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이번이 첫 관람은 아닙니다.방금 막 입덕했을 당시인 99년도에 슈퍼 로봇물에 빠져있던지라(생각해보면 그때는 공중파에서 용자물등 애니를 잘 수입해 왔었지요) 자연스럽게 이 애니를 접하게 됬고 그때도 "이런 ㅅㅂ 왜 이런 작품의 후속작이 안나오는 거냐"란 생각을 했지요.
이 아래 부턴 스포일러가 될 듯 하니 앞으로 볼 생각이 있으신 분은 물론이고 볼 생각이 없으신 분들도 안 보시는게 좋습니다.이런 명작을 스포 당하지 않고 볼 수 있단건 좋은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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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가까운 미래, 인류는 시즈마 드라이브라는 어떠한 비용과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신 에너지원의 개발로 전례없는 번영을 이룹니다.

(시즈마 드라이브,우메보우시가 절로 떠오릅니다.)
하지만 이러한 평화를 위협하는 세력이 있으니...

(全ては、我らのビッグ・ファイアの為に!,스베테와 와레라노 비쿠 • 화이아노 타메니!,모든것은 우리들의 빅 파이어를 위해서!)
BF단이라는 세계 정복를 노리는 조직이 그 정체입니다.BF단을 구성하는건 자코들과 십걸집이란 능력자들, 그리고 그 수장 빅 파이어.세계 각지에서 그들의 목표를 위해 암약하고 있는 조직입니다.이러한 능력자들을 상대하는 것도 같은 능력자들!

세계 각지에서 모인 정의의 엑스퍼트들.국제경찰기구입니다.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사상 최강의 로봇,자이언트로보를 조종하는 소년이 있으니 바로 본작의 주인공 쿠사마 다이사쿠!
세계 정복을 노리는 BF단과 국제경찰기구간의 싸움이 이 작품의 스토리입니다.일단은요.
사실 스포일러라고 위에 적었지만 워낙에 스토리가 많아서 대충 이정도만 적으려고 합니다.이 작품은 무겁습니다.작품의 분위기도 그렇지만 상자안에 많을 물건을 담아서 무겁다란 의미로도 무겁죠.
이 작품의 메인 테마라고 한다면 역시 '희생' 일겁니다.작중에서 어찌보면 모든 일의 원인인 시즈마 드라이브는 어떠한 희생도 감수할 필요가 없는 에너지죠.반면에 주인공측의 메카인 자이언트로보는 언제나 희생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원자력을 동력으로 씁니다.죽지 않는 불사의 몸이기에 자신을 마음껏 희생 할 수 있고 기꺼이 그리 하는 무라사메라던가 최후의 순간에 자신의 모든것을 희생한 긴레이도 희생과 관련이 있죠.감독은 이 생각을 확실하게 말하려 했던지 다이사쿠 소년의 아버지인 쿠사마 박사의 유언으로
"행복은 희생없이 얻을 수 없는가.시대는 불행없이 극복 할 수 없는가.언젠가 그 답을 나에게..."라는 대사까지 넣어 줍니다.
사실은 이 애니는 그렌라간이나 진겟타같이 뜨겁게 불타오르는 슈퍼 로봇물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작품이 뜨겁지 않을 뿐!보고 있다보면 인류,신념, 혹은 자신의 주변을 위해 '희생'하는 등장 인물들의 모습과 OVA다운 안정적이고 화려한 작화, 자이언트로보의 묵직한 액션과 끝내주는 음악으로(작중에 가사가 있는 노래가 없습니다.정확히는 아리아가 있을 뿐이고 나머지는 다 오케스트라 연주곡 입니다.제작 당시 소련 붕괴 직후라 폴란드의 바르샤바 오케스트라를 싸게 쓸 수 있었고 바로 폴란드로 날아가서 녹음 했다 하더군요.) 쿠사마 박사의 유언을 외치는 자신을 발견 할 수 있습니다.
희생외에 작품의 또다른 구조는 "계승" 입니다.
사실 많은 창작물에서 계승을 씁니다.배경을 가장 쉽게 설명 할 수 있는 장치중 하나니까요.하지만 이 작품의 감독인 이마가와 야스히로 감독은 유난히 계승을 좋아합니다.
기동무투전 G건담에선 동방불패와 도몬의 사제 관계를.
진겟타에선(사실 이 작품에서 이마가와 감독의 생각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알 수 없지만) 사오토메 박사의 발명과 그걸 이용해 싸우는 겟타팀을.
진마징가 충격 Z퍈에선 이런 계승 구조의 원조라 볼 수 있을 카부토 코우지의 마징가의 계승을 다뤘죠.
하지만 이 작품에선 앞서 말한 작품보다도 훨씬 더 중요하게 다뤄 집니다.
먼저 쿠사마 다이사쿠가 조종하는 자이언트로보부터가 아버지로 부터 갑작스레 물려 받은 물건 입니다.12살 소년에겐 너무나도 벅찬 짐이지요.더군다나 국제경찰기구와 BF단과의 싸움속에서 로보는 신도 악마도 될 수 없단걸 소년은 깨닫고야 맙니다.

