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유달산여행기
김 영 한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11월 6일 금요일, 청주문화의 집 건강생활댄스반과 청주시민 회원들이 함께 단풍나들이에 나섰다.
효성병원 앞에서 7시 20분 출발, 단풍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안고 떠나는 여행이라 행복까지 가득 싣고 빨간색의 정열을 만끽하며 남도를 향해 달려간다.
다정하게 정다움을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우는데 나는 촉박한 시간에 도착한 벌로 자리가 없어 운전사옆 가이드 석을 차지하게 되었다. 인생을 살다보면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오늘의 운명이라고 애써 마음을 달래며 여행자체로 만족하기로 하니 마음이 편해진다.
광동회사 건강담당 팀장의 건강 상식에 대한 강연을 들어보니 적당한 운동과 아울러 보약도 먹어가면서 내가 목표하는 수명치를 채우리라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
휴게소에서 다시 출발하여 재미있게 하려고 사회를 보는데 본의 아니게 서툴게 진행하여 죄송했다. 가장 재미나는 음악을 들으며 신나게 즐기시도록 하였다.
노래가 나오면 흥이 나게 마련, 만면에 웃음꽃 피우며 연륜을 불문하고 장단 맞춰 마냥 몸을 흔드시며 좋아하시는 모습에 나도 동참했다.
중간에 몇 군데 휴게소를 들려 목포 수산물 센터에 도착, 식당으로 들어가 싱싱한 회를 먹으니 입에 녹는다. 이어 매운탕까지 먹으며 소주까지 걸치니 산해진미가 필요 없다.
한국인의 정情은 술 한 잔도 같이 마시고 담배 한 개비도 나누어 피우는 정情의 문화로 외국에서 우리문화를 배워간다니 전 세계에 우리 정의 문화를 과시하고 알리는데 힘쓰자.
식사 후 나오면서 수산시장에 들러 멸치를 샀다. 칼슘 보충에 최고 식품이라 식탁에 두고 심심할 때 멸치를 먹는 습관이 되었다.
버스를 타고 유달산으로 향했다. 주차장에서 내려 유달산을 향해 올라간다.
유달산儒達山의 다른 이름으로는 鍮達山, 영달산, 노적봉, 露積峰, 호남의 개골산(皆骨山) 으로도 불린다. 그만큼 산이 아름답다는 말이다.
지리적으로 전라남도 목포시 유달동·대반동·온금동·북교동에 걸쳐 있는 산으로 높이는 228m로, 높지 않으나 산세가 험하고 층층기암과 절벽이 많아 호남의 개골(皆骨)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유달산은 예부터 영혼이 거쳐 가는 곳이라 하여 영달산이라 불렸다. 동쪽에서 해가 떠오를 때 그 햇빛을 받아 봉우리가 마치 쇠가 녹아내리는 듯 한 색으로 변한다 하여 유달산鍮達山이라 하였다.
이후 구한말 대학자인 무정 정만조가 유배되었다가 돌아오는 길에 유달산에서 시회를 열자 자극을 받은 지방 선비들이 유달정儒達亭 건립을 논의하게 되었고, 그 때부터 산 이름도 유달산儒達山이 되었다.
얼마쯤 올라가니 우측으로 큰 바위에 유달산 정기儒達山 精氣가 새겨져 있다. 좀 더 위에 충무공 이순신장군 동상이 늠름하게 목포를 지키는 듯이 자태를 뽐내시고 그 옆엔 오포대가 있는데 정오마다 포를 쏴서 시민들에게 시간을 알려 줬다고 한다.
힘을 내어 조금 더 올라가니 목포의 눈물 비석이 나타난다. 기록을 살펴보니 1969년 6월 10일 준공되었다. 가수 이난영선생의 ‘목포의 눈물’ 노래가 울려 퍼질 줄 알았는데 안타깝게 들려오지 않는다. 무슨 사정이 있겠지…….
아쉬운 마음을 추스르며 올라가니 어린이 헌장탑이 보이고 땀 흘려 정상에 도착하니 유달산 비석이 잘 왔다고 반긴다. 목포시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다도해의 멋진 절경이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감격 그 자체다. 한 폭의 그림이 이보다 멋질 수 있을까.
시간이 촉박하여 서둘러 내려와 도로를 건너 노적봉으로 향했다. 임진왜란 때 이엉으로 바위를 덮어 아군의 군량미처럼 가장해 왜군의 전의를 상실케 했던 이순신 장군의 설화가 전해오는 노적봉을 한 바퀴 돌았다.
노적봉 도는 우측 중간쯤 노적봉 명물로 인정하는 한 쌍의 갓바위가 있다. 여성의 성기를 그대로 닮은 듯 한 모습이다.
버스에 올라 고속도로에 진입하자 또다시 노래와 동작이 뒤따른다.
노래가 시끄러워 조용히 가고 싶은 분도 있고, 놀면서 가자는 분도 있고,
고민하다가 여론을 들어보니 이왕 하루 놀러 나온 거 재미있게 놀다가자는 편이 더 많아 그대로 진행했다. 조용히 가고 싶은 분께는 죄송하지만.
한참을 달려 작년에 들렀던 젓공장에 도착하여 가을 김장에 필요한
까나리 액젓과 새우젓. 등을 사서 각자 이름을 쓴 다음 버스 짐칸에 실었다.
나도 까나리 액젓을 샀다. 작년에도 사갔는데 맛도 좋고 값도 싸게 해주어 많은 분들이 샀다. 서로 사주는 나눔의 정이다.
일정을 마치고 청주로 향하는 길, 금요일 오후부터 연휴가 시작되는 시간이라 정체현상이 지속된다. 젊은 분들은 괜찮은데 연세 드신 분들이 너무 피곤하실까봐 걱정이다.
버스가 가다 서다를 반복하니 어지럼증을 호소하시는 어르신들이 나타나고,
그래도 잘 참고 견디셔서 무사히 효성병원 앞에 도착하여 상호 감사의 인사를 나누며 헤어졌다.
오늘의 행사를 위해 수고해주신 송총무님과 서총무님, 그리고 황회장님께 회원을 대신하여
깊은 감사를 드린다. 헌신과 봉사자의 자세는 언제나 귀하고 존경받아야 한다.
무사히 잘 다녀온 단풍여행에 하나님께 감사 드리며 멸치와 액젓을 찾아 싣고 단비의 축복을 받으며 힘차게 시동을 걸고 행복한 마음으로 보금자리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