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편 ] 이 썩을 놈의 사랑 --- 4

[펠릿]

달마도사.

그는 보기 드문 추남으로 심할 정도로 못생겼다.

언젠가는 심한 외모 콤플렉스로 자살을 결심한 사람이 달마를 만난 후 삶의 희망을 되찾았

다고 한다. 미래에 대한 희망적 점괘 때문도 아니고 달마의 감동적인 인생관을 들어서도 아

니다. 자신보다 훨씬 더 심하게 못생긴 달마의 외모 때문이었다.



우선 그의 비범한 생김새를 한 번 살펴보자.

본인은 이마가 과도하게 넓은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는 대머리임에 틀림없다.

주저앉은 코와 돌출 된 입 그리고 얼굴 여기저기에서 진행되고 있는 피부트러블.

전체적으로 봤을 때도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 외모의 역순이라고 하면 되겠다.

뭐니뭐니 해도 그의 가장 큰 특징은 그의 두 눈이다.

작은 정도를 넘어서 아예 없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도사님. 눈은 좀 뜨시고 말씀하시는 게... 주무시는 줄 착각할 때가 가끔 있어서.. "

"지금 뜨고 있다 이 놈아. 그리 구별이 안 가느냐?"

"그러면 눈에 힘이라도 약간 주심이..."

"타고난 걸 어찌하랴. 이것도 다 나의 운명인 것을..."

"도리에 어긋나는 말씀이겠지만 쌍꺼풀 수술이라도..."

"네 놈이 감히 나의 관상에 칼을 대라는 말이더냐!!"

"황공하옵니다.. 부디 이 미천한 소인의 망언을 용서해주십시오."

"쓸 때 없는 소리 그만 하고 어서 따라 나서거라."

"어디를 가시려고..."

"시장조사!!"




진태를 끌고 달마가 찾은 곳은 대박과 쪽박이 공존한다는 대형 카지노.



"카지노에는 어찌 오자고 하셨는지요. "

"저기에 좌우를 두리번거리며 뭔가를 찾고 있는 사람 보이지? 꼭 정서불안 같은 사람."

"예 보입니다만 아는 사람인가요?"

"가진 재산 몽땅 날리고 사채 빚까지 져서 어딜 가던지 사채업자가 마중 나오는 그런 사람이

다. 그것도 모자라 사람들 자리 맡아주고 용돈 타서 다시 도박에 재테크 하는 일명 재테크

아저씨라고 불리는 사람이지. "

"그런데 저 사람을 왜요? "

"지피 지기면 백전백승이라. 경쟁업체에 대한 정보도 얻을 겸 시장 조사하려면 저 자가 필요

하다. 밥 한끼 사 먹이고 데리고 다니자. 가서 점술가들이 저 사람 운명을 얼마나 잘 맞추는

지 확인해 보는 거야."






" 이 사람 곧 대박이 터질 운명이야. 동남쪽에서 귀인이 기다리고 있으니 ... "



지금 동남쪽에 있는 카지노에서 있는 돈 다 털리고 쫄딱 망한 사람을 앞에 두고 그 동남쪽으

로 또 가보라는 말에 우리의 재테크 아저씨는 불타오르는 희망에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는

듯 보였다. 보살 집을 나오면서 달마가 말한다.



"그러면 뭐 하는가. 자본금이 없는걸. 앞에 앉아 있는 자칭 보살 님에게 돈이나 좀 꿔주면

서 그런 말씀하시라고 한 마디 하고 싶은 걸 참았다. 지금 자기 처지도 모르고 희망의 눈빛

으로 진지하게 바라보는 재테크씨에게 상처 줄까봐. "



달마와 진태의 뒤로 고개 숙인 재테크 아저씨가 힘없이 따라온다.





"이 사람 거지팔자야. 앞으로도 희망이 없어. 죽는 그 순간까지 거지로 살아갈 그런 운명이

야."



달마가 두 번째 점 집에서 나오면서 또 한 소리한다.



"이 집도 사업가로서는 꽝이다. 칼만 주지 않았지 당장 죽으란 소리 아니냐? 차라리 자살도

구나 고통 없이 갈 수 있게 청산가리나 주면서 그런 말하라고 따지려다 재테크 아저씨 상처

받을 까봐 참았다. 에잇. 싸가지 없는 도사 같으니라고. "





맞추고 못 맞추고는 5 : 5.

자신감을 얻은 달마가 결국 점포에 달마도사라고 써진 문패를 걸었다.




"진태야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어라. 나는 신기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다.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정확한 운세를 가늠할 수 있지. 다만 고객의 상황을 자세히 안다면 더 많

은 도움을 줄 수 있지 않겠니?"




눈치 빠른 진태가 어찌 달마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할까.

그들의 계획은 이러했다.

가게로 들어오는 손님에게 여직원이 우선 예약을 받아둔다.

예약손님이 밀려서 그런다고 둘러대면 손님은 다른 점 집으로 발길을 돌리거나 아니면 그대

로 집으로 돌아간다.

그러면 밖에 대기하고 있던 진태가 집으로 향하는 손님의 뒤를 밟는 것이다.



진태가 누구인가. 천부적으로 타고난 사기꾼이다.

그는 최대한 신속한 동작으로 손님의 정보를 파악한 후 달마에게 보고한다.

물론 다음 날 그 손님이 방문할 때쯤이면 달마는 이미 그 손님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신과

같은 존재가 되어있는 것이다.

현란한 점괘를 듣고 난 손님은 전율까지 느끼며 돌아가 사람들에게 그 놀라움을 전파하게 되

어있다. 그 결과 고객의 수는 삽시간에 불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근심으로 가득한 어떤 아주머니가 예약 후 점 집 문을 열고 나오고 있다.

