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tyle="text-align: left;">저녁 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br>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br><br>내가 사랑하는 당신은<br>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br>동짓달 스무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br><br>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보다는<br>해가 뜨고 지는 일에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 구절초이었음 해.<br><br>내 사랑하는 당신이 꽃이라면<br>꽃피우는 일이 곧 살아가는 일인<br>콩꽃 팥꽃이었음 좋겠어.<br><br>이 세상의 어느 한 계절 화사히 피었다<br>시들면 자취없는 사랑말고<br><br>저무는 들녁일수록 더욱 은은히 아름다운<br>억새풀처럼 늙어갈 순 없을까<br><br>바람 많은 가을 강가에 서로 어깨를 기댄 채<br>우리 서로 물이 되어 흐른다면<br><br>바위를 깎거나 갯벌 허무는 밀물썰물보다는<br>물오리떼 쉬어가는 저녁 강물이었음 좋겠어<br><br>이렇게 손을 잡고 한세상을 흐르는 동안<br>갈대가 하늘로 크고 먼 바다에 이르는 강물이었음 좋겠어...<br> <br>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도종환<br><br>♡~<br>새해에는<br>사랑하며 살기를 다짐하며 ᆢ<br><br>#내가사랑하는당신은 #도종환 #시낭송<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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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린 시절
마을에서 좀 떨어진
과수원 친구집 놀러 가면서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을
자주 봤던 추억...
정겹지요 이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