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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비공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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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식이 형님은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런건 니가 발표를 해야제, 왜 나한테 미뤄브냐?
그래도 니가 여서는 젤 끗발이여. 참말 욕봤다.
여작 나는 걱정이 돼서 술이 안넘어 가드만 인자 나도 한잔해야 할랑갑다.
욕봤다. 그라고 그 발표는 니가 해라.
건배 제의는 내가 할랑께.”
“형님 나 이런 거 잘 못해요.
형님 알아서 이야기 좀 해 주세요.
나는 그저 ‘위하여’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알았다. 이런거는 니가 해야 쓰는디.
그라믄 내가 할랑께 ‘위하여’ 그거는 니가 해라이”
“예.”
쌍식이 형님이 잔을 들고 그리고 한손에 마이크를 잡고 일어섰다.
“아그들아 기뻐해라.
느그들이 처음 경호해야 할 사람이 누구냐 하믄
대통령 후보로 나올지 모르는 김영삼씨로 결정이 되었단다.
오늘 그것 때문에 사장님께서 늦게 참석을 하셨단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그 방의 천정이 떠나갈 듯 와- 하는 함성이 일제히 울려 퍼졌다.
그 함성을 쌍식이 형님은 제지 하지 않았고 그 함성은 박수로 이어졌다.
잠깐 동안의 소란스러움을 쌍식이 형님이 손을 들어 장내를 정리했다.
"인자 우리의 출발을 위해 사장님의 건배 제의가 있것다.
중간에 입에서 잔 띠지말고 한방에 훌터브러라 알았제?“
그리고 나를 쳐다봤다. 나도 주저 하지 않아다.
“충무팀 여러분, 그동안 준비 하느라 수고가 많았습니다.
여러분과 그리고 충무팀을 위하여!”
나의 선창(先唱)에 맞추어 마치 일제히 ‘위하여’를 외치며 잔을 들었다.
나도 잔을 들었고, 쌍식이 형님과 김 대석부장 모두가 술잔을 입에 털어 넣고
박수로 모두 함께 자축 했다.
그리고 쌍식이 형님이 김 대석부장을 손짓으로 불렀다.
“대가리. 니는 나가서 여그 사장 좀 오라 그래봐라.
오늘 지데로 한잔 빨아 블어야 쓰겄다.
7월 10일 같으믄 술 퍼마시는 것도 오늘로 시마이인디 아그들 기분좀 내야 쓸랑갑다.”
“성님 방에서 이랄게 아니라 걍 홀로 나가까라?”
“지랄하지 말고 사장 불러라. 술집 장사 망칠일 있냐?
인자 술도 곱게 쳐 묵어야제 여서 아그들 너무 풀어 놔블믄 안된다이
놀아도 이방에서 찌지고 볶아 야제. 사장 오라 그래라.”
“아그들이 젊어 논께... 그래서 해본 소리요.”
“니 내가 다시 말한디.... 홀에서 시비 붙고 그라믄 안된께 여그서 놀아라이.
그라고 사장 불러 온나. 내가 알아서 할랑께.”
김대석 부장이 밖으로 나가서 사장을 불러 왔다.
나이트클럽 사장은 쌍식이 형님을 잘 아는 듯 웃으며 옆으로 다가 왔다.
“형님 뭐 필요 한거 있소?. 대가리가 설치는거 본께 뭔 이벤트가 필요 하요?
연예인들 불러 주라 그라믄 수배해 주께.
뭐든지 이야기 해 보쇼.”
“염병 하고 있네.
사무실 하나 차려놓고 살림 거덜 낼 일 있냐?
그랄 필요는 없고 아그들 오늘 아니믄 또 술 마실 일도 없다.
밴드 있제? 올겐하고 기타 치는놈 2인조로 불러 주고
그라고 느그집 장사 안되는 조개들 전부 방으로 들라라.
한 20명 된께 전부 쌍쌍이 묶어 줘브러라. 그라고 우리 직원들은 현금 같은 거 없다.
팁도 내가 계산해 줄랑께 미리 그것만 가시나들 한티 교육 시켜 가꼬 방으로 들라 주라.
그라고 나는 사장님 하고 둘이 술 한 잔 할랑께 어디 조용한 방에 술상 좀 봐주고,
안주는 인삼이나 생률 같은 거 있으믄 넣어 주라.
