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 10명 중 2명 추석 제사, “추모는 괜찮아요”
한국리서치 2024년 추석 명절 모임 및 일정 계획 - 기독교인 18% “차례·제사 지낼 것”
“기독교인에게 제사는 추모, 숭배로 비약해선 안 돼”
이현성2024. 9. 18. 08:02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 종교인 가운데 기독교인들이 이번 추석에 차례·제사를 가장 적게 드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사를 우상숭배로 여기고 명절마다 가정예배를 권하는 교회 문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10명 중 2명은 제사를 예정하고 있었다.
한국리서치가 최근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보면 주요 종교 가운데 “이번 추석에 차례나 제사를 지내지 않을 것”이란 응답은 개신교(82%)에서 가장 많았다. “차례나 제사를 지낼 것”이란 응답은 불교(60%) 무종교(44%) 천주교(33%) 개신교(18%) 순으로 많았다.
성묘·벌초, 납골당 방문 일정을 묻는 질문엔 종교인 절반 이상이 “계획이 있다”고 했다. 개신교인 중에선 10명 중 5명 이상(51%)이, 불교(64%)와 천주교(63%)는 각각 10명 중 6명 이상이 성묘·벌초를 하거나 납골당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성묘객들이 17일 광주 북구 영락공원묘지에서 성묘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독교인들 중엔 불가피한 사유로 차례·제사를 지내는 이들도 있어 보인다.
국민일보 ‘박종순 목사의 신앙상담’ 코너엔 “가족들이 다 신앙생활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조상제사에 참석해야 한다. 제사음식을 만드는 일도 함께 거들어야 하고 제사가 끝나면 저희 부부나 아이들은 그 음식을 먹기도 한다”며 “이런 일들이 우상숭배가 되냐”는 상담이 올라온 적이 있다.
박 목사는 “세상을 떠난 사람들을 신격화한다든지 숭배하는 건 우상숭배다. 제사는 추모의 차원이라야지 숭배 차원으로 비약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단언하면서도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가족공동체를 외면한다든지 따돌림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박 목사는 “제사 행위 자체 외에는 모든 면에서 ‘예수 믿는 아무개가 최고다’라는 평을 듣도록 하라”며 “인색하다든지, 말만 앞세우는 등의 이런 행위는 가족구원의 장애가 되고 기독교의 효 정신을 굴절시킬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은 지키되 가족들을 위한 배려와 돌봄, 섬김과 나눔에 있어선 으뜸이 되고 칭찬을 받도록 노력하라”며 “가족들 사이에서 미운 오리가 되진 말라”고 조언했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
기사원문 : https://v.daum.net/v/202409180802366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