그 키에 맞는 투구폼을 갖추면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약간 스리쿼터형 투수인 대니 에커슬리가 던진 모습을 보면 얼마나 어색한지 모른다. 큰키에 릴리스 포인트를 낮춰 던지려고 몸을 구부리는 자세가 매우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김병현같은 적은 키를 가지고 어께도 매우 강한 투수들은 매우 자연스럽게 사이드암 유형의 투구폼이 나온다.
3 ) 잠수함 투수는 많은 볼을 뿌릴 수 없고 체력이 빨리 소진되며 부상도 잘 당한다? 투수가 부상을 많이 당한 것은 변화구 같이 몸에 무리가 가는 볼을 많이 뿌려서 그렇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잠수함 투수가 거의 없다. 미국인들 자신들이 투수들 체격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데 잠수함투수를 키울 이유가 있겠는가?
190 센지미터에 가까운 체구를 가진 선수가 릴리스 포인트를 낮추기 위해 몸을 구부린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어색하고 비효율적이겠는가?
때문에 잠수함투수는 일본, 한국, 대만과 같이 체구가 작은 동양야구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잠수함 투수가 체력 소모가 많고 부상도 자주 당해 선수생명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라는 결론이 얼마나 성급한 결론인지는 일본야구에서 활약했던 잠수함투수들을 찾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일본 역대 최고 잠수함 투수라고 할 수 있는 야마다 히사시......그는 일본프로야구에서 20 년간 뛰면서 284 승 166 패, 방어율 3.18 을 기록했다. 방어율 왕도 3 차례 차지할 만큼 뛰어난 구질을 가지고 있고 잠수함투수에게 있어 최고 구질이라고 하는 싱커를 가장 잘 던지는 투수였다고 한다.
현재 주니치드래곤즈에서 투수코치로 활약하고 있으며 올해 초 김병현이 직접 일본에 가 야마다 코치에게 싱커를 전수받으려다 체력보강이 시급해 다음으로 미룬 상태이다.
야마다 코치가 활약한 무대와 김병현이 활약한 무대는 매우 다르지만 ...... 잠수함 투수가 20 년간 장수하였고 또 한 경기에 150 개가 넘게 던지도록 허용하는 일본야구에서 284 승을 올렸다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잠수함투수가 그 투구폼 때문에 체력이 빨리 소모된다는 것은 편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투구 폼보다는 선수 개개인이 얼마나 체력관리를 잘하느냐가 장수의 비결이다.
야마다 코치 이외에 릴리스 포인트가 조금 더 올라온 사이드 암투수로는 요미요리 자이언츠의 사이토 마사키가 있다. 통산 178 승 94 패, 방어율 2.75 를 기록하여 한 때는 일본에서 최고의 투수로 군림했고 최고 연봉을 받는 투수였다.
김병현은 완전한 잠수함 투수는 아니고 사이드암 투수에 가깝다. 그의 릴리스 포인트는 잠수함과 사이드암의 중간 정도이기 때문이다. 김병현이 약 2 개월간의 마이너리그 생활 때 스피드를 높이기 위해 사이드암으로 투구를 시도한 적이 있었는데 구속이 시속 154 킬로 까지 올라갔다고 하니 구속 저하는 투구 폼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 같다.
또 미국 얘들이 토론한 것을 엿본 적이 있는데...... 그 토론에서는 김병현 같은 사이드암이나 잠수함 투수는 오랫동안 던저도 오버핸드보다 덜 피로하다는 내용이였다. 그 예로 미국 국가대표 소프트 볼 에이스 투수인 여자선수 한명을 들었다. 130 개 이상 던져도 지치지 않는다고 하던데.....
우리가 걸어갈 때 팔을 위로 흔든가? 밑으로 흔든가? 멀리 던지기 위해서는 힘을 모아 우로 볼을 던져야 할 것이다. 볼을 밑으로 멀리만 던질 수 있다면 체력소모는 훨씬 줄어들 것이다.
4 ) 선발투수가 되면 구속이 줄어 많이 맞을 것이다? 이게 잠수함 투수와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으나....... 선발투수가 되면 구속이 2 마일 정도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선발투수는 볼의 위력으로 승부를 하는 것이 아니다.
