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15일
엽이를 임보로 집에 데려와서 전 바로 입양 계획을 세웠고
2019년 4월 1일 뒤늦게 평강공주 보호소에 입양 서약서를 작성했어요
신기하게 제가 임보 계획을 세우고 친구한테 엽이 사진을 보여줬어요 근데 친구가 이 강아지를 제가 데려 온 꿈을 꿨다는거에요!! 운명인가 했었는데 ㅎㅎ
우리 엽이.. 집에 와보니까 청각도 소실되고 이빨도 많이 빠졌는데 사랑 듬뿍 먹고 어딜 가나 귀엽다 예쁘다 착하다
강아지 안 좋아하는 사람도 엽이는 좋아하고
강아지 무서워하는 사람도 엽이는 만지고
사람 좋아! 우리 댕댕이 누가 만지던 어떻게 만지던 그 손길 다 받으면서도 가족을 제일 사랑하고 가족만 졸졸 쫓아다니던 사랑스러운 애교쟁이 였어요
참 신기하게 산책할 때 보폭을 맞춰 걸을 줄 알았고 제가 멈추면 같이 멈추고 덕분에 산책도 한 번도 힘든 적이 없어요
미용 가서도 말 잘 듣고 머드팩 스파 마사지 다 잘 받아줘서 그 어떤 강아지보다 각별하고 이별하고 싶지 않다고 했었거든요 ㅎㅎ 스파받는 강아지 더 누리고 가주지..
근데 저희 엽이
하늘에서 천사 강아지가 필요했나 봐요
올해 1월 심장병 B2 진단받고 계속 건강해 보였는데...
지난주 주말 새벽에 호흡이 가빠서 이틀 아파서 병원에 입원시켰어요 낮에도 저녁에도 간식도 잘 먹고 산책도 잘 해서 미세먼지 때문인가... 싶은 마음 밖에 없었어요
병원에서 첫날부터 안 좋은 얘기만 하더라고요
폐수종이래요 급사 가능성부터 안락사 얘기만 했는데
저희 엽이 병원에서 다 놀랄 정도로 엑스레이상에서 너무 좋은 경과를 보여주더라구요
이 정도면 치료를 해보자 의사쌤도 적극적
근데 모든 수치가 좋아졌는데.. 애가 심각하게 기력이 없었어요 이때 집으로 데려올걸
산소방에 있으니까 더 낫겠지 싶어서
하루밤만 더 자고 집에 오자 했는데
아침 엑스레이도 괜찮았는데 10시부터 혈압 떨어진다는 호출 받고 온 가족 뛰어갔습니다..
가족들 만나니까 혈압이 조금 오르는데 더 이상 가망 없어 보여서 병원에서도 계속 한숨만..
참 이상하죠.. 모든 게 정상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액땜하고 오래 더 있어 줄 줄 알았는데
제가 엽이 앞에서 너무 울었나봐요 엽이도 울더라구요
집에서 보내주고 싶어서 집으로 데려와서 그렇게 4시간 집에서 가족들 다 안고 가족들 방 다 돌고 오늘 마침 미세 먼지가 좋음이라서 평소 산책길 흙냄새 풀냄새 다 맡고 아빠 품에서 마지막 기지개 한번 쭉 피고 그렇게 갔어요..
