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함께뛰며 힘모아
성당터 성물 봉헌받기도
지난 5월 1일 양성본당(주임 이그레고리오 신부)의 새 성당 봉헌식. 이그레고리오 주임신부가 성찬의 전례 중 미사 경문을 읽다 눈물을 흘렸다. 그의 눈물에 일순 본당 신자들도 숙연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새 성당을 갖게 됐는데 왜 슬퍼하냐고 묻는 이들도 있겠지만 그 사연을 들어보면 이해할 만하다.
이신부는 지난 2003년 본당 2대 주임으로 발령을 받았다. 노년층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농촌지역, 게다가 신자수는 800여 명에 불과했다.
성당 신축이 시급했지만 주일 교무금과 헌금을 합해 100만원이 안 되는 상황. 이신부는 열악함을 탓하지 않고 직접 발로 뛰었다. 밖으로는 각 본당을 방문해 보리차 판매를 하며 건축비를 마련했고 안으로는 교우들과 함께 신축 터 돌을 고르고 흙과 벽돌을 퍼 옮기며 인건비를 줄이는 등 각고의 노력을 했다.
그의 이런 노력에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안성지구 내 타 본당 사제들과 신자들이 힘을 보탠 것이다. 신자들은 이곳 저곳 보리차를 판매하러 다녔으며 본당 차원의 신축금도 모았다.
유무상통 마을의 한 신자는 성당터를 봉헌했고 대구대교구의 원동수 신부는 14처를 상징하는 스테인드글라스를, 안양 중앙본당의 유봉옥(제노베파)씨는 나무로 조각한 제단과 감실 등 성물을 재료값 정도에 봉헌했다.
봉헌식이 진행되는 동안 ‘이렇게 당신의 일을 이루시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는 이신부. 그는 “성전을 봉헌한다는 것이 이렇게 감동스러운 일인 줄 몰랐다”며 “오늘 저의 눈물은 하느님과 부모님, 선배 사제, 신자분들에게 바치는 기쁨의 눈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