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5.26
우간다 유학생
김진하
고등학교 등산 팀에서 청계산 등산을 하고 사당역에서 내려 치맥을 한잔씩 한 후에 숭실대입구역에서 내려 집으로 올라오려고 하니 비가 제법 내리고 맞고 오기에는 빗방울이 제법 굵다. 오랜만에 오는 비니 그냥 맞고 가야 하나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서 있는데 누군가가 머리위로 우산을 받쳐 준다. 쳐다보니 키가 190cm는 넘어 보이는 체격이 좋고 인물이 훤칠한, 미국영화배우 덴젤 워싱턴같은 흑인 젊은이다. 아마도 머리가 허연 영감이 비 오는걸 보고 서 있으니 좀은 측은해 보였던 모양이다. 서투른 영어로 대화를 하면서 올라간다. 어디서 왔느냐고 하니 우간다에서 숭실대로 유학 온 대학원학생이라고 한다.
젊은 시절 삼성물산에 근무 할 때 해외수출입업무를 담당한 적이 있으니 영어와 일본어가 간단한 의사소통을 할 정도는 되니까 영어로 천천히 이야기 하면서 올라왔다. 숭실대학교에서 IT전공 장학금으로 공부하고 있는 학생으로서 작년에 유학을 왔는데 숙식은 기숙사에서 하며 만족할 만 하다고 한다. 집으로 데리고 와서 차라도 한잔 대접할까 하다가 초면에 어떻게 생각할지도 모르고 해서 그냥 고맙다고 인사하고 집 앞에서 헤어졌다. 집에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전화번호라도 알아놓을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학생을 계기로 우간다에 대하여 호기심이 생겼다. 마침 박근혜대통령도 우간다 순방길에 오른다고 하니 더욱 그렇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2007년 기준으로 우간다는 아프리카 중부의 조그만 나라로서 국토면적은 남북합친 우리와 비슷하고 유명한 빅토리아호수를 끼고 있으며 전 국토의 사분의일이 호수라고 한다. 인구는 3천7백만 정도 되며 언어는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며 우간다어 스와힐리어를 사용한다. 종족은 34개부족이 있으며 종교는 가톨릭이 41.9% 개신교가 42% 이스람교 12% 등이며 1인당국민소득은 363달러이다. 한국과는 1963년에 외교관계를 수립하였고 수출액이 전자제품 자동차 기계등 1069만달러이며 수입액은 커피 어류 코발트등 307만달러이나 지금은 인구도 더 불어나고 국민소득도 더 늘고 우리나라와의 수출입액도 늘어났으리라 본다. 북한과는 1963년에 외교관계 수립 1964년에 단교 다시 1972년에 국교재개. 수도는 캄팔라이다.
우간다하면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 이디아민의 공포정치와 이스라엘의 인질구출작전인 엔테베작전이 영화화되기까지 할 정도로 유명하다. 그 작전시 유일한 전사자가 특공대대장인 요나탄 네탄야후인데 현 이스라엘총리의 친형으로서 ‘요니’라는 이 젊은 군인은 죽어서 이스라엘국민의 숭앙을 받는 신이 되었다고 한다. 이스라엘은 군인에 대한 생각이 쿠데타등으로 군인을 경시하는 한국의 풍토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한다.
