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떻게 분류할 것인가?:
부사들의 세세한 기능과 의미를 모르는 상태에서 나열, 순접, 역접으로 분류를 먼저 하는 것은 단어들의 의미나 용법을 파악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어요. 일례로 일단 '나열, 순접, 역접'의 분류는 타당한지를 먼저 따져봐야 해요. 이 셋이 모든 걸 아우를 수 있는지 이 셋이 동등한 위치에 있는 용어인지... 또 '그리고'와 '그러므로'가 '순접' 아래 하나로 묶인다면 '순접'의 의미는? 오히려 문법적인 기능을 따진다면 단어와 단어를 접속하는 '또는'류와 문장을 이어주는 접속부사들을 일차적으로 구분해야 하지 않을까요? '사과 또는 귤'의 '또는'과 '그래서 철수가 떠난 거야'에서 '그래서'야말로 정말 이질적인 성질을 보이잖아요.
2.접속부사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전체 목록의 파악은 가능한가?:
접속부사의 모든 목록을 더 알고 싶다면 문법서에 있는 예들을 다 모아보면 대강 파악이 될거예요. 접속부사의 대부분은 '그러다' 류의 대용언의 활용형이기 때문에 사전에 부사로 실리지 않은 부사어가 굉장히 많고 또 구구성의 부사어까지 합치면 더 많아지지요. 그래서 그 수가 매우 한정된 영어의 접속사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예요. '그뿐 아니라', '그래서 그런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의 구구성과 '이러니, 그러니, 저러니' 등은 사전에 나오지 않지요.
대부분의 문법서들에도 모든 접속부사가 다 나오지 않고 대표적인 예들만 들고 있습니다. 정확한 목록을 알고 싶으면 관련 논문을 살펴봐야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접속부사'의 범위에 대해 당연히 학자마다 의견이 다를 테고 당연히 학자마다 제시하는 목록이 다를 것입니다. 말은 자연상태로 존재하는데 그걸 인간이 분류를 하고 그 분류에 따라 갈래짓기를 시도하면 그 기준에 따라 목록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다만, 공통된 목록, 즉 접속부사의 특성과 의미 기능에 가장 전형적으로 들어맞는 것들을 뽑아낼 순 있겠지요.
바생(119쪽)
성분 접속 부사: 및, 또는, 혹은, 그리고
문장 접속 부사: 그리고, 그러나, 그러면, 그러므로, 곧, 즉, 또한, 더욱이, 도리어
표준국어문법론(고영근, 남기심, 1993)
(1)그리고, 그러나, 그러면, 그뿐 아니라, 그러므로, 그렇지마는......
(2)곧, 즉, 또, 또한, 더구나, 도리어, 오히려, 하물며, 따라서......
(3)및, 또는, 혹은
품사 분류에서도 그렇듯이 어떤 어휘 집단을 하위 분류할 때 '의미'는 최초의 고려대상이 아닙니다. 이 두 책도 문법적인 특징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바생에서는 성분접속과 문장접속으로 나눴고, 표준국어문법론은 '그러다'의 활용형이 부사로 굳어진 예(1)와 다른 접속부사들을 먼저 분류했고 나머지 (3)은 바생의 성분 접속 부사의 예입니다.
3.각각 부사들의 의미는 사전에 있는 뜻풀이와 용례들을 확인해 보세요. 의미가 비슷한 부사들의 미세한 차이까지 알고 싶다면 관련 논문을 보셔야 할 겁니다.
첫댓글 여기저기에 있는 예들이 달라서 더 헷갈렸습니다. 사전을 찾아봤지만 예를 들어 '그래서', '그러므로'는 둘 다 원인, 까닭의 의미를 담고 있는 등, 그 차이를 제가 파악을 못하겠기에...또한 말씀하신 것처럼 어디까지를 접속부사로 봐야하는지 그 구분도 못하겠더군요. 그래서 일단 어설픈 질문을 올렸습니다. 접속사에 대해 고등학생으로부터 질문을 받았던 것입니다. 왜 그 자리에 그 접속사가 쓰여야 하는지 하나하나를 정확하게 답변해야 하는 입장입니다.(모든 접속 부사를 다 설명하는 것까진 그렇더라도 자주 쓰이는 예들이라도...) 각각의 의미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 무리하게 연결시켰나 봅니다. 이 기회에 저도 알고 넘어가고 싶
문단과 문단, 문장과 문장을 이어주는 적절한 접속부사를 찾는 문제죠? 그렇다면 의미에 따라 유형화하는 게 불가피하겠네요. 그런데 '그래서'와 '그러므로'와 같이 의미가 비슷한 접속부사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가 나오나요? 문제 전체를 좀 보여주세요.
문제를 제가 직접 본 것은 아닙니다. 특정 문제에 대한 질문이 아니었기에...시험에 '그래서'와 '그러므로'가 문제의 보기에 나란히 나오기까진 않았겠지요. (바로 판별할 수 있는 접속사 문제들이겠지요.) 다만, 제가 쉽다고 여기다가 막상 접속사를 들여다보니 '그래서'와 '그러므로'('하여'도...), '그러나'와 '그런데'등 정확한 차이를 분별하기 힘든 부분이 있어서...대치 가능한 동일한 의미라고 여기기도 찝찝하고...행여나 그 학생이 "그러면 그 차이는 뭡니까?"라고 물으면 제가 대답을 못한다는 겁니다.ㅠㅠ 거기다 각각의 특징을 설명한 후 전체적인 정리도 필요하겠다 싶어서 나열, 순접, 역접 등 분류를 시도했던 것...
아... 예를 들어, '그래서, 그러므로, 그리하여' 중 '영희가 혼자 있대. ( ) 내가 갔잖아.'와 같이 구어체에 쓰일 부사는 '그래서'뿐이죠. '그러나, 그런데' 중 '와, 날씨 좋다. ( ) 영희는 왜 안 오니?'와 같이 전환에는 '그런데'만 가능합니다. 이렇게 의미가 명확히 겹치는 부분, 안 겹치는 부분을 간결한 예들로 보여주면 좋을 것 같아요. 한국어교육용 사전을 뒤져보면 이런 구체적인 용법의 차이에 대해 나올 거예요. 썩 도움이 못 됐네요..
아...'그래서'는 구어체에서 쓰이는군요. 저도 하나씩 찾아보겠습니다. 도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