그라고 술값은 낼 사무실로 계산서 끊어서 올려라.
장부 정리해야 된께 어설프게 종이 쪼가리 말고 느그 사업자 등록증에 있는 계산서 가꼬 와라이”
“오늘 장사 형님이 한목에 다 해줘브네이.
안그래도 우리도 경리가 그런 거 끊어야 쓴다고 만날 지랄 해 쌌드만.
그라고 내가 나이트 장사함서 룸 하나에 깔치들 20명 넣어 보기는 또 첨이요.
술은 으찌께 하까라?”
“그것을 지금 질문 이라고 허고 자빠졌냐?
대가리가 두 달 동안 운동 시킨다고 술을 입에도 못 대게 해가꼬
아그들이 술이 무쟈게 고플것이다.
오늘은 술 주라는 데로 내 주고 그라고 아그들이 부실하지 않게 과일 같은거 말고,
차라리 걍 앞에 가서 통닭 같은 거 있으믄 한 열 마리 사다가 테이블에 갔다 뿌려 놔라.
새끼들이 워낙에 퍼 먹는 놈들이 되나서 하는 소리다.”
“알았소. 성님 내가 육회 하고 사시미 알아서 깔아 주께라.
나이트에서 통닭 들이믄 것도 말이 아닌께”
“그래 그라믄 그것은 니가 알아서 해브러라.”
사장을 밖으로 내 보내고 옆에 서있는 김대석 부장을 향하여 몇가지 당부를 했다.
“대가리 니는 술 많이 퍼묵지 말고 아그들 장 챙겨 가꼬 숙소로 가그라이.
여서 또 어디 옮겨서 퍼 묵을라 그라지 말고 여그서 시마이 해라이.
그라고 낼은 운동 하루 쉬게 하고 모레부터 다시 운동 시켜라.
10일부터 진짜 일해야 된께 워키토키 하고 장비들 잘 챙겨 두라고 그래라이.
그라고 대가리 니도 준비 한다고 욕 봤다. 나는 사장님 하고 옆방에서 할 말도 있고 한께
둘이 술 한 잔 할라다.
나중에 없으믄 그란갑다 하고 아그들 챙겨서 들어 가그라이.”
“예. 성님 그라믄 내가 알아서 아그들 챙기께라. 편하게 가서 한잔 하쇼.
그라고 낼은 도복이나 빨고 하루 쉬라 그랄라.”
나도 그에게 한마디 해줘야 할 것 같아서 한마디 했다
“부장님 그동안 직원들 훈련시킨다고 고생 하셨습니다.”
그는 애들처럼 천진스럽게 웃으며 뒤통수를 긁적일 뿐이었다. ‘
뭘 그런 걸로’ 하는 표정 이였다.
그런 그의 행동에 쌍식이 형님이 거들어 주었다.
“그래 대가리 니도 고생 많이 했다.
나는 사장님 하고 한잔 할랑께 잘 정리 하고 들어 가그라이.
여서 쓸데없이 객기 부리지 말고 딱 이방에서만 놀아라이.”
쌍식이 형님이 김 대석부장에게 주의를 주고 나와 쌍식이 형님은 그 방을 나왔다.
그리고 지배인의 안내를 받아서 작은 룸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나이트클럽의 사장이 들어 왔다.
“성님. 고맙소. 나는 성님이 목포 그 촌에서 걍 그렇게 썩어븐줄 알았소.
그란디 어느 날 갑자기 서울에 사무실 개업 해가꼬 또 직원들 회식 한다고
우리집에 와븐께 내가 다 눈물이 나블라 그라요.”
“아야. 쓸데없이 사삭 떨지 말고, 술이나 가꼬 온나.”
“아니여. 내가 옛날에 대가리하고 삼청교육대 끌려 갈 때 생각 하믄 지금도 현기증 뻣칠라 그라요.
그때 거 가가꼬 또라이 되븐 새끼들 많소.
언젠가 내가 꼭 신세를 갚아서 쓰것다 하고 있었는디 인자 서울에서 같이 있다고 생각한께
내가 든든하니 좋소. 자주 놀러 오쇼이.”