투수는 볼을 던지지 않는다. 투수는 피칭을 한 것이다. 어느 상황에 어떤 볼을 뿌릴 것인지를 알고 있느냐 모르고 있느냐가 1 류 투수가 되느냐 못되느냐를 결정짓는다.
5 ) 기타 김병현이 많은 돈을 받고 싶어 선발투수가 되고 싶은지는 잘 모르겠다.
현재까지 언론에 공개된 선발투수가 되고 싶은 이유는 한국에 자기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그랬나?
미국에 가기 전에 김병현이 한 인터뷰가 생각나는데...... "자기같은 잠수함 투수는 미국에서 안통한다" 며 뒤에서 흉보는 사람들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고 싶다는 내용이였고........ 최근에 읽은 것은...... "제같은 잠수함투수는 미국에서 선발투수는 될 수 없어" 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보란 듯이 성공하고 싶다는 인터뷰를 읽은 적이 있다.
마지막으로 위 기자는 D-Backs 내부 사정을 잘 모른 것 같다.
D-Backs 는 ........ 선발투수는 흉년....불펜투수는 풍년이다.
지금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많은 유망주들 중에 뛰어난 선발투수 감은 사실상 씨가 말랐다. 얼마전에 트레이드 시킨 닉 비어브러트가 그 중에서도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 외 쓸만한 선발투수는 아예 없다고 보면 된다.
반면에 불펜투수는 매우 뛰어난 투수가 많다. 올해 처음으로 매이저리그에서 뛴 브렛 프린스가 그 중 한명이고 더블 A 의 호세 발버드는 지난 퓨처스 게임에 출전한 경력이 있는 98 마일의 빠른 볼을 가지고 있는 마무리 유망주이다. 그의 나이는 22 살.....
또 트리플 A 의 제래미 와드도 있지만 다른 선수에 비해 기량이 조금 떨어진다. 또 부상에서 회복 중인 맷 맨타이도 있다.
앞으로 D-Backs 를 이끌어갈 마무리투수 후보로는 김병현, 맨타이, 프린즈, 발버드.... 4 명이다.
반면 선발투수 감은 전멸이다. 긴급하게 올린 선수가 이미 트래이드 된 닉 비어브러트와 로버트 앨리스인데 앨리스는 나이가 30 살이나 된 중고신인이다.
때문에 올시즌이 끝나고 팀을 리빌딩 할 때 선발을 원하는 김병현은 반드시 자의에 의해서만이 아닌 타의에 의해 선발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노모가 미국에 건너왔을 때 이토록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일본에서 매게임 150 개가 넘는 볼을 뿌려 몸이 망가질 대로 다 망가진 상태에 미국으로 건너와 ......... 데뷰 초반에는 특이한 폼으로 타자를 현혹시켜 깜짝 성적을 올렸으나 몇년 안가 난타당해 매이저리그에서 쫓겨날 것이라고 모두가 예상했다.
하지만 노모는 아직까지 잘 버티고 있다. 그 이유는 뭘까?
바로 노모가 메이저리그에 맞춰 변했기 때문이다. 지금 노모 폼은 노모가 일본과 메이저리그 데뷰 초기에 보여준 폼과 엄청나게 다르다. 노모가 초반에 보여준 폼은 코믹에 가깝게 타자와 장난치는 듯한 폼이였으나 지금 폼은 많은 수정을 가해 괴상한 폼이라는 인상은 안준다.
이는 노모가 변했기 때문이다. 전혀 다른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 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노력으로 비교적 메이저리그에서 장수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사람들은 상황에 맞게 변한다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를 외면하는 것 같다.
"김병현이 선발투수가 되면 C 다, 또는 D 다" 라고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병현이가 아무것도 안하고 현재 그대로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그런 추측을 하는 것이다.
김병현도 자기에게 주어진 자리에 맞춰 변할 것이다.
이 세상에 자기에게 맞는 옷, 맞는 음식만 나올 때까지 기다리거나 찾아가서는 안된다. 자기 입을 주어진 음식에 또 몸을 주어진 옷에 맞춰나가는 것이다.
현재 김병현은 비교적 자기에 주어진 임무를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고 또 선발투수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선발투수가 되면 선발투수에 맞춰 변화를 꾀하면 뛰어난 선발투수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단지 투구 폼 때문에 못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난 개인적으로 선발이든 마무리든 다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선발투수가 되면 C 급 투수, D 급투수가 된다는 식의 단정에는 동의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