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의 서비스화에 대해 엘지경제연구원의 자료입니다.
우리나라도 전통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의 영역이 확장되고
서비스에 관심을 돌려야 수익성을 낼수있을 것 같습니다.
한번 읽어보세요
이하펌.............
제조업의 불황이 깊어지고 있다. 우리의 전통적 산업 기반이 약화 되고 있는 것이다. 사업의 소프트화를 통해 고부가가치 체질로의 전환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는 선진 제조업체들의 사례를 통해 우리 기업들에 대한 시사점을 찾아본다.
기업 경영의 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수출과 투자가 급감하고 소비도 활기를 띠지 못하는 상태다. 많은 전망기관들은 지난해 8.8%를 기록했던 한국의 실질경제성장률이 올해에는 3%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2/4분기 경제성장률은 2%대로 떨어져 버렸다.
국내 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주는 대외 여건들도 예상보다 빨리 악화되고 있다. 세계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미국 경제의 경우 이미 전 업종과 지역으로 불황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신경제로 대표되던 기술주 붐이 사라지며 동반 추락한 나스닥 손실은 최근 1년 동안 1,483억달러로 지난 95년 9월 이후 5년간 이들 기업이 낸 이익인 1,453억달러를 앞질렀다고 한다. 5년 번돈을 지난 1년 새 모두 날렸다는 말이다. 비록 당초 예상한 마이너스 성장률은 가까스로 면하기는 했지만 미국의 2분기 국내 성장률도 지난 93년 이래 8년만에 최저치인 0.2%를 기록했다.
일본 경제도 국제통화기금이 최근 올 성장률 전망을 당초 0.6%에서 -0.2%로 낮출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미/일 경제뿐 아니라 유럽 동남아 중남미 등 세계 경기가 전반적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제조업의 시련
이 과정에서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제조업은 갈수록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미국 전국구매관리자협회(NAPM)가 발표한 미국제조업활동지수는 지난해 8월 이래 12개월째 위축상태인 데다 유럽 구매관리자 제조업 활동지수도 지난 98년 12월 이래 32개월 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칠쳤다.
국내 제조업의 경영환경도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최근 증권거래소와 상장사협의회가 발표한 2001년 상반기 제조업 실적에 의하면 작년 대비 기업 순익의 절반 가량이 감소했다고 한다. 12월말 결산법인 50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이 자료에 의하면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48.9%나 감소했고 경상이익은 29.3%, 영업이익은 13.1%가 줄었다.
우려되는 점은 이와 같은 불황이 단순한 경기 사이클에 의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제조업이 겪게될 구조적인 어려움을 예고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경기 부흥의 물결이나 획기적인 기술의 진보와 같은 커다란 변화가 없는 한 우리 제조업이 곤경에서 헤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제조업이 이처럼 활력을 잃어가는 이유는 IT분야의 침체, 세계 경기의 하락 등과 같은 많은 외생적인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단순한 조립 가공에 의존하는 제조업은 더 이상 매력적인 수익 창출 분야가 아니라는 인식에 기인한다. 생산성과 품질향상에 대한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의 측면에서 서비스 부문의 탁월함에 밀려 제조업의 의의가 상당 부분 퇴색한 것도 같은 의미로 해석된다.
기업의 대응
그렇다면 이와 같은 제조업의 위기에 직면한 기업의 대응은 어떠한가? 한마디로 말하자면 돈이 있는 곳으로 몰려들고 있는 양상이다. <그림 1>은 제조업과 연관해서 이윤창출의 패러다임이 변화되는 모습을 나타낸 도표이다. 이전의 생산, 조립에서 부품과 컨텐츠 분야로 가치창출의 원천이 변화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이 경우 돈이 존재하는 곳은 첫째, 핵심 부품의 고부가가치화 둘째, 컨텐츠, 서비스분야로의 융합 및 전환임을 알 수 있다. 물론 EMS와 같이 이윤이 적은 제조분야라도 이를 특화 해 규모의 경제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의 형태도 존재한다. 그러나 진실로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는 핵심 부품과 소프트라는 양대산맥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실제로 최근의 경기 불황의 영향을 받아 많은 EMS 기업들이 고정자산의 대규모 투자에 따른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제품 수명 주기 단축과 불확실성의 증가 등과 같은 현대의 경영 환경은 부가가치가 낮고 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큰 생산 분야를 더욱 힘들게 만드는 것이다.
