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 날짜를 보정안해서 날짜가 틀림 2009/07/31
이번 휴가는 지리산의 아침을 느껴보기 위해 실상사 템플스테이에 참가하였다
실상사는 매우 오래된 고찰로 선종의 구산선문 중 처음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첫인상은 매우 소박하고 초라하였다 보통의 절들과 달리 법당의 보수나 중창에 별 뜻이 없는지
불탄 흔적과 다 닳아버린 계단, 나방들이 집을 짓고 있는 마루, 다 떨어진 문짝의 문살들 등
좀 안쓰러운 마음이 다들 들었다고 할정도였다
하지만 템플스테이 건물은 새건물처럼 깨끗하였고
스님들의 공부열기는 대단하였다
돈이 생기면 책을 사서 본다고 하였다
생명 평화 순례로 유명하신 도법스님이 계신 곳이고 주지스님도 번역출판하신 영문학도이고
환경 운동과 생태운동으로 유명하다
그 무엇보다도 해우소가 그 옛날 가기를 두려워했던 시골 외갓집의 그것이었다
똥을 누고나면 톳밥을 갖다 뿌려놓아야 한다 실상사 농장에서 거름으로 갖다 쓴다
그리고는 어디에 카메라를 갖다 대어도 좋은 그림이 될만큼 예쁜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룸메이트는 카톨릭신자, 교회다니시는분인데 절이 자기와 잘 맞는다고 자주 절에 오신다는 분들이었다
이번 참가자들은 20대부터 70대까지 회사원 교사 교수 대학생 경영인 대안학교 고교생 강사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했는데 다 불교에 대해 호감을 가진 사람들로 주로 구성되었고 나의 룸메이트처럼
타종교인들도 많이 참가한다고 했다
실상사는 사회참여적인 성격을 갖고 있어 귀농학교도 운영하고 농장도 운영하며 실제 환경운동 실천에
앞장서고 있고 스님들이 대부분 지성인들로 구성되어있고 공부열기도 대단한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티비나 컴퓨터 자동차소리 이런것들과 격리되어서 3박4일을 느긋하지않고 빡빡하게 보내었지만
그 시간속에 있으면서도 그 시간이 우리에게 나중에 큰의미가 될거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여름이 꿈속에서도 그리운 기억이 나리라 여겨지는 느낌 소중한 느낌이 들었다
해우소의 이용이 갈수록 익숙해지긴 하였지만 불편함은 어쩔수 없었다 그래도 그곳에서는
천왕봉을 보면서 일을 본다는거
해탈교를 지나면 실상사가 평지에 펼쳐진다
새벽안개가 산주위를 아래에서 감싸며 선계에 온 듯 하다던 어떤 분의 말씀
그 안개가 절속으로 들어와 앉아있던 새벽의 모습
천진하게 웃음짓던 스님들 환한 얼굴로 보시하라던 말씀
자신이 하는 말을 들으면서 하라던 말씀 일상이 도라던 말씀
불교는 앞으로 질주하는 현대인에게 잠깜 쉬어 뒤를 돌아보라고 하는 브레이크같은거라던 말씀
나중에 반추하면 나를 돌아보는 좋은 에너지가 될것 같은 나의 큰 밧데리가 생겼다
물론 속세로 돌아오니 금방 방전될것 같아 자주 충전이 필요할것 같지만
이번 휴가는 소비적이 아닌 생산적인 휴가로 기억될거 같다
또한 실상사 작은학교 여름학교에 참가했던 아이에게 많은 변화가 생겼다
친환경이나 생태에 대한 개념이 어렴풋이나마 자리를 잡은것 같고
발우공양이나 식사전 감사 구절 외우기등으로 좋은 식사 태도와 인사성이 생겼으며
못먹던 과일 방울토마토도 먹게 되었다
친구가 자기 아이를 보내고 강추했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겨울에 친구들 선생님과 만나기로 했다며 연락도 주고 받았다
게으른걸 싫어하신다던 담임법사 스님 말씀이 떠올라 나태해질때마다 그 마음을 챙기려고 한다
물론 방전되기 전에 충전을 해야하겠지만 ,,,^^
우리 모두 실상사의 여운이 오래 기억될 것 같다
첫댓글 오래전에 실상사 다녀왔는데...다시보니 여전하고 반갑군요.또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