“그래 알았다. 나는 괜찮고 우리 아그들 와가꼬 술 한 잔씩 하믄 잘해 줘라.”
“예. 내가 술은 못 따라 드리겄고, 내가 괜찮은 새끼 마담한테 직접 시중 드라고
그랄랑께 편하게 놀다 가쇼.”
쌍식이 형님이 언젠가 삼청교육대에서 7명을 빼내 주었다던 그 7명중의 한사람 인 것 같았다.
쌍식이 형님은 최소한 술집 에서는 항상 대우를 받고 사는것 같았다.
가는 술집 마다 사장과 안면이 있었고, 그리고 당당하게 대접을 받곤 했다.
제법 나이가 들어 보이는 새끼 마담 이라는 여자가 큰 과일 바구니를 들고 들어오고
뒤를 따라서 웨이터 들이 인삼과 그리고 생률을 접시에 담아서 가져 왔다.
새끼 마담 이라는 여자는 과일을 직접 깎아서 예쁘게 접시에 정리하기 시작 했고,
쌍식이 형님은 양주병을 들어 나의 잔에 부어 주었다.
“낼은 뭔일 있는지 모르겄는디 니도 하루 쉬어라.
내가 본께 니도 회사 차림서 여기저기 많이 뛰어 다니고 고생 좀 했는디....
사실은 나는 니 오기 전까지 술 안마셨다. 걱정도 되고,
그라고 일이 안되믄 뭔 낭패인가 싶고... 걱정이 무쟈게 되드라.
근디 니가 일거리를 잡아 와븐께 내가 뭔 무거운 짐을 내려 놔븐것 같이 그냥 멕이 쫘악 풀려븐다.”
“형님께서 맘고생이 심했네요.
나중에 계약서 쓰러 오면 서류 준비 하고 계약서에 도장 찍으면 됩니다.
그리고 계약서 받으러 오는 사람들 형님께서 접대 좀 해주셔야 겠습니다.
법인체 회사 직원이라고 하던데.... 일종의 공무원 같이 그런 사람들이 되다 보니까
접대를 좀 세게 해줘야 한다고 그러네요.
그런 거는 예전에 목포의 빤스형님께서 잘 하셨는데.... ”
“빤스? 노는 것은 대가리도 잘 놀아.
그랑께 그런 건 걱정 하지 말어브러.
나도 공무원들 생리를 잘 안께... 그런 건 나중에 이집 사장한테 이야기 해가꼬
이벤트 하나 만들어 주라 그라믄 오줌 질질 싸고 가게 할 수 있응께...”
“아까 이집 사장도 말 하던데, 그 이벤트가 어떤 겁니까?”
“별거 아니제... 걍 쌩쇼여... 가수나들 벳겨가꼬 옆에 앉히고,
그라고 뱀쇼 같은거 탁자위에 올라가서 하기도 하고,
그라고 좀 괜찮은 연예인들 불러서 술 좀 따라 주라고 그람서 분위기 잡다가
나중에 가시나 한명씩 묶어서 보내주믄 되제...
별거 아니여. 요새는 또 레퍼토리가 많이 다양 해져가꼬 ….
그란디 그런 새끼들 구워삶는 거는 다 비슷하고 거서 거제.”
“그건 형님께서 나중에 잘 알아서 접대를 해주세요. 아무래도 난 그러건 좀 안되니까요.”
“그런 건 걱정 허덜 말어. 그런 거야 좆만 했을 때부터 그라고 놀았응께 기본 가락구제...
내가 아니라도 대가리한테 맡겨 놓으믄 지가 나보다 더 잘할 거여.”
“낼이나 모레 그 친구들 올 겁니다. 언제 올지 모르니까 나도 출근해야 하고
형님도 사무실 나와 주세요.
직원들은 쉬라고 하고요.”
“그라까? 그래서 나를 전무 만들어 브렀냐? 아까 본께 전무라 그라데?”
“형님께는 전무도 약하죠.
사장을 맡아서 해야 하는데 제가 사무실에 있어야 하니까 일단 그렇게 불렀습니다.
나중에 사무실이 안정 되고 나면 그땐 형님이 전체적으로 관리를 해 주세요.”
“나는 니만 보믄 옛날 우리 어렸을 때 생각이 난다.”
