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로니 웨스턴의 창시자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은 1929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무성 영화감독인 아버지와 영화배우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으나 영화계와 친분이 두터워 19살 때 배우로 출연하기도 했죠. 그 후 약 10년 동안 유럽에서 작업하던 마빈 르로이, 윌리엄 와일러 등 할리우드 거장들 밑에서 조감독이나 시나리오 작가를 지내며 영화의 기본을 익혔습니다.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이 연출한 첫 작품은 <오드의 투기장 >(1961)이었습니다. 로마 공화정 시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었으나 반응이 그다지 신통치 않았습니다. 불과 3년 뒤 그는 밥 로버트슨이라는 가명으로 그 유명한 영화 <황야의 무법자 >(1964)를 선보입니다. 정통 서부극의 영웅주의와 개척정신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오직 현상금 사냥꾼들의 비열하고 음험한 욕망만이 가득한 작품이었습니다.
그의 기존 할리우드 식 서부 영화를 거부한 유럽적인 시각과 참신한 스타일은 각광을 받았고, 비평가들은 이를 이탈리아산 서부극, 즉 ‘스파게티 웨스턴’이라 칭했습니다. 그는 계속해서 <(속) 황야의 무법자 또는 석양의 건맨>(1965)와 <석양의 무법자>(1966)를 내놓았고, 이 세 작품은 ‘달러 3부작’, 또는 ‘무명의 사나이 3부작 (The Man with No Name Trilogy)’이라고 불리우기도 합니다.
* <석양의 무법자>에서
이런 스파게티 웨스턴은 미국 대표 배우 헨리 폰다를 어둡고 야비한 살인자로 만들어 버린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 (Once Upon A Time In the West)>(1968)에서 절정에 다다릅니다. 서사물의 성격을 강화시킨 이 작품은 느린 호흡의 전개와 우아함이 돋보였습니다. 후속작은 <석양의 갱들 (A Fistful of Dynamite)>(1971)이었습니다. 20세기 초 멕시코 혁명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 남자의 이야기로 서부 영화의 영역을 확장시켰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 <엣날옛적 서부에서> 중
이후 약 13년 만에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Once Upon A Time In America)>(1984)가 발표되었습니다. 그의 장기인 스파게티 웨스턴 장르가 아닌 갱스터 느와르 장르의 작품이었습니다. 그의 이전 작품들이 19세기 말의 미국이 배경인데 반해, 이 영화는 20세기 초의 미국 역사를 다루었습니다.
*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에서
이 세 편은 “옛날 옛적 3부작(Once Upon A Time Trilogy)”라 불리우기도 합니다. 그는 이후 러시아 혁명에 관한 대하 서사시를 만들고자 했으나, 1989년 세상을 떠나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의 영화음악을 자주 담당한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는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과 학창 시절 친한 친구였습니다. 그는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데뷔작을 제외한 모든 작품에 참여했죠.
그의 음악은 <황야의 무법자>(1964)의 유명한 휘파람 연주에서 시작하여, 영화 <미션>(1986), <시네마 천국>(1988), <시티 오브 조이>(1992), <러브 어페어>(1994)로 이어지며 빛을 발합니다. 그러나 영화계는 엔니오 모리코네의 실력이 화룡점정을 찍은 영화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1984)라고 평가합니다.
그의 음악은 우아하고 서정적인 감성을 불러일으키고 감동을 더욱 묵직하게 배가시킵니다. 특히 팬 플루트의 대가 게오르게 잠피르의 팬 플루트 연주와 에다 델오르소의 아름다운 코러스는 유명합니다. 지금 흘러나오는 음악이 바로 그것입니다.
[ 대표작 소개 ]
<옛날 옛적 서부에서,Once Upon a Time in the West> >
이 영화는 찰스 브론슨이 복수심에 가득찬 냉정한 총잡이로 나와 냉혹한 악당 헨리 폰다에게 복수를 감행하는 내용의 웨스턴의 걸작 중 한 편입니다. 광활한 서부의 풍경과 야심적이고 강압적인 연출, 에로티시즘과 유머, 완벽한 캐스팅으로 어우러져 있죠.
특히 마카로니 웨스턴의 창시자인 감독 세르지오 레오네와 함께 일해온 영화음악가 엔니오 모리코네의 인상적인 멜로디와 배경 음악은 내용 전개상의 액션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어 대사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원래 이 영화의 배급사였던 유나이티드 아티스츠사는 헨리 폰다가 악역으로 캐스팅되자 배급을 거절하였는데 결국 레오네 감독에 의해 파라마운트사를 통해 배급이 이뤄졌습니다. 또 찰스 브론슨이 연기하는 '하모니카' 역은 원래 그 당시 마카로니 웨스턴에서 인기 절정을 이루고 있던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하기로 되어있었다고 합니다.
