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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장산야간산행모임(장야모) 원문보기 글쓴이: 영화배우
언제: 2012년 12월 16일
누구랑:장야모 백두대간 종주팀
산행코스:무령고개-황점마을
거리 : 27km
소요시간:12시간
날씨: 맑음
2012년 12월16일 무령고개에서
황점마을까지 실거리 27km의 긴 거리다.
부산의 금백종주가 26km인
것에 비하면 난이도 또한 만만치 않다.
우리는 평소 보다 1시간 앞당겨
새벽 5시에 차량에 탑승하여 무령고개 까지 이동한다.
새벽 5시 거리는 어두컴컴하다.
다행히 날씨는 그다지 춥지 않아 다행이다.
우리 장야모 대간팀이 산행을 할 때마다
기상 조건은 항상 우리의 편에 있어서 좋았다.
무령고개 도착 700m지점에서
빙판 길이라 우리를 태운 버스가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한다.
우리는 버스에서 하차를
하여 무령고개까지 걸어간다.
오늘 산행거리와 시간을 계산하면
단 몇 분이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무령고개에 도착하여 기념사진을
찍고 등산로를 살펴보니 빙판길이다.
전 회원들에게 아이젠을 착용할
것을 당부 하고 산행시작이다.
무령고개에서 육십령까지는
개인 산행으로 육십령휴게소(할매식당)055-963-0610
에서 만나기로 하고 자유 산행에 들어간다.
이번 산행은 중간 그룹을 “리딩”해주시는
영도대장님의 불참으로 곰돌이대장님과
내가 번갈아 보면서 진행을 한다.
영취산 산정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운해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했다..
“와..아”
“정말 아름답다”
덕유산 서봉 옆으로 펼쳐져있는
운해에 몸을 실어 두둥실
돛단배를 타고 떠돌아 다시고 싶었다.
아마 천국이 있다면 저런
아름다운 풍광들로만
이루어져 있지 않을 까 생각한다.
이번 산행을 하면서 등산은
산 위의 학교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등산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깨닫고 내려온다.
무엇보다 몸과 마음을 수련하는 것 같다.
오늘 백두대간 길에서도 나는
내 마음을 달래보는 공부를 했다.
아메리카 인디언의
가르침에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사람 마음속에는 좋은 양과 나쁜
늑대가 함께 살고 있는데 어느 쪽이
힘이 세지는 가는 우리가 어느 쪽에
먹이를 더 많이 주느냐에 달려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상대를 칭찬하고
존경하고 좋아하는 나의 마음속의
좋은 양에게는 예전 보다 두 배로
먹이를 많이 주고 짜증내고
화내는 나의 마음속의 나쁜 늑대에게는
예전의 반만 먹이를 주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산은 나에게는 학문과도 같다.
학문의 본질이 묻고 답하는 것이라
나는 산행을 하면서 나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며
많은 것을 깨닫고 배운다.
산은 단순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삶이나 돈이 없어도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사는 삶을 가르친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다니다
보면 갖고 있는 물건이 많다는
것이 자유가 아니라 족쇄라는
것을 금방 깨달을 것 있다.
돈이 있을 땐 스스로 검소하게
낭비 없이 절약을 하고 돈이
없을 땐 평소 하던 대로
검소하게 살면 크게 불편하지 않으니
있으면 쓰고 없으면 안 쓰면 되고 ,
있으면 먹고 없으면 안 먹으면 되며,
있으면 마시고 없으면 안마시면 된다.
그래서 돈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말자.
구시봉(깃대봉)에 도착하여
이번구간 거리가 27km 정도이기
때문에 회원님들의 배낭무게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육십령에서 매식을 원하는
회원들을 위해 육십령휴게소에
전화를 해서 점심 준비를 부탁한다.
12시경 육십령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는다.
나는 앞으로 남은 산행은 먹는
만큼 가니까 많이 먹어두라고 이야기한다.
