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주가 흘렀네요.
역시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갑니다.
암튼,
눈이 내리고 나서,
관악산을 다녀왔고...
당시 일기를,
지금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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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생일이라서,
맛난 거 먹이기 위해,
산을 찾아갔습니다.
엄동설한이라서,
냇물은 모두 꽁꽁 얼었고...
어름 아래에서,
물 흐르는 소리마저도,
동장군 기세에 기가 죽어 있었고...
이런 동장군의 기세를 감내하고,
산을 찾아갔습니다.
왜냐하면,
모처럼 반가운 얼굴이 함께,
관악을 즐기려고...
하지만,
차가운 계곡처럼,
분위기는 쌀쌀하기만 했고...
배가 부르지 않으면,
산행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조금만 풀어 봤습니다.
시작부터,
막걸리와 함께하는 관악산은,
언제나 정답이었고... ㅎㅎ
암튼,
맛난 음식으로 기운을 차리고,
연주대 정상까지 도전하기로...
산에는 눈이 쌓여 그런지,
멧비둘기는 등산로를 벗어나지 않고...
아마도,
사람에게 먹을 것이 많다는 것을 알아챈 녀석이,
구걸을 하려는 듯했고...
그런데,
사람들이 이 녀석을 먹기도 하는데,
그것은 무섭지 않나 봅니다.
조그만 우물에는,
얼지 않는 물이 흘러내리고...
덕분에,
시원한 물 한 바가지 마시고서,
다시 산을 올라가는데...
일행 말고도,
산에 사람이 제법 많았네요.
사람의 발길이 없는 곳을 찾아서,
험난한(??) 코스로 변경을...
그런데,
날씨는 우중충하고,
당장이라도 눈이 내릴 기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험지를 즐기며 산행을...
길 이라기보다는,
산짐승이 다니는 길처럼 보이는 곳을,
꾸역꾸역 올랐습니다.
굳이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비교적 한적하면서,
쉬운 곳으로 오르기 위함인데...
역시,
거리가 짧으면,
험난한 코스가 기다렸고...
소나무에는,
아직 잔설이 남아 있네요.
소나무 뒤로 보이는 삼성산도,
잔설이 흐릿하게 보이고...
어째튼,
동장군의 기세에 밀리지 않고,
씩씩하게 올라가는데...
고도가 높을수록,
등산로에 눈이 많아지고...
행여,
넘어질까 봐,
조심조심 걸어보지만...
미끄러운 눈길에서,
넘어지지 않을 수는 없었고...
근래에,
자주 찾는 고이,
맞은편 조그만 바위입니다...
이름은,
학바위라 하지만,
학을 닮은 곳은 하나도 없는... ㅎㅎ
암튼,
오늘도,
학바위에 들러서 식사를 즐기려고...
팔봉 능선의 정상 부근인데,
눈이 제법 많이 쌓였고...
식사를 하지 못한 관계로,
당장에 달려갈 수는 없으나...
밥을 먹고 나서는,
꼭 들러보려 했고...
학바위에 도착했는데,
학은 한 마리도 없고...
대신에,
산객 몇몇이 모여서,
겨울의 관악을 즐기고 있었고...
참고로,
내가 기록하고자 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바위에서,
꽁꽁 얼어버린 키 작은 소나무였고...
학바위를 지나고 나니,
등산로뿐만 아니라,
나무에도 눈이 쌓여있고...
눈이 있어서,
등산하기에는 정말 좋았는데...
내 머리에는,
흰 눈이(白髮) 쌓이지 않았으면 하는...
소나무는,
늘 푸르다고 했는데...
이 나무는,
어찌하여 흰색으로...
날은 꾸물해도,
평소와 다른 풍경을 바라보니,
이 또한 즐거웠고...
드디어,
조촐한 점심을...
소주도 한 병,
막걸리도 한 병,
결과는 해롱해롱...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몰라서,
엄청난 원성을 들었고...
얼근한 국물로 인해,
식사시간은 끝없이 길어졌고...
그런데,
정상 부근에는,
눈이 많이 쌓여 있어서,
안 갈 수가 없었고...
즉,
술에 취해 시간 가는 줄 몰랐고,
눈에 취해 관악산 정상으로...
눈으로 뒤덮인 노송나무는,
마치 성탄절 트리 모양으로...
더구나,
흐렸던 날씨는,
저녁이 되면서 점차 구름이 물러났고...
덕분에,
관악산에 푹 빠져서,
시간 가는 줄 몰랐고...
흐린 날씨 때문인지,
아니면 차가운 기온 때문인지 몰라도,
눈꽃은 점점 화려해지는 느낌이고...
덕분에,
의도치 않게 호강을 했지만...
시간 가는 줄 몰랐다가,
여러모로 난처한 상황이...