<석양의 무법자,The Good, The Bad And The Ugly>에서부터 조짐은 보였지만 이 영화 <옛날 옛적 서부에서,Once Upon A Time In The West>에 이르러서 비로서 레오네는 서부극을 바탕으로 미국 근대사의 비열함과 폭력성에 대해서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전작 스파게티 웨스턴들이 스페인 로케를 통해서 어설픈 미국 서부를 재현해 냈다면 서부극의 거장인 존 포드가 이룩한 장엄하고 위대한 서부극의 배경인 모뉴먼트(아리조나주) 밸리가 이 작품의 배경이 됩니다.
매춘부 질(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이 모뉴먼트 밸리에 들어서서 영화의 배경이 되는 스위트워터로 향하는 장관에서 흐르는 모리코네의 메인 테마는 서부극과 그 시대에 경외심을 바치는 레오네의 감격스러움이 묻어나듯 상당한 울림을 지닙니다.
이 영화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리반 클리프의 개성적인 캐릭터를 잃었지만 하모니카(찰스 브론슨)과 악랄한 프랭크(헨리 폰다)를 등장시키면서 스파게티 웨스턴과는 차별화된 본격적으로 시대가 안고 있던 문제를 부각시키는 열차가 개통되기 시작하는 서부 근대사를 다룹니다.
화면에 등장할 때마다 하모니카를 불어대는 브론슨은 비열한 영웅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막을 내리는 서부극을 대변하는 쓸쓸한 인물을 표현하기에 -인디언의 피가 섞인 듯한 외모는-적격이었습니다.
특히 <황야의 결투>에서 정의롭지만 어설픈 와이어트 어프를, <분노의 포도>에서 대공황 시대에 고통받는 미국인을 대변하던 헨리 폰다가 서부극에서 길이 남을 가장 악랄한 캐릭터인 프랭크를 맡았다는 것은 흥미로운 부분이죠.
폰다는 클로즈업된 푸른 눈동자의 살기와 연신 침을 내뱉는 비열한 모습을 통해서 인상적인 영웅으로 남지 못한 한을 가장 인상적인 악역으로 풀어냅니다.
<황야의 무법자>
오래전부터 역사의 발전은 개혁을 통해서 이루워 졌다고 할 수 있겠죠. 영화계도 다르지 않아 간간히 개혁적인 문제작들이 등장하면서 그동안의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왔는데 1964년에 발표된 이 <황야의 무법자>도 당시로서는 영화계에 거의 혁명에 가까울 정도로 파격적인 개혁 성향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이 작품은 그동안의 대표적인 고정 관념, 세가지를 타파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첫째,서부 영화는 언제나 많은 돈을 들여서 미국 헐리우드에서만 제작한다는 관념을 깼으며,
둘째.서부 영화의 주인공은 항상 옳고 언제나 지지 않고 이긴다는 관념을 깼고,
셋째,또 영화음악은 언제나 촬영 후 거창한 악단 연주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관념을 깼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음악의 비중을 기존의 영화들보다 훨씬 높이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1960년대 들어, 미국 본토에서 서부 영화의 열기가 식은 것을 확인한 세르지오는 유럽의 자본으로 새로운 스타일의 서부 영화로 두 번째 작품을 기획 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흥행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기에 미국 배우 중에 제임스 코반 혹은 헨리 폰다나 찰스 브론슨을 섭외 하였지만 실패를 하고 대신 TV 시리즈 <로하이드>에 출연한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촬영지인 스페인의 황야로 부르게 됩니다.
일본인 명감독인 아키라 구로자와(1910-1998)가 1961년에 발표한 <요짐보>를 시나리오의 주축으로 하여 만들어진 이 영화가 발표되자 그동안 고정 관념 속에 있던 미국 영화계에서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습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웨스턴이냐고?
대부분의 평론가들이 한사람도 빠짐없이 모조리 혹평을 하였으며 마카로니 웨스턴(또는 스파게티 웨스턴)이라고 폄하를 하였고 형편없는 변방의 감독이 만든 싸구려 창녀같은 영화라고도 하였는데, 그들이 그렇게 혹평하던 세르지오 레오네가 20년 후인,1984년에 모든 평론가들이 명작으로 손꼽는데 주저 하지 않았던 <Once Upon A Time in America>를 만든 장본인이 될 줄은 아마 아무도 몰랐을 겁니다.