“어렸을 때 어떤 생각요?”
“우리 어렸을 때는 피보기 라는 게임이 있었는디,
그것이 좀 무리 하다 싶은 장난 이였거든.
그것이 뭐냐믄 친한 놈들 몇 놈이서 아무 식당이나 음식점에 들어가서 무작정 음식을 시켜 먹는거여.
그라고 계산 할 때는 들어간 놈들 끼리 두 패로 편을 갈라가꼬 피보기 게임을 했었다.
돈도 없는 새끼들 끼리 들어 갔응께 무슨 게임을 하든 진 놈들은 개피 보는 것이제.
이긴놈들은 웃음서 나가븐께...
게임도 무슨 장께미뽀를 하는 것이 아니고 성냥개비 두 개 중 하나를 뽑는디,
그중에 하나는 불에 탄 거고 나머지 하나는 사용 하지 않은 빨간색 딱 둘이다.
그중에 탄걸 뽑는 팀은 식당에 남아서 음식 값을 계산해야 하고
빨간색 성냥개비를 뽑은 팀은 사정없이 밖으로 나가블고 그랬는디
보통은 학생 때고 한께 들어간 놈들이 돈이 없제.
그랑께 남아 있는 놈들은 죽을맛 이제.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피보기 인디...
한번은 친구 여섯 놈이 피보기 게임을 했는디 우리팀이 져가꼬 세 놈이 또 식당에 남았는디...
세놈다 돈이 없으믄 그중에 한 놈은 남고 두 놈은 밖으로 돈을 구하러 나가야 되고....
사실 돈 구하러 나가는 게 속 편치... 식당에 남아 있으믄 식당 주인 눈치 본다고 더 힘들제...
그날은 내가 남기로 하고 두 놈이 돈을 구하러 나갔는디...
친구들이 그날따라 돈을 쉽게 구해 왔드란 말야? 나간지 10분도 안되가꼬....
이놈들이 집에 들어가서 부모들한테 사정하기 싫은께 그냥 허름한 공중전화를 털어 와브렀어.
그랑께 큰돈은 없고 전부 10원 짜리 동전으로 두 놈이 주머니 이빠이 담아 왔드만.
그것도 주인이 봐가꼬 또 경찰에 신고라도 해블믄 좆되야 븐께
꾸석떼기 앉아서 일일이 셈을 해가꼬 그걸로 잽싸게 계산하고 그날은 해결 하고 나왔제.”
“근데, 형님 절 보면 왜 그 생각이 납니까?”
“그것이, 식당에 남아 있으믄 첨에는 별 생각이 다 나제.
돈 구하러 간 놈이 안돌아 오믄 어쩌까 걱정이 되고,
또 어짤때 시간이 너무 오래 지체 되믄 식당 주인이 집에 가자고 보채기도 하고....
그란디 그 피보기 게임을 몇 번 하다 보믄 나간 놈은
죽어도 돈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기고, 또 남아 있는 놈은 좀 늦어서
그렇췌 꼭 돈을 만들어 온다는 신념 같은 것이 생겨 가꼬 서로가 믿게 되거든?
나는 널 보면 ‘우상이가 한말은 꼭 지키더라.’ 하는
어린 시절의 피보기 게임에서처럼 신념 같은 것이 항상 느껴진다.
넌 네가 한말을 꼭 지켜 주었고, 너도 날 믿는 것 같아서
시간이 좀 걸리는 문제가 있어도 예전에 우리 째깐 했을때 피보기 할때의
그 믿음으로 걍 참고 그란다. 이번에도 역시 니는 내 믿음을 깨지 않는 것 같아서
또 옛날 생각이 나서 해본 소리다.”
“친구들의 우정이 좋았네요. 어린 시절부터.“
“그래도 지금은 그 여섯 놈 중에 경찰에 있는 놈이 세 놈이나 되제.
왜 그 목포에 횟집 주인 외팔이 있잖냐? 그놈 장인이 경찰 서장인디...
우리 하고 피보기 게임 하러 다닌 친구중 한명 이제.
그랑께 지도 어린 시절에 그렇게 심하게 놀아 논께,
경찰서에 째깐한 고등학생들이 뭐 잘못 해서 끌려 오믄
귓싸데기 몇 대 쎄려주고 그냥 보낸다 그러잖아.