특히 눈여겨 볼 현상은 미국 기업들을 위주로 진행되고 있는 제조업의 서비스화다. 부품을 통한 고부가가치화의 달성이나 EMS와 같은 생산 부분의 특화가 그나마 기존의 제조업이라는 기본틀 안에서 움직이는 기업행동이라고 한다면 컨텐츠, 서비스 분야는 제조업의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이익의 원천을 찾으려는 시도다. 이를 통해 기존 제조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방향으로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본 보고서에서는 서비스업으로의 전환을 통해 불황을 타파하는 제조업체들을 연구, 국내 기업들의 발상의 전환에 도움을 주는데 목적이 있다.
Downstream으로의 항해
생산에 기반해 시장 점유율 확보를 우선시하는 제품 중심적 경영은 서비스, 컨텐츠라는 무형의 상품으로 넘어가게 되면 고객 점유율 중시의 경영으로 바뀌게 된다. 고객에 대한 종합적인 솔루션 제공을 통해 수익을 올리게 되기 때문이다. 고객이 원하고 요구하며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자 하는 일을 파악하는 것, 이것이 바로 서비스 산업에서 수익을 내기 위한 핵심이 된다.
실제로 오늘날 많은 산업에서 생산에 기반한 제품 판매는 전체 수익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한 연구에 의하면 개인용 컴퓨터의 원가는 하드웨어 부분이 20%이고 기술지원, 관리와 같은 소프트웨어 부분이 80%를 차지하며 제트 여객기의 코스트도 하드웨어가 20%, 소프트웨어가 80%라고 한다. 서비스 기술이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낸다는 점을 생각하면 IBM이나 보잉과 같은 기업은 오히려 서비스 산업으로 분류되는 것이 타당할 지경이다.
제조시장과 달리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장은 거대한 수익의 원천이라는 것 이외에 또다른 중요한 효익을 제공한다. 그것은 바로 자본의 효율성이다. 일반적으로 제조부문보다 ROA(총자산 이익률)가 높으며 작은 기업규모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송유관 등 고정 투자에서 발생하는 수익에 의존하던 엔론이라는 기업의 예를 살펴보자. 이 기업은 소매 에너지 사업이 요소투입에 비해 수익이 너무 작음을 인식하고 서비스 솔루션, IT 기업으로 적극 변모한바 있다. 현재 엔론은 자산의 집중도는 낮추며 시장가치는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그림 2> 참조). 고정투자 중심의 설비 확장에서 벗어나 고객 중심의 서비스 업체로 탈바꿈한 것이 주효한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서비스업으로 거듭나는 법
기존의 제조업자들이 새로운 이윤창출의 기회를 발견하기 위한 가장 시급한 전제 조건은 고객 중심 사고로의 전환이다. 더 이상 서비스활동을 단순히 상품의 판매를 성사시키기 위해 고객에게 제공해야만 하는 필요악 정도로 인식해서는 곤란하다. 오히려 제품 판매를 미래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재인식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고정관념을 버리고 제조업자들이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업의 대응전략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1서비스
1+1이라는 것은 전통적인 제품에 서비스 개념이 내재되어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퓨전경영이라고 할 정도로 제품, 산업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것이 요즘의 일반적인 현상이다. 이를 통해 고객은 그 같은 서비스를 수행하는데 드는 추가적인 돈과 시간의 낭비에서 벗어나는 대신 제품을 구입함으로써 종합적인 효익을 얻게 된다.
GM의 경우 미국 제조업계가 일본에 밀리기 시작하면서 구조조정의 한 방안으로 기존 자동차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롭게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온스타 서비스’이다. 통신기술과의 융합을 시도해 자동차의 개념을 단순히 ‘탈 것’에서 ‘움직이는 멀티미디어 공간’으로 변화시키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응급상황 시 자동 구조요청, 전자 위치 서비스, 차 안에서 주식과 이메일을 처리하는 ‘가상비서(Virtual Advisor)’등과 같은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고 있다. 이와 같은 퓨전경영으로 제조업의 한계를 벗어나려는 GM의 전략은 확고한 것으로 지난 5년간 투자한 액수만도 16억 달러가 넘고 있다.
●연계서비스
고객쪽으로 발상을 전환하면 제품으로만은 담아낼 수 없는 많은 서비스 기회가 엿보이기 마련이다. 특히 제조업의 기반을 살려 제품 공급자로서의 이점을 살리면 고객들에게 새로운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자동차 산업의 예를 들면 단순한 자동차 판매를 넘어서 자동차할부금융과 연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연계서비스형은 서비스를 제품에 내재시키는 것을 넘어, 기존의 제품군과의 상승효과를 도모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분야를 개척하는 것이다.