제가 너무 울어서 우리 가족 너무 힘들까 봐 또 착하게 그런 걸까요 가족 모두 너무 허무하다 소리만 나오네요
저는 엽이가 저랑 더 오래 함께 할 줄 알았는데 고작 5년 4개월 함께 했어요 1956일 이더라구요
6월에 2000일 파티 해줬어야 하는데
더 일찍 더 아기 때 엽이를 만나지 못해서 내 새끼 고생 시켜서 너무 미안하고 후회되네요
그래도 제 사랑 엽이를 만날 수 있게 도와주신 평강공주 보호소 소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엽이가 있어서 제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요
사실 제가 엽이 데려오고 한번 밖에 봉사를 안 갔어요
신문지만 가져다드리고.. 신문지 가져다주러 엽이 데리고 같이 간 적이 있는데 엽이가 계속 보호소 쪽을 안 보더라고요 제가 다시 두러 온 건 줄 알 까봐 후다닥 떠나곤 했습니다
어딜 가나 얌전히 식당에서도 얌전히 있어서 서비스도 참 많이 받고 음식 가지러 가야 해서 엽이 혼자 있어도 기다려! 하니까 얌전히 기다려서 식당 안에 있던 모두가 다 조용히 엽이만 바라보고 있었거든요
엽이가 제 사랑 저희 가족 사랑 제 주변인들 등등 많은 사랑 받고 간다고 아무리 생각하려 해도
부족한거만 생각나고 못 해준거만 생각나고
같이 제주도 한번 못 갔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엽이 보낼 줄 몰랐는데 너무 힘드네요
제 삶의 활력소이자 비타민이자 충전기이자 제 인생의 전부였던 저희 가족의 사랑둥이 애교쟁이 분위기 메이커 엽이의 가는 길을 기도해 주세요
아직 새거인 간식이랑 옷.. 산지 얼마 안 된 간식 옷 유모차 하네스 다 처리 못하고 제가 간직 할 것 같아요
지금도 자고 있는 것만 같은데 정말 이 현실이 믿어지지가 않네요
올리고 싶은 귀여운 사진이 아주 많았는데 사진 올리는 것도 미루다 보니 정말 예전에 올렸더라고요
엽이와 저 그리고 저희 가족과 함께한 1956일
2024년 7월 22일 7시 16분
오늘 디데이를 멈추네요
엽이를 만날 수 있게 해주셔서 엽이가 저의 가족이 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행복했어요
아마 전 다시는 강아지를 키우지 못할 것 같아요
이상하게 이제 엽이 말고 다른 강아지는 안되겠네요
아직도 이 모든게 거짓말이고 엽이는 거실에서 엄마아빠 옆에서 꿀잠 자고 있을 것 같은데 ..
가족 없으면 겁쟁이 되는데...
저희 엽이 아프지 말고 친구들이랑 신나게 뛰면서 산책 하고 나중에 꼭 만나자고 .. 누나를 기다려주길 기도 해주세요 ..
담담하게 글을 쓰고 싶엇는데 안되네요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더 오래 함께 하고 싶었는데 행복한 기억과 후회만 남아서 너무 힘드네요 더 오래 엽이 보살폈어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이제는 하늘의 천사가 된 우리 엽이
아픈 기억은 잊고 사랑받던 기억만 가지고 갔길
간절히 바랍니다
첫댓글 엽이를 사랑으로 키워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가족분들 덕분에 행복한 기억을 가득가진 엽이는 강아지별에서 친구들에게 많은 자랑을 할꺼예요🩷
저도 같이 웁니다.. ㅜㅜ
저도 홀리랑 겨우 2년 반밖에 함께 못 산 것이 너무 슬퍼요 ㅜㅜ
더 빨리 데려올 걸 후회하고.. 보낸지 어느새 두달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홀리가 집에 있는 거 같아요 ㅜㅜ
엽이를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느껴지는 글입니다. 저도 다른 보호소에서 가족으로 맞았던 아이를 2019년에 18세 추정 나이로 심장병으로 강아지별로 여행보냈기에 ...
엽이도 참 많이 행복했을 것 같아요.
지혜님 글을 이제야 봤네요 ㅜㅜ
우리 동엽이가 천사가 되었네요..
저의 첫아이도 심장병 폐수종으로 떠났어서 어떤 상황이었을지 눈에 선하네요.
많이 힘드셨죠? 지금은 그래도 엽이 얘기하시면 행복한 추억만 얘기하시는 시간이 되셨겠어요!
우리 엽이 넘 예쁘고 똑똑한 아이였어서
지혜님 댁에가서 처음부터 아주 예쁜짓만 했네요 역시 동엽이는 최고에요 ㅎㅎ
그동안 동엽이에게 최고의 행복을 주셔서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너무 감사드리고 소식주셔서 감사하고
동엽이와의 시간이 추억이 되고 웃을수 있을 시간쯤에 다시한번 함께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