나는 아프리카를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다. 인도(India)는 박정희대통령시절 삼성물산 식품수입과장으로 있을때 고추흉년이 들어 인도에 고추를 수입하러 뭄바이(봄베이)를 거쳐 인도동남부의 고추농장을 돌아본 적이 있지만 아프리카는 발을 디뎌본 적이 없다. 킬리만자로의 베이스캠프라도 한번 가보고 싶지만 아직까지 그런 기회를 못 가졌으며 특히 아프리카는 독하고 큰 모기가 많아 모기라면 질색인 나는 두렵기도 하다. 이번 이 학생을 계기로 우간다 또는 아프리카에 대하여 좀 더 알아보려고 한다. 며칠 내로 기숙사를 방문하여 우간다 유학생을 찾아보면 만나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비록 아들같은 또래지만 아프리카를 알고 싶고 그 학생도 나를 통해 한국에 대하여 더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며칠 후 저녁때 숭실대 기숙사 관리실을 찾아가 보았다. 우간다 학생이라고 하니 학생이 세 명이 있다고 하면서 이 학생일 것 같다고 전화번호를 알려 준다 전화를 해 보니 전화가 되지 않는다. 사용하지 않는 전화라고 하니 아마도 전화를 바꾼 모양이다. 다시 관리실에 이야기 하니 같은 방 룸메이트인 나이지리아인 학생전화번호를 알려주며 귀속말로 원래는 외국인학생 연락처를 함부로 알려주어서는 안되니 그렇게 아세요 한다. 그 전화를 해보니 우간다 학생이 공부하러 도서관에 가고 지금은 없다고 한다. 그 학생이 오면 숭실대역 우산 비 머리흰 노인 등의 단어를 얘기해주면 알테니 전화를 부탁한다고 했는데 약 2시간 후에 전화가 왔다. 나를 기억하고 있다고 해서 감사커피를 사고 싶다고 하니 좋다고 한다. 그럼 다음 주에 연락하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번 주 목요일인 어제 오후에 전화를 하니 오늘은 수업때문에 시간을 내기가 어렵고 내일 금요일은 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내일 오후 6시에 기숙사 앞에서 보자고 하니 오케이.
오늘 오후 6시5분전에 기숙사 앞으로 가니 돌 벤치에 앉아 있는데 먼데서보니 얼굴이 까맣고 반들반들하다. 며칠사이지만 만나서 반가웠다. 저녁은 어떤 것으로 할까 한식도 괜찮으냐니까 좋다고 그러면 뭐가 먹고싶으냐 하니 삼겹살이 좋다고 삼겹살집 아느냐 하니 안다고 그러면 그리고 가자. 거기를 가보니 학생들이 붐빈다. 삼겹살 2인분에 식사하고 소주 한병으로 천천히 식사를 하다. 한국소주나 막걸리도 조금 마신다고 . 나이가 30인데 내후년에 결혼할 예정이며 금년 12월에 여기를 졸업하고 고국으로 돌아가 취직을 할 것이라고 한다. 가족은 아버지 어머니 모두 캄팔라에 계시고 아버지 연세는 나와 같은 만으로 69세라고 한다.형제는 아들4명 딸4명 모두8남매인데 자기는 넷째이며 누나 한사람은 학교선생이며 형 한사람은 영국 런던에서 일한다고 한다. 취미는 스포츠인데 특히 농구를 좋아한다고 한다. 식사하면서 사진 한 장 찍을까 하니 좋다고 해서 서빙을 하는 터키아가씨에게 부탁하여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식사후에 나의 집에 가서 커피 한잔 하겠느냐고 하니 오늘은 저녁에 과제가 많아 공부를 해야 하니 뒤에 하면 좋겠다고 한다. 공부를 성실히 하는 모범학생 같다. 그래 그러면 뒤에 또 만나자 하면서 공부 열심히 하라고 격려하며 특별한 일이 있으면 연락해도 좋다고 하니 고맙다고 한국식으로 고개를 숙인다.
아프리카의 진주라 불리우는 아름다운 나라 우간다는 이제 나라가 안정되어서 많이 발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와 같이 대학 졸업생은 많은데 취직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한다. 자세가 아주 반듯한 착실한 학생이라는 것이 그 태도나 눈빛에서 나타나는 것 같다. 피부색이 새까만 흑인 학생이지만 그 진지함이 마치 아들같은 듬직함이 느껴졌다. 다음번에는 룸메이트인 나이지리아 학생도 함께 식사를 하자고 해 봐야겠다. 나이지리아는 내전으로 치안이 매우 불안하다고 하며 더구나 그 학생은 애기가 둘이나 있는 애기아빠인데 아내와 애기들을 두고 혼자 유학을 와 있다고 한다.
외국인과 만나 서로간의 정보를 교환하고 따뜻함을 나누는 것도 글로벌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하나의 보람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