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문제가 경제논리에 밀려선 안 된다. 미세먼지나 온실가스로 인한 오존층파괴 등 대기오염 문제는 인류생존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기업들이 과거처럼 시커먼 연기를 내뿜어대며 공장을 돌려도 되는 시대가 아니다. 그런 행태는 국민과 시민건강보다 경제발전을 위해 기업부터
키워야했던 개발독재시대에서나 찾아 볼 수 있는 일이다.
울주군 온산공단 내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대한유화공장 굴뚝에서 발생한 시커먼 연기와 시뻘건 불기둥 그리고 역한 가스냄새가 최근
인근 지역 주민은 물론 멀리 도심지 주민들까지 불안에 떨게 했다. 처음 불꽃이 솟았을 때만해도 인근 주민들은 평소 공장에서 가동 중에 생기는
불꽃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시뻘건 불꽃과 시커먼 연기, 진동을 동반한 이상 현상이 나흘 이상 계속되자 주민들 민원을 제기했다.
그런데 감독청인 낙동강환경청은 “합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장치가동이고 안전하다”고 했다.
이후에도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자 단속권한이 없다던 울산시가 나서 회사에 개선명령을 내렸다. 낙동강환경청도 여론에 떠밀려 마지못해
관련 자료를 검토해 조만간 고발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당초 낙동강환경청은 대한유화 온산고장에서 불완전 제품 소각·배출을 위한 비상배출 장치
가동신청이 정상적으로 접수되었고, 적법절차에 따라 장치를 가동하는 만큼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안전상에도 문제될 게 없다고 했다.
그러나 심한불꽃과 시커먼 연기, 가스냄새, 소음과 진동이 계속된다는 민원이 빗발치자 낙동강환경청은 종전의 태도를 바꿔 “측정결과
허용범위인 2도를 벗어나 4도에 이른 것을 확인하고, 관련 자료 등을 확인 중이며 조만간 결과가 나오면 형사고발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환경오염과 위험으로부터 시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책임져야할 국가기관의 자세가 그렇게 안일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게다가 울산시민 중 상당수가 대한유화 온산공장에서 나오는 시뻘건 불꽃과 연기를 바라보며 며칠 동안 가슴을 졸이며 지냈는데, 정작 사건 당사자인
대한유화는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공장가동 중인데 무슨 문제냐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낙동강 환경청은 대한 유화가 이렇게 나태한 자세를 취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환경청쯤은 우습게 보는 건
아닌가.
기사입력: 2017/06/15 [18:05]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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