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 덩어리? 감자에 대한 오해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저탄고지 다이어트 식단이 유행하면서 감자가 홀대받고 있다. 감자는 탄수화물 함량과 GI 지수(혈당지수)가 수치로 높다는 이유로 흰 빵이나 정제된 곡물과 동일시된다. 또 프렌치프라이 같은 고열량 음식의 재료이다 보니 감자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영양사에게 물었다. 감자는 그저 탄수화물 덩어리일까?
감자는 비타민C, B, 칼륨 등 다양한 영양소의 보고이며, GI 지수는 높지만 삶아서 섭취했을 때 급격하게 혈당을 높이지 않는다.© 경향신문
“감자튀김은 감자의 잘못이 아니잖아요.”
영양 전문가들은 감자는 탄수화물 덩어리가 아니라 각종 비타민의 보고라고 말한다. 감자에는 괴혈병과 빈혈을 예방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비타민 C, 현대인의 병인 스트레스에 효과적인 비타민 B1, 식욕부진에 효과적인 비타민 B2, 염증에 효과적인 비타민 B6 등의 함유율이 높다.
감자가 해롭다는 낭설은 기름에 튀긴 요리법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감자튀김이나 감자칩은 건강식이라고 부를 수 없다. 미국 농무부(USDA)가 조사한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의 식습관 통계에 따르면 감자는 미국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소비하는 작물이지만 대부분 튀김 형태로 섭취하고 있으며 다른 녹색 채소를 많이 먹지 않기 때문에 건강상 문제가 나타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인의 주된 감자 섭취가 당뇨병 및 기타 질병을 일으켰다기보다 패스트푸드 등 감자가 식재료로 포함된 부실한 식단이 질병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덴마크의 최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삶은 감자는 당뇨병의 위험과 관련이 없다. 감자는 수치상 높은 GI 지수를 갖고 있지만 일반적인 식사의 맥락에서 혈당을 급증시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큰 감자 한 알(284kcal)에 들어 있는 영양소는 탄수화물 64g, 단백질 8g, 지방 1g 미만, 비타민C(일일 섭취량의 81%), 비타민B(일일 섭취량의 64%), 칼륨(일일 섭취량의 33%)이 포함되어 있다. 껍질을 섭취한다면 영양소 함유량은 더 올라간다.
또한 감자는 현미보다 섬유질과 단백질이 많고 건강 곡물로 알려진 퀴노아에 비해서도 더 많은 섬유질을 갖고 있다. 이제 감자를 정제된 탄수화물 공급원과는 분리해야 할 때다.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