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들에게 먹이주고 편백나무숲 피톤치드 해봐요
발간일 2023.03.13 (월) 13:37
인천 남동구 '늘솔길공원 양떼목장' 시민들에게 인기
양떼목장은 대관령에만 있지 않다. 인천 남동구 늘솔길공원에도 양떼목장이 있어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들리고 어른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봄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바람 끝이 차가운 날, 노란 병아리들이 소풍이라도 나온 듯 어린이들은 마른풀을 주워와 연신 양에게 먹으라고 준다. 순한 양들은 포근한 겨울 외투를 아직 벗지 않은 차림으로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아이들의 재롱에 힐끗 쳐다본다. 행여라도 먹을 것을 주나 고개를 돌리면서. 한 어른이 땅콩 껍질을 한움큼 내어주니 서로 먹겠다고 울타리를 넘어서려는 듯 동료 위로 올라타고 혀를 내밀어 얼른 먹어 치운다.
▲ 인천 남동구 늘솔길공원에는 양떼목장이 있어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들리고 어른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양떼들은 따듯한 봄 햇살을 맞으며 풀을 뜯고 있다. 사진은 땅콩껍질을 먹고 있는 양들의 모습.
윤려(37) 씨는 시흥 정왕동에서 딸 정하령(9) 양과 남편, 강아지와 같이 왔다. 남편은 카메라 울렁증으로 부끄럽다며 멀리 다른 쪽으로 가서 딸과 다정한 포즈를 취했다. 양떼목장은 자주 오는 편인데 양에게 먹이를 줄 수 있는 체험을 할 수 있고 편백나무 숲길을 걸어 간단하게 등산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한다. 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도 겸비하고 있어 자주 찾게 되는 장소라고 알려준다.
하령 양은 양이 너무 귀엽다며
“엄마, 아빠랑 와서 풀떼기를 양에게 주는 것이 재미있어요.”
신이 나서 한껏 자랑한다.
▲ 양떼목장에 놀러온 윤려 씨와 딸 정하령 양.
▲ (왼쪽부터) 김대한 군, 조예겸 군, 김창준 씨, 김민주 양.
논현동에서 왔다는 김창준(46) 씨는 아이들 셋을 데리고 왔다. 노란 무늬 옷을 입은 김대한(6) 군과 김민주(3) 양은 자신의 자녀이고 조예겸(5) 군은 아내 친구의 아들인데 여자들이 쉴 수 있도록 집에 있게 하고 아이들만 데리고 나왔다고 설명한다.
대한 군은 멋진 포즈를 취하며 계속 손을 뻗는다. 봄에 개구리를 보아서 좋았다며 자기가 좋아하는 놀잇감 이야기도 빼놓지 않는다. 예겸 군은 “양이 좋아요. 삼촌이랑 왔어요.”
또박또박 말을 잘한다.
아직 어린 민주 양이 과자 봉지를 손에 들고 아장아장 걷자 양이 울타리 너머 얼굴을 내밀며 뺏어 먹으려 하니 얼른
“너는 못 먹어!”
하는데 그 말이 무척 재미있다. 민주 양보다 양이 더 크게 보이는데도 겁내지 않고 단호하게 말하는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민주에게
“아주 예뻐!”
해 주니
“아주 예뻐?”
되묻더니 양을 향해
“아. 예뻐!”
한다. 나중에 놀이터에서 또 만나니 모래놀이를 열심히 하고 있다. 무럭무럭 잘 자라 우리나라의 기둥이 되어 주기를 바라본다.
▲ (왼쪽부터) 조예겸 군, 김대한 군, 김민주 양.
▲ 전녹야(왼쪽) 씨와 이은숙 씨는 친구 사이다. 이들은 논현 소래 3단지를 분양할 2014년에 양떼목장을 개원했는데 그때 양은 7마리였다고 알려준다.
양떼목장의 입구 호수 앞에서 빨간 코트를 입고 사진을 찍고 있는 전녹야(81) 씨는 스위스 국적인 이은숙(67) 씨와는 친구사이다. 논현 소래 3단지를 분양할 2014년에 양떼목장을 개원했는데 그때 양은 7마리였다는 놀라운 정보를 준다. 현재는 대략 30마리 정도다. 전녹야 씨는 아침 운동으로 늘솔길공원을 산책하는데 여름에는 연못에 연꽃이 피어 있어 좋다고 강조한다. 호수를 한 바퀴 돌고 양떼를 둘러보고 아침 식사를 하면 소화도 잘 되고 기분도 상쾌해서 건강해진다는 느낌이 마구 든다. 하루의 시작이 유쾌해서 더 행복하다고 전한다.
호수에는 잉어가 떼지어 노닐고 있다. 가끔 돌 위로 올라와 햇볕에 등을 말리며 해바라기를 하던 거북이는 아직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모양인지 보이지 않는다. 파충류인 거북이는 폐호흡을 하기에 곧 물 밖으로 나올 것이다.
▲ 편백 숲 무장애 나눔길
편백 숲 무장애 나눔길로 들어가면 나무 밑에 의자가 놓여있어 피톤치드를 마실 수 있다. 또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가 근처에 있다. 메타세쿼이아 숲에 가면 쭉쭉 뻗은 나무가 빼곡히 서 있어 하늘 향해 큰 키를 자랑하고 있다. 잎이 무성할 때는 하늘이 보이지 않지만 앙상한 가지 사이로 빼꼼 겨우 보인다. 산림욕을 할 수 있는 곳이라 인천 시민들의 멋진 휴식처로 알음알음 소문이 나고 있는 중이다.
이제 따사로운 봄날이 다가온다. 대관령까지 가지 말고 인천 남동구 늘솔길공원에 있는 양떼목장에 가서 아이들과 함께 양에게 먹이 주는 체험을 해보고 모래놀이와 산림욕까지 즐겨보기를~
글·사진 현성자 i-View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