(본작의 주연 메카 자이언트로보와 파일럿인 쿠사마 다이사쿠, 적어도 일본 만화에서 파일럿이 탑승하는 로봇은 마징가가 시초이다.파일더 온!)
다이사쿠의 가장 큰 조력자인 긴레이또한 계승자입니다.무엇을 계승하였느냐?바로 그녀는 10여년전 전세계 인구의 1/3을 죽게 만든 바슈탈의 참극의 원흉 포글러 박사의 딸입니다.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비난을 피해 그녀는 신분을 숨기고 국제경찰기구의 엑스퍼트가 되었으니 이쪽은 다이사쿠와는 다르게 좋은거라곤 하나도 못 받은 셈이죠.적어도 다이사쿠는 ㅈㄴ 강력한 로봇이라도 가졌죠.

(사실 자이언트로보는 그렇게 잘 팔린 작품이 아닙니다.그러면 어떻게 그 퀄리티로 7편까지 다 낼 수 있었느냐?간단합니다.긴레이를 벗겨 먹었(?)습니다.뭐 표현이 좀 과격하지만 긴레이를 주연으로 한 가볍고 야시시한 OVA 3개를 만들어서 제작비를 충당했죠.제가 일찍 결혼 했다면 이만한 딸이 있을겁니다...하)
그리고 마지막.본 작품의 메인 빌런인 겐야또한 계승자입니다.무엇의 계승자이냐?
그는 바로 포글러 박사의 아들이자 긴레이의 오라버니인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긴레이는 받지 못 한 것을 받았으니 바로 포글러 박사의 유언 입니다

