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재명 전 대표 수사 검사 탄핵’과 관련해 “상대가 저급하고 비열하게 나오더라도 위법하고 부당한 외압에 절대 굴복하지 말라”고 검사들에게 당부했다.
이 총장은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에서 열린 월례 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대검찰청은 이날 월례 회의 후 총장의 발언 요지를 공개했다.
이 총장은 “(민주당의) 검사 탄핵 조치는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패색이 짙어지자 법정 밖에서 거짓을 늘어놓으며 길거리 싸움을 걸어오고, 그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자 아예 법정을 안방으로 들어 옮겨 자신들의 재판에서 판사와 검사, 변호인을 모두 도맡겠다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검찰총장은 ‘누구도 자신의 사건에서 재판관이 될 수 없다’는 법언을 인용하면서 “(탄핵 시도는) 사법부의 재판권과 행정부의 수사권을 침해하고 삼권분립 원칙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진실은 아무리 덮으려고 해도,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반드시 그 진면목을 드러내게 되어 있다”고 했다.
민주당이 이 전 대표 사건을 수사해 온 검사들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지난 2일에도 이 총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방탄 탄핵이자, 위헌 탄핵이며, 위법 탄핵, 사법방해 탄핵, 보복 탄핵”이라며 비판했다.
이 총장은 이날 야권에서 추진하는 ‘검찰청 폐지’ ‘수사-기소 분리’ 법안을 비판하며 이는 일선에서 묵묵히 일하는 검사들에 대한 방해라고 규정했다. 총장은 회의에서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재수사해 전모를 밝혀낸 검사를 비롯해 ‘계곡 살인’과 ‘세 모녀 전세 사기’, ‘SG증권발 주가조작’, ‘MZ 조폭 호텔 난동’ 사건 등을 수사한 검사 24명의 이름을 하나씩 불렀다.
그러면서 “검찰청을 폐지하고 수사와 기소를 억지로 분리해 이처럼 밤낮없이 헌신하는 검사들의 모습을 더는 볼 수 없게 만들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이 총장은 “검사가 기소를 결정하려면 먼저 수사를 통해 팩트를 체크해야 한다”며 “직접 보고 듣고 수사해보지 않고 남이 만든 서류만으로 한 사람의 인생이 걸린 기소를 결정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와 기소는 쪼갤 수 없는 것”이라며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무모한 실험을 사람과 사회를 대상으로 아무런 책임감 없이 다시 고집스럽게 되풀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