지도 과거에 그렇게 하고 돌아 뎅겼응께 어린 시절에는 ‘그럴 수 있것다’ 그렇게 생각 하는 것이제.”
“어려서부터 대단 했네요. 나는 형님의 그런 옛날이야기가 재미있던데요?”
“그 시절에는 혈기만 있고, 돈은 없었던 시절이라 그런 무리한 장난도 하고 그랬는디.
요새 새끼들이 그런 거 생각이나 하겄어? 참 피보기.... 하기도 많이도 했다.”
나는 형님의 옛날이야기는 항상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그는 솔직해서 좋았다.
그가 회사를 차리면서도 일거리 때문에 많이 걱정 했다는 건 오늘 처음 듣는 소리 였다.
그만큼 그도 책임감이 있다는 이야기이겠지만
모든 걸 나라는 연약한 책방의 서생 같은 하찮은 인물을 믿고 추진해 주었던 점이 나는 좋았다.
피보기 게임 이라는 이야기는 예전처럼 뭐든지 혈기로 밀어 붙이지 못한 나이 먹음과,
그리고 그런 어린 시절 처럼 ‘해놓고 보자’ 했던 시절의 동경 이였는지 모르겠다.
지금 쌍식이 형님은 어린 시절처럼 공중전화를 털어서 가져온 돈으로 음식 값을 계산 하고
식당을 나온 순진한 학생 때의 그 시절처럼 음식 값을 계산 하고 식당에서 풀려난 듯한
그런 기분을 느끼고 있는지 모르겠다.
“인자 우리도 한잔 하자.”
“예. 형님 수고 하셨어요. 혼자 맘고생을 많이 하셨네요.ㅎㅎㅎ”
“그래. 나이 먹어서 흰머리 나는 것이 이런 것 때문에 그란 갑다.
나는 살면서 그렇게 고민 같은거 안하고 살아 왔는디...
이참에 쪼금 상해 븐것 같다.
다가는 막판에 사업이라고 해 볼라 그랑께 신경이 좀 쓰인다.”
그러면서 술을 입에 털어 넣었다.
그리고 새끼 마담 이라는 여자에게 색다른 주문을 했다.
“아그야. 여그 자주 올랑가 모르겄는디, 술을 한 병 더 가꼬 온나.
지술 지가 알아서 따라 먹게 한 병 더 가꼬 온나.
이것이 윗사람 아래 사람 접대 하는 게 아닌께,
씨벌꺼 맹탕 없이 테이블만 커가꼬,
술 따라 줄랑께 팔이 짧아가꼬 히프 들었다 놨다 할랑께 그것도 성가 시다이.
술 한 병 하고 가시나 하나 더 들어오라 그래가꼬 저짝에 아조 앉챠 놔브러라.
둘이 마주 보고 술한병 가꼬 쪼개 마실랑께 성가시다.
오늘은 우째도 우상이 하고 노랑물 한 병씩은 비워야 쓰겄다.
우상아 이것만 묵고 들어 가자이.”
여전히 쌍식이 형님의 주법은 자기 잔에 직접 부어서 마시는
그만의 특별한 주법대로 마시기를 원했다.
나도 이제 그런 쌍식이 형님의 주법에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 게 그렇게 불편하지 않았다.
그날은 모처럼 편한 마음으로 술을 마셨던 것 같다.
마치 앞으로는 아무 걱정도 없을 것 같은 생각으로 둘이서 양주를 한 병씩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직원들이 있는 방은 여전히 밴드의 음악과 여자들의 괴성이 들려왔다.
그런 무르익은 술판의 분위기를 깨지 않기 위해 나와 쌍식이 형님은 술집을 나왔다.
충무 경호 서비스 주식회사는 이렇게 만들어져 세상에 얼굴을 보일 준비를 끝 마쳤다.
기분이 좋아진 쌍식이 형님이 먼저 택시를 타고 숙소로 들어갔고
쌍식이 형님을 보낸 나는 터벅터벅 무교동의 술집들을 뒤로하고
큰길가로 나와서 손을 들어 택시를 잡고 그리고 뒷자리에 몸을 실었다.
계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