시즈마를...시즈마를 멈춰라...
이쯤에서 말씀드리죠.사실 포글러 박사는 바슈탈의 참극의 원흉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원인은 시즈마 드라이브의 개발자인 시즈마 박사죠.포글러는 지금 실험을 감행하는건 너무 위험하다 주장했만 시즈마 박사와 동료들은 그 말을 듣지 않았고 결국 동러시아의 작은 국가인 바슈탈 공국은 증발하고 전 세계의 모든 에너지가 사라지는 바슈탈의 참극이 일어난 겁니다.그거로도 모자라 살아남아 도망간 시즈마 박사와 동료들은 시즈마 드라이브의 상용화에 성공하지만 그마저도 완전한 성공이 아니었죠.그들이 만든 시즈마 드라이브는 계속 사용하면 산소와 결합해 대기중의 산소를 모두 없애 버리는 입자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사실 대기중의 산소가 모두 사라지면 E=mc^2에따라 지구가 멈추는 수준이 아니라 증발하겠지만 아무튼요.
그 폭발에서 아들 겐야와 함께 살아남은 포글러 박사는 상용화된 시즈마 드라이브를 보고 절규하며 몇일을 연구실에 틀어박혀 시즈마 드라이브의 부작용을 없애는 안티-시즈마 드라이브를 만들고 그걸 겐야에게 전해주며 "시즈마를...시즈마를 멈춰라"라고 말하며 운명하죠.
문제는 여기서 부터인데 포글러는 "(위험성이 있는)시즈마를...시즈마를 멈추(고 부작용을 없애는 이 안티-시즈마 드라이브를 사용해)라"고 말하고 싶었겠지만은
아들 겐야는
"(내 말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사고 치고나서 나한테 누명을 뒤집어 씌운)시즈마를...(그의 발명품인)시즈마(드라이브도 ㅈ같으니까)를 멈춰라"라고 알아들은거죠.
.....사실 이작품에서 가장 큰 문젭니다.이 장엄한 7일간의 결투가 유언을 육하원칙에 따라서 안해서 생겼다뇨!?이래서 유언장은 미리 작성해서 제대로 공증을 받아야 합니다.
여하튼 겐야는 이런 아버지의 유언을 받아서 모든 시즈마 드라이브를 멈춰서 인간 세상이 정지되는 "지구가 정지하는 날"을 만들려고 한겁니다.
이게 바로 세사람의 계승의 차이입니다.자신이 감당하기엔 처음부터 너무나 컸을 힘를 물려받은 세 사람은 각자의 방식으로 그 힘을 다루려 합니다.하지만 결국 겐야는 실패했고 긴레이는 국제경찰기구의 동료들 덕에 자신의 과거를 극복하고 최후엔 다이사쿠에게 자기 자신의 모든 힘을 사용해 기회를 주지요.긴레이의 한자를 한국어식으로 읽으면 은령입니다.은령이 무엇이냐?바로 위 사진에서 그녀가 하고 있는 귀걸이죠.다이사쿠에게 긴레이가 귀걸이만 남겨두고 사라져 버린건 우연이 아닙니다.
그리고 다이사쿠.그도 대종,철우,무라사메, 그리고 긴레이의 희생으로 아버지가 자신에게 로보를 맡긴 이유를.행복이 희생없이 얻을 수 없는 것이라면 희생 하는것은 자기자신이란 각오를.불행을 안고서 시대를 극복하겠단 의지를 가지고서 작품 초반에 대종이 말하던 좋은 어른을 향해 한 발자국 더 내딛게 됩니다.3화와 7화를 비교해서 보시면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이 무엇인지 단박에 이해되실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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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작품을 보고 느낀 건 이 정도입니다.글이 조금만 길어지니까 바로 횡설수설 하네요;;슈퍼 로봇 장르에서 어디까지 열혈일 수 있는가를 천원돌파 그렌라간이 보여준다면 어디까지 주제 의식을 전할 수 있는가는 자이언트로보 the animation-지구가 정지하는 날이 보여준다고 확신합니다.솔직히 앞으로도 이렇게 희생이란 주제를 구구절절히 있는 힘을 다해 말하는 애니가 나올까 싶습니다.마지막으로 애니를 안 좋아하시는 분도 ost는 꼭 들어주셨으면 합니다.특히 3화에서의 삽입곡인 shizuma's dying은 뭐라 말할 수 없는 여운을 주는 곡입니다.
행복과 희생,시대와 불행을 가지고서 어른이 될 수 밖에 없던 소년의 성장기, 유언은 고칠 수 없으니 제대로 해야 함을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자이언트로보 the animation-지구가 정지하는 날이었습니다.
첫댓글 토에이 개새끼
ㅇㄱㄹㅇ.제가 슈로대에서 보고픈것 top3중 하나가 동방불패하고 알베르토의 육탄전 입니다...토에이 개새끼
@Otto Eduard Leopold von Bismarck 전 제갈공명의 진의가 궁금했죠.
이건 누가봐도 뒤통수 맛깔나게 칠 그림인데 떡밥만 잔뜩 풀어놓고 나가리됐으니.....
@天狼 그러니까 말입니다.이마가와 감독은 다 좋은데 작품 흥행을 못시켜서...
그래서 BF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