그러나 어쨌든 이 새로운 스타일의 마카로니 웨스턴이야말로 일반 관객들에게는 여러 가지 이유로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누더기 같은 멕시칸 판쵸를 걸치고, 입에는 시가 꽁초를 물고 주름이 깊게 패일 정도로 찡그린 그의 인상은 오히려 카리스마가 넘치는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왔으며, 양다리를 걸치며 기회주의자 같은 행동으로 인하여, 갱들에게 죽을 정도로 흠씬 얻어터지고 린치를 당하는 이 주인공의 모습은 과거의 서부극과는 분명히 다른 모습이었죠.
물론, 이 무법자 시리즈를 통해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을 하게 됩니다(이 작품에서의 그의 출연료는 단돈 만오천불 이었으나 삼부작의 마지막 편인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에서는 이십 오만불을 받게 되고 옵션 등으로 받은 돈을 합쳐 그 자신의 프로덕션을 차리는데 Seed Money로 활용하고 이후 1971년에 자신의 첫 감독 작품인 <Play misty for me>를 제작하는 계기가 됩니다).
한편 대사를 중시하지 않고 오히려 대사보다는 인상만 쓰는 얼굴 표정과 눈동자, 그리고 총 등을 극도로 클로즈 업하는 등(그 큰 스크린에 얼굴이 반만 나오기도 합니다) 독특한 레오네의 촬영기법도 새로운 충격이었지만 무엇보다도 재삼 재사 언급하지 않을 수 가 없는 파격적인 방식의 주제곡과 영화 음악이야 말로 이 마카로니 웨스턴의 매력을 한층 가중 시켰습니다.
첫댓글얼마 전에 기회가 있어 다시 보았는데 역시 클라우디아 까르디날레와 챨스 브론슨, 철저한 악역의 헨리 폰다의 연기가 느릿한 진행에도 불구 하고 시종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명화였다. 또한 엔니오 모리꼬네의 주제음악은 아주 좋아 여러 연주자의 것을 비교하면서 즐겨 듣습니다. 특히 여성 코러스는 심금을 울리고 잊혀지지 않습니다. 예전에 참 몇 번인지 헤아리기도 힘들도록 ;'황야의 무법자' 를 보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한 편 'Once upon a time in A merica'는 길고 지루하였어도 참 좋았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언제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꼭 보고 싶은 명화이다. 좋은 추억을 되살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류대감! 오랫만입니다. 세르지오 레오네, 천재적인 감독중의 한사람, <원스 어폰 어 타임>에서 악역으로 나오는 헨리 폰다, 선량한 얼굴이 이렇게 악역으로도 어울릴수 있다는게...우리나라에 서는 개봉되지 않았으나 케이블에서는 가끔 방영하는 <석양의 갱들> 실제 제목은 <A Fistful of Dynamite>인데 이런 엉뚱한 제목을...<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는 한시간 이상을 삭제 하여 상영하는 바람에 무슨 얘기인지 도무지...최근 무삭제 감독판이 나왔는데 꼭...다시한번 세 르지오 감독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첫댓글 얼마 전에 기회가 있어 다시 보았는데 역시 클라우디아 까르디날레와 챨스 브론슨, 철저한 악역의 헨리 폰다의 연기가 느릿한 진행에도 불구 하고 시종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명화였다. 또한 엔니오 모리꼬네의 주제음악은 아주 좋아 여러 연주자의 것을 비교하면서 즐겨 듣습니다. 특히 여성 코러스는 심금을 울리고 잊혀지지 않습니다. 예전에 참 몇 번인지 헤아리기도 힘들도록 ;'황야의 무법자' 를 보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한 편 'Once upon a time in A merica'는 길고 지루하였어도 참 좋았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언제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꼭 보고 싶은 명화이다. 좋은 추억을 되살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류대감! 오랫만입니다. 세르지오 레오네, 천재적인 감독중의 한사람, <원스 어폰 어 타임>에서
악역으로 나오는 헨리 폰다, 선량한 얼굴이 이렇게 악역으로도 어울릴수 있다는게...우리나라에
서는 개봉되지 않았으나 케이블에서는 가끔 방영하는 <석양의 갱들> 실제 제목은 <A Fistful of
Dynamite>인데 이런 엉뚱한 제목을...<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는 한시간 이상을 삭제
하여 상영하는 바람에 무슨 얘기인지 도무지...최근 무삭제 감독판이 나왔는데 꼭...다시한번 세
르지오 감독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시네마천국" 폴더에 게시해 주셨더라면 좋았겠어요~~즐독했슴다! 감사♡
시네마천국이나 용음회 모두 아래 윗집에 있는데 그냥 들리시면 되겠지요.
댓글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