이는 잭 웰치 하에서 화려하게 성장한 GE의 사례에서 잘 알 수 있다. 오늘날 GE를 만든 근본적인 힘은 우수한 제조업에도 기인한 바가 크지만 그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GE캐피탈의 종합서비스 모형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GE로코모티브사가 기관차의 판매 및 유지 설비를 제공한다면 GE캐피탈은 GE로코모티스사에 기관차와 관련된 다양한 금융지원이나 소유권 운영과 같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과거 15년 동안 GE캐피탈은 GE제조업의 보조적 역할에서 벗어나 회사 이익의 40% 이상을 창출하는 핵심사업으로 변모했다.
●Total Solution 서비스
세번째 대안은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의 당면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전체 가치 사슬 상에서 더 많은 이익을 주는 분야로 확장해 나갈 수 있다. 컴퓨터만을 파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가 창출해내는 부가가치가 높은 다른 요소에 대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IBM의 경우 ‘IBM Means Service’라는 광고 문구가 말해주듯이 제조업 기반의 사업을 정리하고 ‘컴퓨터 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경영과제를 해결해주는 Solution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를 통해 PC, 소프트웨어, 서비스, 금융지원 사업 및 컨설팅서비스까지 제공해주고 있다. 이는 자본 투자 비율은 높으면서도 저조한 성장을 보이던 일부 제조 사업 부문을 매각하고 조직내 서비스 그룹인 IBM Global Services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추구한 결과이다. 결과적으로 1990~1999년 동안 IBM Global Service의 경우 매출액의 800% 이상이 성장한 반면 자본 규모는 줄이고 시장 가치는 늘려 자본의 효율성을 크게 향상 시킬 수 있었다(<그림 3> 참조). IBM의 2000년 회계자료에 의하면 총 380억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을 솔루션 관련 사업에서 획득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매출액의 43%를 차지하고 있다.
숨어 있는 코드를 알아내야
이상의 방법 이외에도 제조업체가 고객에게 다가가는 방법은 무궁무진할 수가 있다. 경영자들은 고객들이 말하지 않는 숨어있는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상당한 수준의 창의성을 발휘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실제 경영을 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진정으로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인가를 파악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자신의 전략적 사업에 몰두하다 보면 다른 분야와의 관계가 잘 보이지 않기 마련이다.
소니의 경우 제조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업으로 변화를 가속하고 있는 훌륭한 사례지만 디즈니와 비교해보면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1990년 중반 소니는 영화 맨 인 블랙으로 대성공을 거두고 디즈니 역시 영화 라이언 킹으로 유사한 성공을 거둔다. 소니와 디즈니는 6억달러 정도의 매표수익과 비디오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소니의 경우 추가적인 사업 확장은 없었다. 더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기회를 사장해버린 것이다. 반면, 디즈니의 경우 라이언킹과 관련된 150종류의 캐릭터 상품, 뮤지컬화, 디즈니랜드의 애니멀 킹덤 조성 등을 통해 30억 달러가 넘는 부가 수익을 창출해내기에 이른다.
이처럼 기존의 제조업 중심의 마인드를 버리고 숨어있는 이익 창출의 원천을 찾아내는 노력은 실로 중요한 일이다. 터널과 같이 좁은 시야를 벗어나 레이다와 같이 넓은 시야를 확보해 전략적 근시안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폴저스나 제너럴 푸즈, 네슬레와 같은 기존의 제조업체들이 커피의 제조에만 집착하다 스타벅스와 같이 커피 마시는 즐거움을 함께 파는 고가 커피분야의 가능성을 놓친 것도 같은 이치다.
한국기업에 주는 시사점
그렇다면 이와 같은 서구 선진국들의 제조업 불황극복을 위한 노력과 대비한 한국의 실정은 어떠한가? 불행히도 여전히 단순 조립위주의 저부가가치 산업구조에 머물러있는 상태다. 무형자산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에 공을 쏟기보다는 과거와 같은 설비확장 위주의 전략을 바꾸지 못하고 있다. 96년의 경우 전체 투자의 73.3%가 설비확장을 위한 투자였으며 최근 들어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더욱이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는 제조업 특유의 고정자산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기업을 더욱 어렵게 하기 마련이다. 몸이 무거워 경기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내의 임금 상승률은 이미 더 이상 저 부가가치 제조업에 적합한 수준이 아니다. 산업자원부의 통계에 따르면 전체 140개 제조업종 가운데 65.7%인 92개 업종에서 임금상승분이 생산성 증가분을 초과했다고 한다.