정상까지는,
아직도 제법 멀었는데...
눈에 홀려서,
한발 두발 걷다 보니,
얼떨결에 정상으로 걷고 있었고...
이 나무는,
소나무가 아니라 목화솜이 열린 듯한 모습으로...
열린 듯한 것이 아니라,
목화솜이라 해도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고...
암튼,
관악산의 눈과 눈꽃을 즐기며,
한들한들 올라봅니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는,
눈꽃이 화려하게 피었을 뿐만 아니라,
아직 녹지 않는 눈은 등산로에 수복하게 쌓여 있고...
행여 미끄러질까 봐,
조심조심 걷다 보니,
발걸음은 더디기만...
그래도,
즐길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산에 핀 눈꽃은,
조금 특이한 모습으로...
찬바람이 불어대는 곳은,
눈꽃이 가득하지만...
바람이 없는 반대편에는,
눈꽃은 고사하고,
푸른 소나무가 자리했고...
드디어,
정상이 지척인데...
산행 시간은,
점점 길어지기만...
어쩌면,
당분간 볼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자꾸만 발길이 더뎌졌는지도...
소나무가 아니라,
솜사탕에 가까운 풍경이...
암튼,
열 걸음 남짓 걸으면,
이런 풍경이 반복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올랐고...
소나무뿐만 아니라,
큼지막한 노송나무는,
커다란 솜사탕 덩이로 변해 있고...
들고 먹을 수는 없지만,
눈으로 즐기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네요.
멀리 보이는 연주대까지 가려면,
아직도 제법 걸어야만 하는데...
눈꽃이 활짝 핀 나무를 보느라고,
나도 정신이 팔렸고...
덕분에,
눈과 눈꽃이 주는 즐거움으로,
힘들지 않게 산행을 했고...
드디어,
정상 부근에 도착을 했는데...
여기에서도,
시간은 속절없이 흘렀고...
암튼,
서울에서 눈구경은,
3~4년은 넘은 듯하고...
하늘에는,
드디어 노을이 시작되는데...
아직도 눈꽃을 구경하느라고,
발걸음은 제자리에서 맴돌고...
그런데,
이번 눈꽃은 소나무에만,
유별나게 많이 달렸고...
이제는,
산을 내려가면 되는데...
내려가려고 하니,
의외의 복병이 기다리고 있네요.
복병은,
눈이 미끄럽다는 것...
저녁노을이 시작하니,
연주대의 바위들은 황금색으로 변해가고...
덕분에,
평소와는 다른 모습의 연주대사,
새롭게 느껴지네요.
암튼,
저녁 약속 시간을 맞추기 위하여,
부지런히 서둘러 보는데...
관악산 정상에서 바라본 해는,
서쪽 봉우리를 지나고,
지평선 너머로 숨기 직전이고...
하늘에는,
까마귀 떼들이,
서둘러 내려가라고 재촉하고...
이제야 분위기를 알아채고서,
서둘러 내려가려 하는데...
새로운 복병으로 떠오른 눈길은,
계단을 내려가기도 쉽지 않았고...
덕분에,
밥도 많이 먹었는데,
배가 터지도록 잔소리를... ㅎㅎ
암튼,
눈 쌓인 등산로를,
조심조심 걸었고...
술과,
피로함에 찌들어서,
축 처진 모습으로 산을 내려가는데...
언제쯤 산을 내려오냐고,
여기저기에 문의전화는 빗발치고...
암튼,
조금 더 기다리라고 하면서,
조심조심 발길을 재촉했지만...
하늘은,
점점 붉어지는데,
내려가야 할 등산로는,
한없이 미끄럽기만...
해가 저물면서,
추위라는 복병이 다가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종걸음으로 술집을 향해서... ㅎㅎ
어느 정도 내려오니,
눈은 많이 줄어들었고...
덕분에,
등산로는 미끄러움은 덜하지만,
힘들기는 매일반이었고...
그리고,
늦은 시간이라서,
산을 내려가는 사람도 없네요.
조그만 샘이 있던 자리는,
얼음이 자릴 잡았고...
이 얼음은,
진달래가 피는 계절이 돼야,
비로소 녹을 듯하고...
그나저나,
산행을 마감하고,
술집으로 가야 하는데,
얼음이 반갑다며 한참을 지체했고...
산을 내려가면,
한 시간 남짓 더 걸어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흘러서,
버스가 다니는 곳에서 산행을 접었고...
더구나,
버스를 타기 위해,
X구멍을 통해 학교에 난입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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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약속이라도,
지키면서 살아야 하는데...
그걸 어김으로 인해,
서로에게 오해와 불신이...
다음에는,
오해가 없도록,
약속을 취소??
취소가 아니라,
상황 설명을 잘해서,
오해가 없도록...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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