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에 오면 태균이는 이발을 꼭 하고 갑니다. 오랫동안 다닌 미용실은 미금역에 있는 블루클럽입니다. 썩 마음에 들지는 않으나 특별히 갈 곳도 없어서 그냥저냥 이용해 왔는데 오늘은 저도 커트를 해야되서 새로 개척한 미금역 근방 미용실을 이용해 보았습니다.
워낙 미용실 이용이 적은지라 저는 일단 마음에 들면 줄창 한 곳만 가는 편인데 10여년 전부터 이용했던, 저에게는 최고였던 분당의 어떤 미용실이 문을 닫은 후, 아예 머리미용에 대한 관심을 줄여버린 듯 합니다.
오늘 새로 개척한 미용실은 다행히 여러가지로 마음에 듭니다. 미용사도 많으니 태균이랑 나란히 한꺼번에 머리도 자를 수 있고 내친 김에 한번 해주고 싶었던 태균이 염색도 장난삼아 해보았습니다. 태균이는 생전 처음해보는 머리염색입니다. 제법 색깔이 괜찮기도 하지만 왜 이리 웃음이 나는지...
머리가 좀 길어지면 재미삼아 파마도 한번 시도해봐야 되겠습니다. 자신의 변화에 대해 크게 의식하거나 재미있어 하는 정도는 아직 아니지만 조금씩 외모에 대한 관심은 생기는 듯 합니다. 세상에 널린, 보통 사람들이 하는 개인적 행사나 관심, 외모가꾸기, 필요한 곳 찾아가기, 장보기 등등, 모두 엄마에 의존할 수 밖에 없기는 하지만 그런 일을 대하는 태도는 많이 자연스럽고 의젓해 졌습니다.
오늘 염색하는 것을 지켜보니 더 복잡한 것도 시도해 볼 수 있겠다싶습니다. 머리감겨 줄 때도 시키는대로 척척 하니 그저 말을 못하는 청년으로 여기는 듯 합니다. 다행입니다. 다음에는 나란히 파마에 한번 도전해봐야 되겠습니다. 세상에 나가서 태균이와 같이 해보지 못한 흔하디흔한 행사들이 허다할터니 매일 새로운 것을 개척하고 사는 삶도 참 즐겁기는 합니다.
지나치게 아들 짝사랑하는 엄마처럼 헤벌쭉해져서 다 큰 어른같은 아들 쓰다듬어 주는 제가 그들 눈에는 얼마나 요상해 보였을런지요. 상관없습니다. 내면의 6-7세의 자아가 아직은 성장을 한참 해나가야 하니까요.
요즘 태균이가 너무 즐겁게 찾아듣는 노래, '문어의 꿈' 그리고 '치킨이 너무 좋아!' '아이스크림이 너무 좋아!' 하는 배꼽잡을 노래들. 밤마다 같이 들어주면서 저도 귀를 쫑긋해줍니다. 문어의 꿈처럼 초록색 빨간색 무한정 변신이 무한정 펼쳐지길 바라면서...
https://youtu.be/6fkEIAgDLbU?si=ggsZYtvzKXKMyStX
첫댓글 와~염색 머리 넘 멋져요. 색깔도요. 저는 염색을 별로 선호 안하지만 태균씨는 넘 멋지네요.
퍼머도 잘 어울리지 싶습니다.
간만에 두 모자께서 오붓한 시간 갖으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