물론 서비스화 되는 것이 무조건 좋다는 말은 아니다. 시장의 크기와 타이밍, 기업의 역량등을 고려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서비스업으로 뛰어드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한 때 ‘Docu-ment Solution’을 제창했던 제록스도 진정한 서비스업으로의 전환에 실패해 지금은 비틀거리고 있다. 상품 중심으로 구성된 조직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해 효과적인 서비스 사업으로의 전환이 어려웠던 까닭이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지혜로운 기업은 이처럼 어려운 시기를 이용해 더 나은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한다. IBM과 같은 하드웨어 업체가 서비스업체로 변하기 시작한 계기가 된 것도 개인용 컴퓨터의 급속한 가격 하락에 대응을 하지 못해 기업이 위기에 빠진 시기였으며, GE가 서비스업으로 변신을 시도한 것도 1980년부터 계속된 구조조정의 시기였다.
위기는 곧 기회
많은 제조업자들은 불황이 닥치면 흔히 지금의 폭풍우가 멎기만을 기다리게 된다. 그러나 이는 적절한 대응이 아니다. 제조업체들은 변화가 아무리 어렵다고 해서 제조활동 이외의 서비스 제공에서 오는 기회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한다면 앞으로의 10년은 과거의 10년 보다 더 큰 어려움에 처할 것이기 때문이다. 제조업의 불황을 이겨내는 법, 그것은 바로 고객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 사례 > GE메디칼시스템
제조업이었던 GE메디칼시스템은 불황을 기회로 삼아 서비스업이라는 새로운 부가가치 영역을 창출하는데 성공했다.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 GE는 1981년 이래 꾸준하게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의 전환을 시도중이다. 1980년 서비스업의 비중은 전체 매출의 25% 선에 그쳤지만 그로부터 10년 후인 1990년 매출액에서 서비스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45%까지 늘어났다. 2000년에는 서비스의 비중이 75%까지 늘어나 GE는 명실상 부한 서비스 기업으로 다시 탄생하게 된 것이다(<그림 4> 참조).
이중 GE의료기기 사업부인 GE메디칼시스템의 경우 이와 같은 서비스 업체로의 변신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새로 부임한 존 트레이 니는 리엔지니어링을 통해 회사의 체질 자체를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전환시켰으며 이를 통해 오히려 회사를 2배 이상 성장시켰다.
의료장비 산업은 전통적으로 공급자 중심, 상품 중심의 시장으로 유지되어 왔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 도시바와 지멘스로 대표되는 외국계 의료장비 제조업체 가 미국에 진출하자 경쟁은 날로 치열해졌으며 특히 최첨단 기술 경쟁은 업계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기에 이른다.
이에 새로 부임한 존 트레이니는 교육을 통해 먼저 정신 변혁부터 시작하고 이와 같은 정신무장을 기반으로 선두 기업의 베스트 프렉티스를 벤치마킹하기 시작한 다. 월마트의 본사를 보고 고객쪽에 다가가면 더 많은 이익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제품만의 판매를 넘어서 의료기기의 유지 및 보수와 같은 서비스시장에 진출하 게 된다. 이후 1992년 보건 의료 부문의 파동으로 고가 정밀기기 부문이 철퇴를 맞는 위기를 맞아 오히려 자사의 의료장비 뿐 아니라 타사 제품까지를 포함하는 복합서비스시장으로 시야를 넓히게 된다. 이로써 시장의 크기는 3배 이상으로 커지게 된다. 1997년 말까지 GE메디칼시스템은 미국시장에서 총매출의 40%를 서비스 부문에서 벌어 들였으며, 이 가운데 25%는 자사 제품이 아닌 타사 제품에 대한 서비스 매출이었다. 이 부문은 연간 성장률이 20%를 초과하는 그야말로 ‘대
박’ 상품이 되었던 것이다.
GE메디칼시스템의 혁신이 시작된 교육 훈련 부문도 회사의 수익성 제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내부 교육 훈련을 통해 마련된 노하우를 전문적인 교육 컨설팅 사 업으로 확대한 비즈니스 솔루션 그룹은 어느새 1천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효자사업으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르렀다.
1996년 말 다른 회사의 CEO로 이직한 트레이니는 자신의 GE메디칼시스템 시절을 다음과 같이 회고하였다. “처음엔 제품을 밀었고, 다음엔 서비스, 그리고 마지 막에는 정보사업에 전력 투구 했습니다. 이젠 우리를 제조업체가 아니라 서비스업체라고 불러야 할 겁니다.”
오늘날 GE메디칼시스템은 45억 달러의 매출 규모를 자랑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의료장비의 제조 및 서비스분야에서 단연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지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