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가 내리는 곳을 상징 - ‘우화루(羽化樓)’
부처님이 설법을 마치고 삼매에 들었을 때나 정각(正覺)을 얻었을 때, 하늘에서 축복의 꽃비가 내린 것을 우화서(雨花瑞)라고 한다. 우화서는 법화육서(法華六瑞) 가운데 하나이다.
이때 법화육서란 무량의경(無量義經)을 설한 설법의 상서(祥瑞), 무량의처 삼매에 들어가는 입정(入定)의 상서, 하늘에서 네 가지 종류의 꽃비가 내리는 우화(雨花)의 상서, 여섯 가지 대지(大地)가 진동한 지동(地動)의 상서, 부처 미간의 백호가 빛을 내어 동방의 1만 8천 불국토를 비추는 방광(放光)의 상서, 그리고 대중이 보고 환희가 생기는 심희(心喜)의 상서를 말한다.
법당은 부처가 사부대중을 위해 불법을 설하는 영산회(靈山會)의 장소를 상징한다. 부처가 영축산에서 설법할 때 나타난 신비스럽고 환상적인 우화의 상서는 하늘에서 수많은 꽃들이 비처럼 쏟아져 내리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영축산의 상서를 법당 안에 재현하기 위하여 천장을 꽃으로 장식한 것이다.
사찰에서 우화루라는 건물을 지어 영산회상(靈山會上)의 상서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장성 백양사 우화루와 의성 고운사 우화루, 완주 화암사 우화루, 익산 숭림사 우화루 등이 그것이다. 사찰의 누(樓) 역시 그곳에서 설법을 행한다는 면에서 법당과 같은 성격을 가진다.
우화루(羽化樓)는 그 위에 올라 고승대덕이 설하는, 미묘하고도 심히 깊고 위없는 부처의 법을 듣고 중생들이 환희에 벅차 있을 때 하늘에서 꽃비가 내린다는 것을 상징하는 건물이다. 끝으로 백양사 우화루 기둥에 걸려 있는 여덟 개의 주련 가운데 마지막 두 개의 주련에 쓰인 글을 소개한다.
空生不解宴中坐, 惹得天花動地來 (공생불해연중좌 야득천화동지래)
“부질없이 사는 이는 그 중 도리 알지 못해 쉬다 앉았으니
하늘에서 내리는 꽃을 얻을 때는 땅조차 흔들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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