밥,라면,막걸리,아이스크림,삶은계란을
먹고 간식도 챙기고 다시 출발이다.
육십령에서 황점 까지는 대략 15km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구간이라
선두와 후미 차이가 잘못하다간 몇 시간씩
벌어 질 수 있는 코스라 산행을 준비하면서
회원님들의 컨디션과 평소 산행하는
스타일을 체크해 순서를 정해준다.
1.2.3.4.5.6.7....이렇게 대형을 유지해서
꼭 같이 가시고 만약에 헤어지면
삿갓재대피소에서 만나자고
약속하고 할미봉을 향해 올라간다.
할미봉을 오르며 서봉을 지나
남덕유산까지 만만치 않은 코스라
내가 좋아하는 일본어을 떠올린다.
人間の人生は切り開く物
대충 직역(直譯)하면 "인간의 인생은
깍아 나가면 열리는 것 이다".란 뜻인데
의역(意譯)을 하면 "인간의 인생은
자기가 조금씩 조금씩 길을 갈고
닦아 나가면 길이 열린다"는 말이다.
그래서 나는 등산 할 때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 말을 자주 생각을 하며 모든 일에 있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조금씩 길을 만들어 가고,
길이 생기면 또 그 길을 조금씩
길을 만들어 간다.
무엇을 하기에 늦었다고
생각하는 회원님들이 있다면?
늦었다고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는
늦게라도 시작하는 편이 백배 천배 잘한 것이다,
시도해보지도 않는다면 성공할
기회는 0퍼센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도
꽃처럼 피어나는 시기가
다 따로 있다고 나는 믿는다.
어떤 이는 초봄의 개나리처럼
십대에 어떤 이는 한여름
해바라기처럼 이삼십 대에
어떤 이는 가을의 국화처럼
사오십 육십 대에....
이처럼 계절은 다르지만 꽃마다
각각의 한창때 가 반드시 오듯이
사람도 활짝 피어나는 때가 반드시 온다.
라고 생각 한다.
그래서 그런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도록 평소 준비하는
것이 내가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늦깎이라는 말은 없는 것 같다.
아무도 국화를 보고 늦깎이
꽃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처럼
사람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뒤졌다고
생각되는 것은 우리의 속도와
시간표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기 때문이며,
내공의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아직 우리 차례가 오지
않았기 때문인 것 이다.
제철에 피는 꽃을 보라!!
개나리는 봄에 피고 국화는 가을에 피지 않는가.
(“그건, 사랑 이었네”에서 인용)
디트리히 본회퍼의 시(詩)구에서 처럼
나는 누구인가?
이것인가?
저것인가?
봄에 피는 개나리꽃인가?
여름의 해바라기인가?
아니면 가을 국화인가?
오늘은 이런 인간이고?
내일은 다른 인간인가?
아니면 동시에 둘 다인가?
타인 앞에서는 위선자이고
자기 자신 앞에서는 경멸할 수
밖에 없는 가련한 약자인가?
나는 누구인가?
이 고독한 물음이 나를 비웃는다.
그래서 나는 가을 국화이고 싶다.
오늘 나의 산행 진행 계획은
육십령까지는 자유산행이며
육십령에서 할미봉까지
회원님들과 같이 가고 거기서
또 서봉, 남덕유산까지 조금씩
선두와 후미의 거리를 줄여가며
산행을 리딩 하는 것이었다.
할미봉에서 조망을 하고 서봉을 향하며
얼마 전 T. V프로그램에서
두 발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중국 피아니스트 류웨이의
피아노연주를 보았던 생각이 떠오른다.
어릴 적 사고로 그는 두 팔을 잃고
두 발로 피아노를 치는
그의 모습에서 나는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았다.
그리고 그 가능성에는
고통을 참아야만 된다는 것도 깨달았다.