옆 기둥에 예리하게 숨어 있던 진태가 그 뒤를 따른다.




"그 아주머니의 아들을 죽자살자 쫓아다니는 찐드기같은 여자가 있어요. 밤낮 없이 전화를

해대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다음 날.

예상대로 점 집 문을 열고 그 아주머니가 들어온다.



"두 눈에는 수심이 가득하고 또한 하루하루 가족에 대한 근심이 하늘을 찌르는 듯 하구나.

아주머니 가족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맞지요?"



일단 아주머니가 찾아온 이유를 말하려고 하자 달마가 말을 끊는다.



"지금은 법 없이도 살아갈 착한 사람이지만 전생에는 그러지 못했던 것이 오늘의 사태의 원

인입니다."

"누가요?. 혹시 우리 아들이요? "

"두말하면 잔소리지요."

"전생에 우리아들이 뭘 어찌 했다고 ..."

"직접이든 간접이든 알게 모르게 사람을 둘이나 죽게 만들었거든요."

"그것이 보이나요? "

"예지력을 가진 사람들의 가장 초급단계가 포토그래피 형인데 과거나 미래가 사진의 형태

로 보이는 것이지요. 그 다음 단계가 오디오형. 소리가 들려서 미래를 알게 되는 경우이고

요. 그리고 가장 고급단계가 비디오형인데 소리와 모양이 모두 다 보여서 정확히 미래를 점

칠 수 있는 것입니다."

"무엇이 보이나요? 어떤 모습이 보이는데요?"

"과거의 복장으로 아들과 가까이 지내다 그로 인해 죽은 사람이 현세에서도 아드님의 근처

에서 보이는 구나. 이를 어쩌나. 업보로다. 업보 "

"현세에서 보인다는 그 두 사람이 남자인가요. 여자인가요."

"그녀의 눈은 살기로 가득하고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면 절로 소름이 끼치는 데 쉽게 벗어날

수도 없으니.. 쯪쯪쯪! "



어떤 전율을 느낀 듯이 금방이라도 뒤로 넘어갈 것 같은 아주머니가 털어놓기 시작한다.



"아 글쎄 나이도 어린 여자애가 매일 전화해서 싫다는 사람 붙잡고 지껄이는데.

아들이 전화하지 말라고 소리쳐도 전혀 먹히지도 않는 다니까요."

"아드님에게 전생에 대한 복수를 하려는 독사 같은 여자니까요."

"경찰에 신고를 해도 특별히 단속할 죄목이 없다고 하고 전화번호를 바꿔도 귀신처럼 알아

내 전화를 하는데..."

"전생에 죽은 원혼을 달래줘야 합니다. 그 방법 밖에는 없어요."

"제사라도 지내야 하는 건가요?"

"비용이 제법 많이 들 겁니다."

"어느 정도나..."

"오백."



너무 액수가 크다. 아주머니가 놀라며 갈등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갈등이 너무 길어지면 포기할 가능성이 많다. 달마가 바로 이어서 말한다.



"대신 제사 후에도 그 여자가 계속 아들에게 달라붙으면 그 비용은 그대로 돌려드리겠습니

다."




작전은 개시되었다. 일명 스토커 퇴치 프로젝트.

현금 오백 만원의 계좌입금을 확인한 달마가 진태와 함께 벌이는 기상천외한

계획.



그 대상이 바로 은행원 장우석을 죽자살자 쫓아다니는 주먹질의 여왕 황채연이었던 것이다.

[허니허니]

호호 오늘도 1번째네요 ㅎㅎ ㅋㅋ ^^ 재밌어요 ..

[펠릿]

허니허니님이 오늘도 나에게 놀라움을 선사하시는 군요. 수정작업 전에 보시다니.. 다음편도 기대해 주세요.

[파인애플 세이지]

사극에 채원이가 걸려 드는건가요? 오호! 이를 어쩌....

[펠릿]

곧 썩을 놈과 주먹질의 여왕의 운명적 만남이 펼쳐집니다. 기대 많이 해주세요.

[☞Barun]

흐흐. 계획에 채연이가 끼어들면서 복잡하게 꼬일것 같네요. 기대만빵 ㅋㅋ

[펠릿]

그들의 사기행각과 사건해결의 과정을 흥미롭게 다루겠습니다. 다음편에 만나요.

[소설 폐人2다]

오 지금 접속하셧나요?

[소설 폐人2다]

쳇 시간이 2분정도 엇갈렸군요 ㅋ

[펠릿]

아직 접속한 상태였어요. 재미있게 보셨나요. 앞으로 더욱 재미있어집니다.

[오랜지앤블루]

재밌네요.. 잠깐 안온 사이.. 완결에 새로운 소설에...ㅎㅎ 빠르기도 하시지.. 감상을 쓰지 않아도 관심갖고 잘읽고 있습니다. 그럼 계속 지켜볼께용~ ^^

[펠릿]

오랜지앤블루님 정말 오랜만이시네요. 반갑습니다. 이번에 쓴 글은 코믹멜로로 장르가 약간 다르지요. 많은 관심가져주세요.

[천둥소리]

드디어 썩을놈하고 주먹여왕이 만나는 건가요.. 재밌겠다..

[펠릿]

이제 서서히 그들의 뒤죽박죽 사랑의 서막이 열릴겁니다. 기대해주세요.

[사양검]

즐감~

[펠릿]

사양검님의 도장찍기가 다시 시작된건가요. 다음편에도 만나길...

[하이얀 구름]

님이 전에 쓴 글이 완결방에 있네요. 이번 글도 꼭 완결하시길...

[Lr루터]

사기도박 내용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