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0. 상대-연기-자주-체질(1)
세계가 상대(相對)로 구성되어 있음은 확연한 사실입니다. 주관과 객관으로 일괄할 수 있는 대표적인 상대로는 나너, 남녀, 양음, 시공, 낮밤 등이 있습니다. 주자는 「심경부주」 경이직내장에서 동정(動靜), 유명(幽明), 거세(鉅細), 원근(遠近), 천심(淺深) 등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도 맥상(脈象)을 부침(浮沈), 지삭(遲數), 활삽(滑澀), 허실(虛實), 대소(大小) 등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상대를 대대(對待)라 부르기도 합니다. 대대가 끊어진 것을 절대(絶對)라 합니다. ‘대대가 끊어짐’을 절대자를 전제로 한 일원적 통솔로 이해해서는 곤란합니다. 이러한 것은 서양에서 상대주의(relativism)를 진리의 상대성으로 오해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상대주의는 진리의 상대성을 말함이 아니라, 상대와 대대의 진리성을 말한 것입니다. 신 중심의 서양철학은 이 점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보충]
* 마르틴 부버는 명저 「나와 너」(1923)에서 진정한 관계는, ‘나-그것’의 독백이 아닌 ‘나-너’의 대화에 의해 가능하다고 하였습니다. 진정한 근원어(Grundwort)는 짝말 ‘나-너’밖에 없다고 한 것입니다.
* 중국철학에서 ‘대대(對待)’는 기본적으로 주역철학의 논리로서 계사전에서 설해지고 있습니다. 剛柔相推而生變化(계사상2), 一陰一陽之謂道(계사상5) 등이 대표적인 표현입니다. 이후 주자의 「주자어류」에서 산견됩니다.
첫댓글 키워드1. 세계는 나너, 남녀, 양음, 시공, 낮밤 등의 상대(대대)로 구성되어 있음
키워드2. 주자, 한의학 등에서 보이는 상대(대대)
키워드3. 상대(대대)가 끊어진 것을 절대라 함
키워드4. 절대는 절대자를 전제로 한 일원적 통솔이 아님
키워드5. 상대주의(relativism)는 상대(대대)의 진리성을 말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