계란이 병아리가 되기 위해서는
껍질을 깨고 나오는 그 고통을
참아야 하듯이 지금보다
더 나은 뭔가를 위해서는
그 뭔가를 위해 지금의 시간과 고통은
참고 기다리며 이겨 내야한다.
또한 어떤 일이든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그 뭔가를 위해 사는 것이다.
비록 두 팔이 없지만 류웨이는
사람에게는 두 눈이 있는데
한쪽 눈으로는 사랑과 기쁨을
다른 눈으로는 슬픔을 본다고 하며,
어떤 눈으로 사물을 볼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류웨이가
극복 했듯이 그 발은 가장아름다운
발로 어떤 축구선수의 발보다
어떤 발레리나의 발보다도
더 아름다워 보였다.
서봉에 도착하여 덕유산의
운해에 넋을 잃고 조망을 한다.
예전에 있던 빨간 정장석은 없어지고
서봉 최고봉 이정표에 서봉이라 표시되어있다.
서봉에서 남덕유산까지
조금은 위험한 내리막
구간을 지나 남덕유산까지 오르막이다.
함께하는 지성미님이 산행을
하면서 무릎을 계속 스트레칭하고
정아님,햇님 또한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인다.
정아님, 햇님과 남덕유산
정상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나니
석양의 해가 긴 꼬리를 물고 늘어진다.
남덕유산 정상석 데크에서 바라보는
낙조(落照)는 형용 할 수 없이
아름다워 정아님과 햇님께
남덕유산 정상의 낙조(落照)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겨드린다.
아마도 이번 남덕유산 산정에서
맞이하는 낙조(落照)는
두 분 에게는 행운 일 것이다.
남덕유산에서 내려와 지성미님,정아님,햇님
그리고 나 이렇게 4명이서
마지막 날머리를 향해 출발이다.
선두와 후미의 시간차를 1시간
잡았기 때문에 마음이 급하다.
이미 해는 그림자도 없이
마을로 내려가고 없다.
우리는 헤드렌턴을 착용한다.
뒤의 세분에게 앞사람 스텝만
밝고 오라고 이야기 하고 진행하면서
마음이 급해서 일까 ?
미끄러지고, 넘어지고 ,자빠지고,
바위에 ,왼쪽무릎 ,오른쪽 무릎이
부딪쳐 ,깨지고 ,피나고..ㅠㅠ
내가 조금 빨리 걸어서
뒷사람들이 못 봐서 그렇지
대장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ㅋㅋ
뒤를 보니 세분 너무 잘 따라 오신다.
중간 중간에 조금씩 휴식과 간식을 먹고
쉬며 가며 어느덧 삿갓재 대피소에 도착한다.
삿갓재 샘터에서 식수도 보충하고
날머리인 황점 까지 적막한 산길을 걸어간다.
정아님과 지성미님의 렌턴 빛은
보이지 않고 햇님과 함께 하산을 한다.
한참을 지나 안전지대에
도착하여 아이젠을 벗고 걸어간다.
발이 참 편안하다.
그리고
저 멀리에 버스 불빛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준다.
산행기를 마치며 함께한
회원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끝으로 늦은 시간까지 산우의 정으로
함께 하산한 지성미님,정아님,햇님
과 함께 무탈하게 하산하여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백두대간 종주팀를 응원해
주시는 회원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2012년 백두대간 산행을 종료하며 내년2013년 새해맞이 백두대간 산행이 기다려진다.
첫댓글 남덕유산 데크에서 낙조를 맞아보는 것도 아주 좋긴하겟습니다.
여러분들 이끌고 산행하는 배우님의 여유있는 모습이 그려지는데요.
수고많이하셨습니다.
날씨가 좋아서 산행하는데 어려움이 없었겠군요.
바랭이 대장님 오랜만에 인사 드립니다.
날씨가 정말 좋아서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역시나 반바지구만..ㅎㅎㅎㅎ
ㅎㅎ 달래 선배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폭설에 하우스 피해는 없는지요..?
안부가 궁금했는데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